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효하(魏曉霞)

며칠전에 나는 사천성 간즈주 도부현을 다녀왔다. 지도에서 보면 도부는 성도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았는데 꼬불꼬불한 선으로 차넘친다. 그것은 그곳의 해발이 높기 때문이다.

아침 여섯시에 사천성 소재지 성도를 출발했는데 늦은 저녁에야 현성에서 70킬로미터 떨어진 팔미진에 도착했다. 도로상황이 아주 안 좋았다. 보기에는 평탄한 길이 늘 험하기 그지 없었다. 자동차는 혹은 구덩이에 빠지고 혹은 아찔한 절벽을 가까이 해서 어려서부터 평야에서 자란 사람들은 그 때마다 손에 땀을 쥐었다. 또 거의 8.90도 각을 이룬 굽인돌이가 아무런 표시도 없이 조용하게 산 허리를 차지하여 조금만 유의하지 않거나 길에 익숙치 않으면 위험이 발생할 확률이 높았다.

이곳의 산수는 수려하다. 산 좋고 물 좋은 곳을 많이 다녀왔지만 도부처럼 웅장하고 수려한 산과 물은 처음이엿다. 아찔하게 솟은 산이 창창했다. 먼곳에 보이는 산봉에는 흰 눈이 덮이고 도로 양켠의 나무들은 푸름과 붉음을 자랑하고 아름다운 그림을 연상케 했다.

이어진 산을 몇 개 돌아서면 갑자기 시원하게 펼쳐진 푸르른 초원이 눈앞에 나타나고 오색이 찬연한 불교의 기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사찰의 지붕이 해빛아래서 노란색으로 찬란하고 떼를 이룬 소와 양들이 그 속을 달리고 그 뒤고 잘 생긴 캉바 남성과 가사를 두른 승려가 말을 타고 질풍같이 달린다...

이곳의 산수는 험악하다. 산길을 따라 사품치며 흐르는 물은 수천미터 높이의 설산에서 흘러내려 호호탕탕하다. 도처에서 고원물의 힘을 볼수 있다. 사처에 진흙이 지나간 흔적을 볼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여름날의 한 밤에 흙사태가 단바의 한 작은 마을을 덮쳤다고 한다. 오늘도 그 자리에는 무너진 건물, 원 모양을 잃은 도로,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을 위해 경을 읽은 경번이 그대로 남아있다. 푸르른 산, 아아히 높은 산이 깊은 곳에 살기를 숨겨두고 가끔 모래와 돌을 날려보낸다.

도부는 청장고원 동남부 변두리에 위치해 있는 유명한 사천-티베트간 통로이다. 몇년전 어머니는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1963년 겨울, 나를 몸안에 가진채 그는 홀로 이 길을 두 주 동안 걸어서 외할머니곁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결혼전에 어머니는 성도의 처녀였고 그는 외할아버지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고 한다.

어머니는 그 때 이 도로는 오늘처럼 이렇게 넓지 않았다고 했다. 1967년 어머니는 세살난 나를 데리고 또 이 길을 따라 아버지를 만나러 갔다. 그 때도 이 산길은 여전히 가파롭고 위험하고 길었다. 또 가끔 길이 산 사태에 막혀 어머니와 나는 18일간 자동차를 타고서야 아버지를 만날수 있엇다. 차가 이랑산을 지날때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어머니를 호송하던 수송연대장은 나를 품속에 꼭 껴안았다. 내가 일이라도 나면 아버지에게 면목이 없을가봐 두려워서 였다.

어머니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것처럼 아주 조용하게 이어갔다. 40년전의 그 겨울, 이 초원에 눈이 내렸는지? 령양이 있엇는지? 아버지는 우리를 생각했는지? 이런 생각을 하는 내 마음을 조용하지 않았다. 나의 아버지는 세계에서 가장 진실된 사람이다. 7년전 내가 베이징에 가니 고래희를 바라보는 아버지는 아주 기뻐했다. 그는 당신의 인생은 남과 북을 다니는 것이였다고 하면서 생각하니 아주 뜻있었다고 했다.

나는 사처로 다니기 좋아한다. 이국타향에서 보낸 추운 겨울밤이든 고향의 따뜻한 봄날이든 나는 종래로 나의 발걸음을 멈춘적 없었다. 내가 이렇게 사처로 다니기 좋아하는것은 습관으로 혈액속에 숨어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보다는 아름답고 위험한 이 고원의 도로에서 그것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그 때 어머니의 배속에서 나는 이 도로의 아름다움과 무정함을 보았고 망망한 황야의 여행을 시작했던것이다. 이것은 나의 운명이다. 하지만 나는 이로 하여 영원히 나의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