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민족대학 조문학부

언젠가 아버지의 서랍속에서 깊숙이 묻혀있는 책 한권을 보았을때 아버지의 외로움을 느꼈습니다.

……남자로서 ……눈물을 흘렸다…… 고 혼자말로 그랬더군요.

이 세상에서 누구보다도 굳센 사람이 아버지라고 믿었는데…

내게는 언제나 씩씩한 모습만 보여준 아버지였는데…

그 순간 고독과 외로움도 더이상은 소녀에게만 있는것이 아님을 실감했습니다.

왜 그걸 몰랐을가…

어머니가 외로이 쓰러져 갈때 아버지는 누군가의 손길이 얼마나 필요했다는것을…

저의 자그마한 힘이라도 크나큰 용기가 될수 있었다는것을 왜 그때는 몰랐을가…

혹시 아버지는 벌써 잊으셨는지 모릅니다…

언젠가 허리를 상했다며 많이 아파했을때 그냥 스치는 말로 병원에 가세요… 병원에 가서 꼭 보이고 오세요…그렇게 말로만 했을뿐 약 한번 사다드리지 못했던거 같군요.

자식의 못난 잘못따윈 벌써 잊어버린지 오랜지 모릅니다.

다만 자그마한 성공하나에 그 누구보다도 기뻐해주고 지금도 힘내고 있을거죠.

중학교 2학년 때 내가 반에서 1등을 하자 애창곡인 '황성옛터'를 읊으시며 춤까지 덩실덩실 추시던 모습,대학 입학통지서를 받던날 <내 딸 장하다> 하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아버지의 그 손길 그 감각 아직도 느낄수 있습니다.

아버지에게서 받는건 늘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기가 일쑤였던거 같네요…

반백을 넘었건만 아직도 타향에서 어려운 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낼지도 모르는데…곁에 있을 때는 모르다가 떠나버리면 그리운 게 사람의 정인지…

아직도 이 자식이 잘해낼것이라 그 하나만 믿으며 고독과 외로움을 떨쳐버리고 열심히 살것인데…

세상에 태여난 그 순간부터 한시도 변함없이 저를 지키고 계셨는데 어찌하여 저는 그게 사랑인줄 몰랐고 그냥 아버지로서의 응당한 도리라고만 생각했을가요…

부모가 자식을 열번 생각해줄때 자식이 부모를 한번만 알아주어도 효자라던 그 말의 참 뜻을 이제야 알것같습니다.

가진것 별로 없이 오로지 하나만을 위해?이 자식을 위한것이라면 모든걸 희생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아버지의 인생을 저는 존경합니다……

아버지…당신은 저의 찬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