거문고 독주곡 <양소인>>(良宵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다소 짧은 감이 들지만 아주 세련된 느낌을 주는 이 곡은 부드러우면서도 청신합니다. 선율은 고요한 달밤의 경치를 생동하게 그려내고 있는데 시적인 정취가 다분히 풍기고 있습니다.

거문고는 일명 금(琴) 또는 7현금(七鉉琴)이라고도 부르는데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악기 중의 하나입니다.

3천여년 전의 주나라때 중화민족의 선조들은 벌써 거문고를 만들어냈습니다. 거문고는 음역이 넓고 음색이 아름다우며 변화가 풍부한데 중국 고대 문인들이 많이 숭상했습니다. 고대 문인들은 거문고를 우아한 악기로 숭배하면서 덕과 수양을 쌓는 거문고, 바둑, 서예, 그림 등 4가지 예술형식 중에서도 거문고를 첫자리에 놓았습니다. 가난한 서생에서 제왕재상에 이르기까지 모두 거문고 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역사적 기재에 따르면 중국 고대 문인들은 거문고의 제조, 연주, 감상과 보급 등 분야에서 모두 중요한 역할과 공헌을 했습니다.

거문고 연주는 아주 성스러운 일로 간주되는데 사람들은 연주에 앞서 먼저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 입은 다음 향을 피웁니다. 그리고 나서 두다리로 올바자를 틀고 바닥에 착석하는데 거문고는 다리위나 전용 테불위에 올려놓고 연주합니다.

중국 역사상의 많은 전설이야기도 모두 거문고와 깊은 관련을 가지고 있습니다.예를들면 <고산유수>(高山流水)를 들수 있습니다. 이 곡과 관련해서도 역사적으로 한가지 아주 유명한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전하는데 의하면 2천여년 전의 춘추전국시대, 백아(伯牙)라고 부르는 한 문인이 살고 있었는데 거문고 연주에 아주 능했다고 합니다. 한번은 그가 배를 타고 유람을 떠나게 되였는데 중도에서 아름다운 연안 경치에 매료돼 절벽밑에 배를 멈춰놓고 거문고를 꺼내 즉흥적으로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한창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을 무렵 갑자기 거문고의 현 한줄이 끊어지는 것이였습니다. 그때 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이런 상황은 누군가가 숨어서 몰래 연주를 듣고 있을 때만 발생하는 걸로 믿고 있었습니다. 마침 나무군 한사람이 배전에 다가와 백아에게 인사를 드리는 것이였습니다. 백아는 속으로 시골에 사는 나무군이 설마 거문고에 관심을 가질까? 생각했습니다. 그는 계속해서 <고산유수>를 연주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나무군은 이 악곡의 음악적인 경지를 정확하게 표현해 내는 것이였습니다. 백아는 감탄한 나머지 이 나무군과 친구로 사귀게 되였습니다.

그후 나무군은 불행하게도 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였는데 비통함을 금치 못한 백아는 거문고를 땅에 팽개쳐 부셔버리고 다시는 거문고 연주를 하지 않게 되였다고 합니다. 그후부터 사람들은 자주 "고산유수"라는 말로 친구지간의 깊은 감정을 형용하게 되였습니다.

<매화삼농>(梅花三弄)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 곡은 곡조가 맑고 깨끗하며 절주가 자유롭고 명랑합니다. 곡은 경물을 빌어 심정을 표현하고 있는데 엄동설한에도 굴하지 않는 매화의 고결한 품성을 묘사하는 것으로 고상한 정조를 가진 사람들을 찬미하고 있습니다. 전체 곡에는 총 3차례의 주제변화가 생기는데 이 때문에 "삼농"이라는 이름이 붙혀지게 되였습니다.

독주외에 거문고는 또 옛노래의 반주 악기로도 많이 등장하는데 이런 연주형식을 거문고곡조라고 부릅니다. 거문고곡조는 거문고예술의 중요한 표현형식인데 거문고가 가진 가창성의 특점을 잘 구현해 내고 있습니다. 현존하는 거문고 악보 중에서 반이상은 전문 반주음악으로만 쓰이는 거문고곡조 입니다. 이어서 한수의 대표적인 거문고곡조 <관산월>(關山月)을 소개합니다.

<관산월>은 원래 중국 한나라 때의 악부 가곡이였는데 옛날 변방수비를 맡았던 병사들이 자주 부르던 노래였습니다. 지난 세기 50년대, 중국의 저명한 음악가 양음유(楊蔭瀏) 선생이 이 곡의 노랫말 부분을 다시 중국 당나라 때의 저명한 시인 이백의 동명시로 개사하면서 널리 유행돼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노래는 중국 고대 변강지역의 처량한 경치와 수비병사들의 어려운 생활환경 그리고 평화와 고향, 친인척에 대한 그들의 그리움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밝은 달 천산에 솟아올라, 망망운해 비춰주네. 멀리서 불어오는 바람 몇만리인고, 옥문관을 스쳐지나네. 변방의 풍경 바라보는 나그네, 돌아갈 생각에 괴로운 얼굴. 고루에 오른 이밤, 한숨이 그칠줄 모르네."

독주와 반주를 제외하고 거문고는 또 피리와의 합주도 가능합니다. 이런 합주형식도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데 2천여년전의 한나라때에 가장 많이 유행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거문고와 피리 합주곡 <고인을 그리며>(憶故人)를 보내드립니다. 이 곡은 부드럽고 애절한 곡조와 섬세한 정감으로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고 있는데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