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문도에서 차를 타고 달리다가 해상대교에 들어서면 파아란 하늘과 푸른바다를 배경으로 짙은 녹음에 휩싸인 작은 섬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멀리서 바라보면 서로 다른 양식의 건축물들이 저마다 여유를 부리면서 본모습은 숨긴채 돌벽이나 붉은 기와 그리고 높은 처마만을 들쑥날쑥 어렴풋이 드러내고 있는데 시적인 낭만과 정취가 느껴집니다.

다리를 건너 집미학촌에 들어서면 어느덧 아름다운 주변환경에 도취되여 저도 모르게 황홀한 꿈속을 거닐게 됩니다. 호수마다 맑은 물결이 넘실대고 연안에 세워진 정자들은 소리없이 물위에 자유롭게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집미학촌은 이미 하문을 찾는 수많은 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명소로 떠올랐습니다. 중국 동북지역의 요녕성에서 온 이효선생도 하문관광의 첫코스로 집미학촌을 선택했습니다.

"집미는 참 좋은 곳입니다. 그림같은 풍경이며, 건축물이며, 교정의 문화분위기에 자연환경까지 교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 저는 도착하자마자 한눈에 반해버렸습니다."

집미학촌의 형성은 특별히 한사람의 이름과 긴밀하게 연관되여 있습니다. 그가 바로 중국의 저명한 화교지도자 진가경 선생입니다. 20세기초엽, 동남아일대에서 장사를 하고 있던 진가경 선생은 당시 국력이 점차 함몰되여 가고 있는 조국과 가난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귀국하여 교육사업을 부흥시키리라 다짐했습니다. 그후 수십년동안, 진가경 선생은 생기발랄한 청년시대에서 백발의 마지막 세월에 이르기까지 장사에서 번 돈으로 고향인 집미에 유치원과 소학교, 중학교, 대학교 등 여러 교육기관을 설립하였으며 동시에 사범, 상업, 수산, 농업 등 분야와 관련된 수십 개 소의 전문학교도 세웠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진가경 선생이 일생동안 교육사업에 투자한 돈은 1억 달라에 달한다고 합니다.

진가경 선생이 없었더라면 오늘의 집미는 없었을 것이며 과거 해변가의 자그마한 어촌마을도 현재처럼 경치가 아름답고 문화적인 정취가 짙은 관광명소로 발전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오늘날 진가경 선생의 이름은 집미에서는 남소노소 모두 익히 알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만난 유립 선생도 진가경 선생의 인품에 탄복을 금치 못하고 있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그는 아주 많은 돈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많은 돈을 전부 조국의 교육사업에 헌납했습니다. 그는 모두 열 몇명의 자녀를 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녀들에게는 일전한푼 남겨주지 않고 전부를 사회에 반환했습니다."

교육사업을 위한 건설작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진가경 선생은 집미가 가지고 있던 독특한 자연경관을 이용하는데 크게 유의했습니다. 공사설계를 될수록이면 주변 산수와 잘 결합시켰는데 건축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어 혼연일체가 되도록 만들었습니다. 집미학촌을 거니노라면 관광객들은 자칫 자신의 이번 여행을 한차례 중국건축경관의 감상기회로 착각할 수도 있습니다. 강의실 건물이나 식당, 체육관이나 음악홀, 이르는 곳마다에서 보는 이들은 모두 중국건축의 아름다움을 한몸에 느낄 수 있습니다. 바다옆에 세워진 하문대학의 계단은 미학적으로 잘 설계되여 있어 정면과 측면이 모두 각기 서로 다른 풍경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환경을 자랑하는 하문대학은 이미 외국 유학생을 포함한 수많은 젊은이들이 동경하는 명문대학으로 성장하였습니다. 로시아의 타티아나는 이미 1년전부터 하문대학에서 유학생활을 해오고 있는데 그는 당초 자신의 선택을 아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었습니다.

"저는 중국의 많은 도시를 다녀왔는데 하문은 아주 훌륭한 도시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문은 아주 아름답습니다. 동시에 어떤 흡인력을 가지고 있는데 나더러 이 곳을 선택하게 만들었습니다."

집미학촌에서 사람들은 여유로움 속에서 배움의 꿈을 실현해 가는 즐거움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마을에서 가장 유명한 오원에 들어서면 먼저 50여 미터의 회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회랑의 양쪽벽에는 중국 역사인물을 주요 내용으로 한 58폭의 음회암조각이 박혀있는데 각 기 모두 한편의 역사이야기입니다. 원내 중심에는 높이가 28미터에 달하는 집미해방기념비가 우뚝 솟아있습니다. 기념비의 하단은 사면이 공농업생산과 문교위생 등 분야를 다룬 부각작품으로 둘러쌓여 있습니다. 돌을 쌓아올려 만든 오원의 외곽담도 자기만의 특이한 아름다움을 한껏 발산하고 있는데 담장 벽면에는 해바라기, 밀 등 각종 식물과 물고기, 새 등 동물이 조각되여 있습니다. 오원에서는 거닐기만 하면 갓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어린애들까지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는 진가경 선생의 설계구상이기도 한데 노닐면서 배우고 즐거움 속에서 배우게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은 너나없이 모두 이 곳에서 재미있는 하루를 보내게 됩니다.

오원을 돌아보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나면 어느덧 옆에 있는 넓은 호수변에 이르게 되는데 호광산색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만끽할 수 있습니다. 용주라고 불려지는 호수에는 7개의 정자와 정각이 세워져 있는데 사람들은 연안에서 긴 회랑을 거닐면서 중국고대 건축예술의 정화를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동시에 푸른 호수에 배를 띄워 잠시 피로를 풀어보는 것도 한가지 좋은 선택입니다. 이때 일망무제한 바다는 시종 사람들의 시선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파아란 하늘, 푸른 바다, 정자와 정각, 그 속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 생각만 기분이 저절로 상쾌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