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증관(胡增官)

달 문화는 중국문화에서 가장 대표적인 한 페지를 엮는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어린 시절 덩굴나무 아래에서 달빛이 가득 쏟아지는 맑은 밤하늘을 쳐다보며 어른들로부터 "상아가 달 나라로 가다." "옥 토끼가 방아 ?다" 등 전설을 들었을 것이다.

하여 달에 대한 동경이 태양을 훨씬 초과할 정도이다. 태양에 관한 아폴로 신화는 기억의 표면에 머무를 정도이다. 이것이 동서방문화의 차이가 아닌가 생각한다. 하여 둥근달 휘영청 밝은 추석은 고향을 그리고 가족을 그리는 날의 대명사로 되었고 달은 그리운 심정을 기탁하는 가장 좋은 매개물로 되었다. 세월의 갈피를 다시 헤치고 기억을 더듬어 보면 나의 생명에서 많은 귀중한것들이 은은한 달빛속에 싸여 있다.

바닷가에 있는 내 고향에서는 추석날 바다에서 달이 떠오르는 경관을 구경할수 있다. 둥근 달이 머리를 내밀고 은빛을 뿌려주면 나는 가위를 들고 마을어귀에 서서 기적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군 했었다. 전설에 의하면 추석날 달밤이 되면 밀 이삭모양의 금이삭이 하늘에서 내려오는데 그것을 가위로 잘라서 집에 가져다 두면 쌀을 보면 쌀, 돈을 보면 돈이 끊임없이 생긴다고 하였다. 그 때 나는 그 전설을 믿어마지 않았다. 내가 어릴때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는 아빠와 둘이서 어렵게 살아 갔다. 아빠는 낮과 밤이 따로 없이 생계를 위해 고생하셨고 내가 그런 아빠를 도울수 잇는 길은 하나, 추석날 밤 금이삭을 기다리는 길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추석날 밤은 바뀌어도 금이삭은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달은 내 마음속에 긴 여운을 남겼고 나는 그 여운속에 고향을 떠났다. 그 때 아빠는 벌써 이 세상을 하직한 뒤였다.

또 달 밝은 추석날 밤이 되었다. 계화향기 그윽하고 은은한 달빛이 수면을 비추는 속에 나는 친구와 대나무 쪽배를 타고 물우에 떠있었다. 그 때 나는 한창 젊었을 때라 술잔을 잡고 달을 향해 호기를 자랑하군 했었다. 술은 고향의 가을 알곡으로 만든 곡주였는데 알곡과 달, 땅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몇 가지였다. 발간색의 술이 담긴 술잔에는 달마저도 취한듯 잠겨서 흔들리며 소리를 내는듯 싶었다. 교교한 월색은 마음을 비추는듯 아름답고 순결하였다. 수천수년동안 달은 언제나 소리없이 똑 같은 길을 따라 하늘을 가로 지났다. 나는 일찍 달은 얼마나 여유있는 걸음을 하는걸가 하고 생각한적 있다. 하지만 그 여유속에 사명감이 있음은 후에 알게 되었다. 그는 길을 가며 어두운 하늘에 빛을 준다. 우리 모든 인간도 인생이라는 길을 가면서 수많은 아침과 저녁을 맞이한다. 달이 둥글었다가 이지러지는 그 답안을 알수 없듯이 우리도 열심히 갈 길을 가면 된다.

우리가 기슭에 오르니 달은 우리곁을 떠나 서쪽으로 기울고 려명이 달의 뒤에 숨어 있었다.

그로부터 몇년후에 나는 다시 구곡계를 찾았다. 그 때의 그 둥근 달이 별을 거느리고 청명한 밤 하늘에 떠 있었다. 달은 그 때의 그 달이지만 그 때 함께 했던 친구들은 지금은 각자의 인생을 가고 있었다. 그들과 마음을 나누려면 이제 케블을 통해야 했고 그 때의 그 천진함도 젊음의 랑만도 이제는 찾을수 없다.

나와 함께 간 파트너는 달처럼 생긴 월병을 먹으며 달 구경을 했다. 구곡계는 여전히 달을 품에 안고 노래하며 우리의 곁을 흘러 지났고 기슭에 솟은 옥녀봉은 은색의 달빛을 쓰고 소녀의 자태를 자랑하고 있었다. 낭만을 자랑하는 이런 환경에서는 흘러간 세월, 무한한 우주, 인생을 담론해야 하는데 우리의 화제는 사업이야기였다.

나는 놀라며 자신을 돌이켜보았다. 그러고 보니 달과 거리가 멀어진것 같았다. 그 동안 바쁜 일상생활때문에 사업내용때문에 달과는 다른 방향으로 멀리 간것 같았다.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내서 달을 보고 마음의 공간을 비우고 순결한 달빛을 담아야 할것 같다. 그렇지 않을 경우 나는 돌아가는 풍차에 묶인 허수아비에 불과할것이다.

시간을 내서 달 구경을 하라. 올해 가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