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음할아버지와 이진할머니가 함께 생활한지 이미 7년이 됩니다. 두 사람의 사랑은 깊고 생활은 깨가 쏟아집니다. 그들은 반세기만에 다시 만난 사랑을 아끼고 서로 부추기면서 만년을 행복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1996년 이른 봄, 여음은 홀몸으로 탕원시로부터 목단강시에 있는 아들집으로 왔습니다. 그가 탕원 중학교교장으로부터 이직한 후 부인이 얼마 안되여 사망했습니다. 아들딸들이 외지에서 사업하고 살고있으므로 외 롭게 홀로 살았습니다. 목단강에 온 뒤에도 온 집식구들이 출근하는 사람은 출근하고 학교다니는 사람은 학교로 가고 텅 빈 집에서, 게다가 낯설은 곳이여서 말벗도 없이 역시 외롭게 보내고 있었습니다.

두달 후 여음은 불쑥 지난날 가깝게 지냈던 이진이 일찍 목단강에 와서 사업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가 지금 어디서 사업하고 있는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여음은 이 일을 아들한테 이야기했더니 며느리가 대뜸 열심히 수소문하여 이진의 거처를 알아냈습니다. 이진은 1984년에 목단강시 모 중학교에서 이직했으며 1981년에 남편을 잃고 계속 그곳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여음할아버지의 며느리는 그들의 젊은 시절 일을 증실해보기로 작심하고 이진할머니에게 전화를 했었는데 이진할머니는 여음이란 사람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50년이란 너무나도 오랜 세월이였습니다.

전화를 받은 날 저녁 이진은 이 일을 큰 딸한테 이야기 했습니다. 큰 딸은 여음할버지에게 직접 전화해 보라 일러주었습니다. 이튿날 이진할머니는 여음할아버지한테 전화했습니다. 여음은 반세기전의 일들을 회고했습니다. 그랬더니 이진할머니는 그때 일들이 생각났습니다. 젊었을 때 그들은 함께 무대에 올라 공연하던 때를 회고했습니다.

여음할아버지가 이진할머니를 찾아갔을 때 놀라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문앞에서 마중하는 늙은 할머니가 이진이란 말인가? 이진할머니도 놀라지않을수 없었습니다. 얼굴이 갸름하고 등이 조금 구분 이 늙은이가 그때 여음이란 말인가? 두 사람은 오래도록 서로 마주 쳐다보다 마침 젊은시절의 모습을 더듬어냈습니다.

이날 저녁 여음은 오래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는 1945년 이란현 고급학교에서 교편을 잡았을 때의 정경을 회억했습니다. 그때는 동북이 갖 해방되고 여음과 이진도 한창 나이여서 두 사람 다 문화예술선전대에 참가하여 함게 무대에 올라 공연했습니다. 두 사람은 "자매의 개간", "채찍을 빼앗다", "백모녀" 등 극종목을 공연했었습니다. 그때까지도 봉건세습이 많이 남아내려와 남녀의 자유연애가 성행하지 못했습니다. 이듬해 그들 둘다 결혼하고 조직의 수요에 따라 여음은 곤난한 지역으로 가 교학사업을 하게 됐고 이진은 1951년에 이란을 떠나게 됐습니다. 그때로부터 두 사람은 서로 련락이 없었다가 50년 만에야 다시 만나게 되였습니다.

여기까지 생각한 여음은 자리를 차고 일어나 "늦은 사랑"이라 제목하고 시한수를 썼습니다. 시는 50년 전 마음속에 간직했던 말을 오늘에야 하련다는 내용이였습니다.

이튿날 여음할아버지는 이진할머니를 찾아가 이 시를 그에게 넘겨주었습니다. 며칠뒤 이진은 회답편지를 보내왔습니다. 편지에 지금도 50년전과 꼭 같이 좋은 벗이 되련다고 자신의 뜻을 전했습니다.

이진의 편지를 읽고난 여음은 기쁘면서도 서운한 한 구석이 있었습니다. 기쁜 것은 목단강에서 마침내 좋은 벗을 만난 것이고 서운한 것이라면 자신의 사랑하는 마음을 실현하지 못한 그것이였습니다. 옛벗을 찾은 그들은 늘 같이 책을 보거나 공원놀이요 공연관람을 다녔습니다. 세월은 흘렀어도 이진의 명랑하고 활발한 성격은 젊은 시대나 변함없었습니다. 한번은 이진이 류행가 "정말 당신을 사랑해"란 노래를 부르자 여음은 눈굽을 적시였습니다.

한달후 여음은 이진에게 청혼했으나 이진은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7월에 여음은 할빈시에 있는 큰 딸집에 갔었습니다. 여음의 큰 딸과 큰 사위가 모두 이란에서 자라면서 이진선생한테서 공부를 했었습니다. 큰 달과 사위는 두 분의 혼인을 적극 지지했습니다.

가을날 여음은 할빈으로부터 목단강에 오자바람으로 이진을 찾아 청혼했습니다. 이진은 앞뒤를 다 생각한 끝에 마침내 혼인을 승낙했습니다.

두 분은 평생 교육사업에 몸을 바쳐왔습니다. 공동한 직업은 그들을 근로하고 겸손하며 내심하고 이지적인 성격을 가지게 했습니다. 이진의 신체상황이 썩 좋지 못하자 여음은 이진을 살들히 보살피면서 아침 일직 채소를 사오고 또 이진이 가정일에 피로할가하여 가정부를 두었습니다. 여음의 살들한 보살핌 속에 이진은 건강을 많이 회복했고 여음은 마음이 유쾌하여 정신상태가 많이 좋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