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얘기지만, 사실 공연현장에 가기 전까지만도 기자는 난타가 단지 사물놀이와 같은 단순한 타악공연인줄로만 알고 있었다.
5월 7일, 난타 공연이 사흘째 펼쳐지고 있을 무렵, 뒤늦게야 공연현장을 찾게 되었던 기자는 공연 서막부터 화끈하게 관중을 매료시키는 난타의 자석같은 매력을 급기야 느끼기 시작하고…관객 일동과 더불어 박장대소 속에서 한시간 반동안의 즐거운 공연을 지켜봤었다.
비언어 음악극의 일종으로 난타는 우선 내용적으로 친화감을 준다. 주방이란 무대공간도 그렇고, 요리 만드는 과정도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한 일과이며 도구로 동원되는 남비나, 배우들이 뚜드려대는 물통이나, 바가지… 모두가 우리의 생활속의 한부분이다.
이런 불가항거적인 친화감으로, 수용문화에 뒤늦게 눈을 뜬 중국인일지라도 외국인이 갖고 노니는 우리의 생활 필수품을 보고나서 저도 모르게 극 중의 일원으로 몰입하게 되는 것이다.
극은 또한 관중과의 맞호흡에도 적지 않은 열성을 들인다. 관중을 무작정 이끌고 무대위에 올라가 물만두를 빚거나, 남녀 관중에게 민족의 결혼복장을 입히는 등 해프닝속에서 함께 스토리를 엮어가는...열정적이고 다정다감한 민족임이 더욱 돋보인다.
하지만, 극은 또한 단순한 네 요리사들의 장난만이 아니다. 단순한 주방도구들로도 신명나는 가락을 튕기는 한 민족의 자유분방한 예술기질이나 소박하지만 낙관적인 민족의 정신면모가 엿보인다.
민간신앙의 일종인 무속이나, 전통적인 음식조미료나 전통복장도 보는 이에겐 신비로운 매력을 더해준다.
난타는 발레와 같이 모든 스텝에 엄밀한 패턴이 따른 우아하고 관상적인 예술은 아니다.
하지만 대신, 보는 이 모두가 함께 몰입하여 즐거움을 나눌수 있는 소박하고 감흥적이며 민족적인 명작, 이 작품이 바로 난타이다.(사진: 난타극조 배우들과 김병익팀장과 함께)
김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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