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염은 또 납방염(蠟防染)이라고도 하며 고대에는 <납힐>(蠟　)이라고 했다. 고증에 따르면 납염은 중국의 고대에 기원했고 늦어도 진한(秦漢)시기 중국 서남 소수민족이 집거해 사는 곳에서 이미 밀납(蠟)이 염색을 방지할수 있는 특징을 장악해 봉납(峰蠟)과 충납(蟲蠟)을 방납(防染)의 원료로 하는 기술을 능숙히 장악했다.

동한(東漢)시기 납염술(蠟染技術)은 상당히 숙련됐다. 그후 서진(西晉)시기에 이르러 10여가지 색을 납염할 수 있는 납염 제품(蠟染産品)이 나왔다. 당조(唐代)에는 납염술이 성행되기 시작했다. 남송(南宋)시기에는 꽃천을 납염하는 것을 <요반포>(　斑布)라고 했다. 그 과정은 이러하다. 정교한 꽃송이가 새겨진 목판 두 개로 직물을 짚은 다음 녹인 밀납액을 목판 사이로 부어 넣는데 밀납은 정상적인 온도에서 매우 빨리 굳어진다. 이때 천을 꺼내여 쪽 빛의 염색에 넣고 천이 남색으로 된 다음 삶아서 천의 밀랍을 제거한다. 이렇게 하면 꽃 무뉘가 아주 분명하고 보기 좋은 요반포가 된다. 중국 고대에 발견한 납염문화재(蠟染文物)로는 신강 우전옥우래크(于田屋于來剋) 옛성 유적에서 출토된 북조(北朝)<기원 396-581>시기의 남색 납힐(蠟　) 모직물, 남색 납힐(蠟　) 면직물과 신강투루판 아쓰타나 북구 묘지에서 출토된 서량(西梁)<기원 400-421>시기의 남색힐견(藍色　絹)과 당조(唐代)<기원 618-907)의 몇가지 납힐견(蠟　絹)이며 또한 돈황막고굴 130굴 (敦煌莫高窟 130窟) 제 1층의 벽화아래에서 발견된 당조에 페치(廢置)된 대량적인 납힐잔번(蠟　殘幡)이다.

전해 내려온 이런 납연실물(蠟染實物)중 북조(北朝)의 것과 서량(西凉)의 납힐직물(蠟　織物)은 모두 쪽 빛(深藍色) 바탕에 흰 꽃이였고 문양이 밝고 깨끗하며 옛 스럽고 단아했다. 당조(唐代)의 납힐견(蠟　絹)과 납힐사(蠟　紗)의 바탕은 종색과 황색, 흑갈색 등 이였고 대부분은 흰색 꽃 무늬였다.

납연에 관한 전설이 있다. 전한데 의하면 옛날에 아주 총명하고 영리하게 생긴 처녀가 있었다.

어느 한번 그는 비탈에 가 목화를 심다가 나비 한 마리가 나플 나플 춤 추는 것을 보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났다.

(왜서 묘족 처녀들의 옷은 늘 청색이 아니면 남색일까? 만일 나비처럼 아름다운 꽃 옷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여 처녀는 호미를 멈추고 이렇게 노래 불렀다.

(너 오늘 나에게 꽃 나래 한 쌍 줄래? 나는 너처럼 아룸답게 분장하련다.)

그때의 나비들은 말할 줄 알았단다.

나비는 이렇게 노래 불렀다.

(아가씨여 아가씨, 아가씨한테 나래를 주면 나는 어찌 날아다닐수 있겠니? 나는 죽고 말거야!)

처녀는 몹시 화를 냈다.

(어디 두고 보자. 내가 너를 붙잡으면 그때 감히 안 준다는 말 할거야?)

처녀는 말하면서 나비를 붙잡았고 나비의 나래를 떼 내려 하였다. 급해난 나비는 이렇게 애걸했다.

(아가씨, 손대지 말고 제발 살려줘요. 아가씨에게 꽃 옷 만드는 법 가르쳐 줄께요.)

나비는 파닥이면서 나래로 처녀의 옷을 몇 번 쳤다. 옷에는 아름다운 도안이 나타났다.

나비는 말했다.

(돌아가 이대로 그려요. 옷에 꽃을 꽉 차게 그리면 나보다 더 아름다워 질거얘요.)

그러나 그린 꽃 옷은 비바람과 해 볕을 이겨 내지 못하였고 더구나 빨 수가 없었다. 때문에 얼마 안지나 더는 사람들의 찬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고 힘을 들여 이 일을 배우려는 사람도 없었다.

고심하던 끝에 처녀는 꽃 옷이 영원히 퇴색하지 않는 방법을 찾아 여러 곳을 다니고 또 다녔다. 처녀의 이 행동은 마침내 부지런한 꿀벌을 감동시켰고 꿀벌은 처녀의 창문가에 앉아 이렇게 노래불렀다.

