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시장의 구조는 채소시장, 고기시장, 과일시장, 의류시장 등 전문화된 도매시장에서 소매상으로 물건이 공급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거리의 재래 시장들이 상가 안으로 이동해 차츰 현대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베이징에서 시장의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시장으로는 쇼우탠이 시장(小天意市場)입니다. 이곳에선 일상적인 중국 재래시장의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시장의 입구에는 번호가 매겨진 작은 판매대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습니다.

그리고 변화하고 있는 중국의 현재를 대변해 주는 하나의 사례로 죽 늘어선 노점에서 맛있는 냄새가 풍겨오는 시장도 중국특색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중국인들은 대개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아침식사도 밖에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이른 아침부터 시장에 음식을 파는 노점들이 가득하답니다. 갓 해놓은 음식에서 새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여오르는 풍경은 정말로 정감이 넘칩니다. 외국인들에게는 노점에서 식사하는 모습이 다소 낯설게 보일지 모르지만 중국인들에게는 거리낌없는 일상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아침 이후 한산하던 시장은 해질 무렵이 되면 다시 붐비기 시작하는데요, 퇴근길에 저녁거리를 준비하러 나온 사람들 때문입니다. 한편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남녀 평등이 잘 이루어진 나라가 바로 중국이라고 할만큼 시장 보는 사람들도 남녀가 따로 없이 시장에서는 채소를 사는 남성들의 모습을 어렵잖게 찾아볼수 있습니다. 그리고 밤이 어슥해질 무렵에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왕푸징(王府井)에 있는 5백여 개의 포장마차입니다. 왜냐하면 이곳에서는 가장 저렴하게 중국의 각 지방요리를 맛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곳에서는 저마다 자신의 요리가 최고임을 내새우며 지나가는 이를 붙잡는데 그 열기가 대단합니다.

그리고 비단시장으로 유명한 곳은 ?수이(秀水)거리입니다. 이곳으로 발길을 옮겨보면 외국인 보세시장이 한눈에 안겨옵니다. ?수이거리에서는 중국에서OEM으로 생산하는 외국의 유명 제품들을 매우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발디딜 틈이 없을 만큼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들 잠이 든 일요일 새벽에도 붐비는 유일한 곳으로는 징송(頂松)입니다. 새벽 골동품시장으로 유명한 이곳에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골동품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몇 년 전만해도 작은 공터의 난전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상설시장이 되어 옛 중국의 흔적을 찾는 외국인들과 중국인 골동품 수집가들로 넘쳐납니다. 이곳에는 없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징송 바로 옆에는 또 서민들이 애용하는 중고품시장이 있는데 지방에서 올라온 서민들이 이곳에서 이불이며 옷가지며 신발들을 조금이라도 더 싼값에 사기 위해서 흥정하는 모습을 찾아볼수 있습니다.

그리고 외국인들이 베이징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라면 바로 후퉁(胡同) 즉 골목일 것입니다. 구불구불 좁은 골목을 따라 들어선 재래시장이 매우 흥미로울 뿐 더러 옛 베이징의 모습을 만나 아련한 감회에 젖어들 수도 있으니깐요. 특히 자금성 근처의 씨씨 쑈우후퉁(西西小胡同)은 그런 재미를 흠뻑 느끼게 해줍니다.

이외에도 베이징에는 새와 곤충, 고양이, 관상어 등 특이한 애완동물을 만날 수 있는 씨즈먼관위안(西直門官園)이나 베이징 최대 규모의 농산물 도매시장인 웨거좡눙모우(岳各庄農貿) 등 다양한 시장들이 곳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특히 1천3백만 베이징 시민들에게 약 3분의 1의 농산물을 공급하고 있는 웨거좡눙모우는 규모가 아주 커서 안에 들어가면 길을 잃을 정도입니다.

이런 베이징 곳곳의 시장을 찾아가면 여러분들은 삭막한 여느 도시의 시장에선 찾아볼 수 없는 베이징인들의 넉넉한 인심과 정겨운 웃음에 즐거운 쇼핑을 하게 될 것입니다. 얼굴에 웃음을 가득 지으며 지나가는 고객들의 옷섶을 붙잡는 재래시장이든, 잘 지어놓은 건물 안에 깔끔하게 단장해 놓은 현대식 시장이든 상인들의 얼굴에는 중국인들 특유의 자긍심과 여유가 가득하고 그들의 웃음으로 여러분들은 친근한 이웃 같은 느낌을 감수할수 있을 것입니다. 하여 많은 외국인들은 그다지 화려하지 않은 물건이 눈에 띄이게 되는 것은 아마도 베이징 시장의 여유와 고향에 온 것 같은 친근함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