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길림성 반석에서 50여킬로미터 떨어진 산골마을인 대왕향 도무조선족촌에서 제일 눈에 뜨이는 집은 촌노년협회 활동실입니다.

140평방미터 잘되는 활동실안에 들어서면 밝은 창문이 환히 트인데다 벽쪽에는 여러가지 잡지들이 걸려있고 한켠에는 녹음기와 확성기같은 음향설비들이 놓여있는가 하면 손풍금, 클라리네트, 장고, 북과 같은 악기와 소도구들도 질서정연하게 놓여있습니다. 바깥 울안에는 또 3000원 돈을 들여 만든 반듯하고 정결한 크로케경기장이 있고 당구실도 따로 있습니다.

<이것은 모두 김서기의 배려를 받아 갖추게 된 것이라오. 글세 해마다 활동경비로 쓰라고 8000여원씩이나 뭉치돈을 우리 노인협회에 내놓으니 그 고마운 말이사 더 이를데가 없는게 아니겠소?>

노인들은 저마다 촌당지부 김철서기의 처사에 감격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김서기는 늘쌍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촌의 노년협회성원들은 대부분 노당원이 아니면 노 촌간부에다 노 교원, 노 농군들이데 그분들은 모두 도무촌의 공로자들이고 지금도 예전과 마찬가지로 마을의 보배입니다. 참말이지 우리가 늙었다고 타박하지 않는 것만도 고마운 일인데 사람은 정말 진짜입니다.>

이 촌노년협회 최희수회장의 감개무량한 소개였습니다.

올해 마흔두살인 혈기왕성한 촌당지부서기가 마을의 노인생활의 구석구석을 보살펴주는데서 도무촌노인 활동실에는 언제나 웃음이 흐르고 밝은 얼굴들이 꽃바구니속에 얹혀있는 듯합니다. 1999년 <노년세계>잡지를 주문할때의 일이었습니다.

촌노년협회에서는 경비를 절약할 생각에서 2부만 주문하려고 했습니다. 이런 사정을 알게 된 김철서기는 <늙어서도 책을 보아야 더 늙지 않는 법인데 2부가 뭡니까? 더 주문하십시오> 하면서 자기 호주머니를 털어 10부를 더 주문하게 했습니다.

노인들의 학습과 생활, 활동까지도 관심해주는 촌당지부서기가 있어서 이곳 노인들의 생활내용은 다양하고 풍부하기만 합니다. 봄 한철에는 들놀이로 즐기고 여름이면 멀리 백두산관광에다 대련, 심양, 안산 등 명승지들을 유람하기도 하고 경박호의 호수물에 실려 희롱하는 그림자를 잡으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밖에도 교하, 아리디, 반석 등지에도 찾아다니며 그곳의 경험들에 귀를 강구기도 했습니다.

우의 물이 맑으면 아래물이 맑다는 말과 같이 노인들의 생활을 그토록 관심해주는 김철과 같은 촌당지부서기가 있어서 온 동네가 노인을 존중하고 섬기는 기풍이 스스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노인들은 마을의 크고작은 일에 참가해 젊은 사람들을 타일러주고 이끌어주는데서 동네분들의 존경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집안에 사소한 말썽거리가 생겨도 촌노년협회를 찾아와 조언을 받기까지에 이르렀습니다.

김철서기는 또 노인절과 같은 명절때면 촌민위원회의 명의로 잔치를 베풀어 노인들을 한자리에 모시어 노인들을 기쁘게 해드리군 합니다. 그의 뜨거운 배려하에 지금 중국 길림성 도무조선족촌의 노인들은 <웃음의 꽃바구니를 안겨주는 사람>이라고 친절하게 부르고 있습니다.

녜, 지금까지 중국 길림성 반석 도무촌 당지부 김철서기의 이야기를 보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