(우리는 밀납을 채집할 줄 알 뿐 아니라 더욱이는 꿀을 빚을 줄 안다. 밀랍으로는 그림 그리고 꿀로는 경단을 찍으세요.)

이어 꿀벌은 어떻게 밀랍과 꿀을 채집하고 어떻게 밀납으로 천에 여러 가지 꽃을 그리며 염색한 후 밀랍으로 그린 그림이 영원히 퇴색하지 않는가 하는 방법을 한번 가르쳐 주었다. 이것을 들은 처녀는 너무 기뻐 어쩔 줄을 몰랐고 즉시 아버지에게 벌통을 하나 만들어 바위기슭에 있던 벌들을 모두 집에 가져다 기르게 했다. 얼마후 아버지는 꿀을 거두고 밀랍을 처녀에게 주었다.

처녀는 열심히 일해 눈부신 꽃 옷과 꽃 천을 많이 염색해 냈는데 과연 햇볕이 쬐거나 비바람이 불거나 물에 빨아도 영원히 퇴색하지 않았다.

이 소문은 모든 묘족마을에 퍼졌고 처녀들은 그에게서 납연기술을 배웠다. 이때로부터 묘족녀성들은 랍연을 가장 즐겼고 대를 이어 전해내려 왔다.

납염(蠟染)의 빙문(　紋)은 사람들이 찬탄하여 마지않는 성격의 특징이다. 빙문은 밀납반제품(蠟胚)을 부단히 뒤짚고 염색하는 중에 밀랍이 파열되고 염색액체가 파열된 공간을 통해 흰 천에 스며드는 과정에 형성되며 인위적으로는 어려운 천연 꽃 무늬 예하면 얼음꽃 무늬(　花), 자라무늬(龜紋)같은 것을 남겨 놓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같은 도안의 랍화천이라도 염색한후 빙문(　紋)은 사람의 지문처럼 같은 것이 없고 우아한 정취도 서로 다르며 이때의 아름다움은 실로 심오한 함의를 나타낸다.

납염의 제작방법은 흰 천을 상 우에 반드시 펴놓고 밀납을 작은 가마에 넣고 녹인 후 납도(蠟刀)로 밀랍물을 찍어 천우에 그린다. 보통 견본을 만들지 않고 구상에 따라 그리며 자 같은 것을 쓰지 않으나 그린 중행선(中行線)이나 직선(直線), 사각과 원형은 접어보면 틀림없이 맞으며 그린 꽃이나 새, 벌레나 물고기는 모사를 잘해 진짜와 같다. 그림을 다 그린 다음 염색독에 넣어 염색하고 염색이 끝나면 건져 내여 맑은 물로 끊이며 납이 용해되면 백색 꽃 무늬가 나타난다.

납염의 재료는 다음과 같다.

납염을 그린 직물은 흔히 민간에서 자체로 짠 흰 천이지만 기계로 짠 흰 천이나 직물(綿絹), 산동주(府絹)도 사용한다.

방염제(防染濟)는 주로 황납(黃蠟) 즉 봉납(蜂蠟)이며 어떤 때는 백납(白蠟)을 섞어 사용하기도 한다. 봉납(蜂蠟)은 벌의 복부 납선(蠟腺)에서 나오는 분비물로서 물에는 녹지 않지만 가온(加溫)후에는 용해된다. 바로 밀납의 이런 특점을 이용하여 납염(蠟染)의 방부제로 한다.

여기에 사용되는 염료는 귀주에서 생산되는 남색염료이다.

귀주에서는 남초(藍草)가 많이 생산된다. 남초는 요과식물(蓼科植物)로서 줄기의 높이가 2-3자이고 7월에 꽃이 피며 8월에 수확한다. 남초 잎을 구덩이에 넣고 발효시키면 남색연료(藍　)로 된다. 귀주 향촌의 시장에는 남색을 염료로 가공하는 작업소들이 있으나 어떤 사람들은 남정(藍　)을 사다가 집에서 염색독에 넣고 날염하기도 한다.

납화(蠟花)의 도구는 붓이 아니라 자체로 만든 강철갈(鋼刀)이다. 붓으로 밀랍을 찍으면 쉽게 응고되지만 강철로 만든 그림 칼은 보온이 잘 된다. 이런 강철 칼은 두 편이나 여러 편의 모양이 같은 ?湛?동편으로 되어 있고 한쪽에 자루가 달려 있다. 칼날은 약간 퍼지고 중간이 약간 비였기 때문에 봉납(蜂蠟)을 찍기 쉽다. 여러 가지 선을 그려야 하기 때문에 부동한 규격의 동 칼이 있는데 반원형, 삼각형과 도끼형이 보통이다.

납연(蠟染)공예는 중국 귀주의 소수민족지역에서 대대로 전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널리 유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