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사합원)

올해 70고령의 송연보(宋連保)노인은 베이징에서 유명한 옹화궁(雍和宮)부근에 있는 세칸짜리 단층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연보로인은 기자에게 자기는 넉달때부터 여기에서 살았다고 했습니다.

송연보노인과 그의 마누라는 모두 베이징에서 나서 자란 오랜 베이징인으로서 베이징사람들의 일부 오랜 습관을 지금도 보류하고 있습니다. 이를 테면 송연보로인 내외는 지금도 오랜 베이징사람들이 즐겨 시는 콩으로 만든 두즙(豆汁)을 마시고 있습니다. 송연보로인은 기자에게 두즙은 베이징의 특유한 음료로서 콩을 발효시켜 만든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이런 두즙은 시큼한 냄새를 풍기기 때문에 보통 사람의 구미에는 잘 맞지 않는다고 하면서 하지만 오랜 베이징사람들은 이것을 아주 즐겨 마신다고 했습니다.

 < 두즙은 맛이 좋지만 외지사람들에게는 잘 맞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 베이징사람들은 그 시큼한 맛을 특별히 좋아합니다.두즙을 마실때면 반드시 매운 짠지를 먹어야 합니다. 말하자면 절인 오이와 무우를 썰어서 고추기름에 무친후 두즙과 함께 먹어야 합니다. >

송연보노인집에서 나와 앞으로 좀 나가면 옹화궁의 담벽입니다. 수십년이란 세월이 흘러 옹화궁의사원과 붉은 담벽은 여전하지만 송연보노인의 생활에는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주택은 원래 그대로 지만 집안에는 천연색 텔레비죤수상기와 냉동기. 에어콘, 전자레인지 등이 그?히 갖추어져 습니다. 송연보노인은 이 모든것은 모두 자식들이 장만해준것이라고 했습니다.

송연보노인집에서 나온 기자는 나만화할머니집을 찾았습니다. 올해 72살에 난 나만화노인은 베이징의 전형적인 구식 주택인 사합원(四合院)에 살고 있습니다. 12세기때부터 건설되기 시작한 베이징사합원은 동, 남, 서, 북 사면의 살림집으로 둘러싸인 뜨락으로서 베이징에서 가장 특징적인 전통민가입니다.

이곳에서 40여년간 살아온 나만화노인은 사합원생활을 더없이 즐기고 있습니다. 그는 자기가 살고 있는 사합원에 6세대가 살고 있는데 다들 한집안 식구처럼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난 아빠트보다 사합원이 더욱 좋습니다. 여러세대가 한 뜨락에 사니 대가정과 비슷합니다. 어느 가정에 곤난이 있을때면 너도 나도 나서서 도와줍니다. >

나만화노인은 만족출신입니다. 만족은 베이징에서 적지 않은 비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중국의 마지막 봉건왕조인 청나라가 만족에 의해 세워지고 청나라의 도읍이 바로 베이징에 있었기때문입니다. 만족사람들은 옛풍습을 지키기 좋아합니다. 명절때면 친척들과 친구들은 서로 찾아다니면서 인사를 올립니다. 음력설때면 자식들은 부모집을 찾아 노인들과 함께 그믐날밤을 새웁니다.

나만화노인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하였습니다.

<섣달 그믐날 저녁 아들과 며느리, 손자와 손녀들은 집에 돌아와 우리와 함께 밤을 새웁니다. 이날 저녁 한집 식구들이 한자리에 모여 텔레비죤프로그램을 구경하고 물 만두를 해먹으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밤을 새웁니다.>

중국경제와 사회가 부단히 발전함에 따라 사합원에 살던 새세대 베이징사람들은 이런 풍습과 일정한 거리를 가지게 되였습니다. 생활의 절주가 갈수록 빨라진 그들은 더는 두즙을 마시지 않고 오랜 베이징사람들처럼 한가한 나날을 보내지 않습니다. 그들은 저마다 자기의 방식대로 날로 현대화에로 나아가고 있는 베이징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나만화할머니의 이웃에 살고 있는 해영이라고 하는 처녀는 기자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우리 젊은 사람들은 두즙이 아니라 맥도날드와 케프시 등을 즐겨먹습니다. 사람들은 더는 친척방문을 하지 않고 자가용차를 운전하여 시주변에 나가 즐거운 한때를 보내기 좋아합니다. >

하지만 새로운 세대의 베이징사람들은 오랜 베이징사람들과 전혀 다른 관념을 가지고 있는것은 아닙니다. 그들에게는 아직도 유구한 문화에 대한 존중과 주변사람과 사물에 대한 사랑과 관심과 같은 많은 오랜 베이징사람들의 생활관념이 간직되여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