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난 시간 계속으로15년동안 홀몸으로 여생을 보내는 김생금할머니와 친 손녀보다 더 친한 김미영의 감동적인 이야기 2편을 준비했습니다.

김생금할머니의 생활의 구석구석을 빈틈없이 보살펴드린다는 것은 중학교를 다니는 나어린 미영이로서는 다할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미여의 머리속에서는 생금할머니가 늘 떠나지 않았습니다. 한번은 생금할머니네 집에 들려봤더니 맨밥에다 된장찌개를 놓고 식사하고 있었습니다.

<할머니, 채소라도 사다 자시지 않고요…>

<글쎄, 요즘 해바라기장사도 제대로 안되는 구나. 그래도 괜찮아. 밥만 있으면 되는거지.>

생금할머니는 허구프게 웃고 있었습니다.

미영이는 할머니네 집에서 나오던 그 걸음으로 얼마 안되는 소비돈에서 간장, 맛내기, 된장에다 얼마간의 채소까지 사다 할머니한테 드렸습니다.

<내가 아무리 구차하게 산대도 너에게서 이런걸 받다니?>

어린 미영의 손에서 꾸레미를 넘겨 받는 생금할머니의 두손은 떨고 있었습니다.

가는 정, 오는 정이라고 생금할머니와 미영의 사이에 오가는 정은 날이 갈수록 깊어졌습니다. 미영이가 중학교 3학년에 다니던 그해 여름이었습니다. 의외의 사고로 하여 미영이는 병원에 입원했었습니다. 이제는 주말이면 못내 기다려지는 미영이가 여러 주말이 지나도 얼씬하지 않았습니다. 공부하노라 그러려니 하면서도 생금할머니는 미영이가 몹시 보고싶었습니다. 생금할머니는 미영의 할머니를 찾아가서야 그동안 미영이가 병원에 입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런 변고가 있는줄도 모르고 있은 내가 미련했지.>

그로부터 며칠후 생금할머니는 미영의 할머니와 같이 병원으로 찾아갔습니다.

<얘야, 이 돈이 적다고 나무람 말고 받아다오.>

옷섶을 헤치던 생금할머니는 꼬깃꼬깃 접은 돈 5원을 미영의 손에 쥐여주었습니다.

미영이는 이 돈의 무게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얘야, 생금할머니가 너 보러 오겠다고 마련한 이 돈의 무게가 얼마나 되는지 알겠니? 이제부터라도 양할머니로 섬겨야 하겠어!>

미영의 할머니는 손녀의 등을 어루쓸고 있었습니다.

<할머니…!>

미영이는 어린애처럼 생금할머니의 품에 안겼습니다.

날이 가고 세월이 바뀌면서 미영이도 자랐습니다. 1993년 7월에 중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한 미영이는 용정시 재정국에 배치되었습니다. 인생길에서 첫 노임을 타던 날 미영이는 친할머니에게 드릴 옷견지와 똑 같게 두벌을 사고 고기붙이도 한몫 더 사서 생금할머니에게 갖다드렸습니다.

생금할머니의 몸은 세월이 감에 따라 해마다 못해갔습니다. 1995년의 이른 봄이었습니다. 할머니는 독감에 몸져눕게 되었습니다. 미영이는 거의 열흘동안이나 할머니를 밀차에 태워 병원출입을 했습니다.

내막을 모르는 사람들은 몸이 허약한 할머니를 업고 다니며 주사를 맞히는 나어린 처녀의 일이 하도 기특해서 혀를 찼습니다.

<할머니, 손녀의 정성이 대단하시우다.>

<그럼요. 내 친손녀가 아니지만도…>

<아니…?>

생금할머니는 미영이가 어떻게 된 양손녀라는걸 병실안에 있는 여러 사람들에게 들려주었습니다. 놀라움과 찬탄을 금치 못한 병원의 의사들과 간호원들은 할머니에 대한 병치료에 성의를 다해 주었습니다.

할머니의 병세도 많이 호전되었습니다.

그런데 왠 일인지 요즘 와서는 미영이를 외면하기 시작하고 말수도 적어졌습니다.

미영이는 할머니에 대한 정성이 부족한탓인가싶어 더 많은 시간을 짜내여 할머니를 찾아가 동무해드리기도 했습니다.

<할머니, 제 처사가 잘못되었으면 말해줘요. 요즘 왜 저를 외면하는가요?>

미영이는 딱한 제 마음을 내비쳐보였습니다.

<그런게 아니야, 내가 이 집에서 나가면 미영이를 다시 볼 것 같지 못해, 그러지 않아도 빨리 이사가라고 오늘도 사람이 왔다갔어.>

<할머니도 참, 그런 일을 가지고…>

원래 생금할머니네 사는 구역은 시 건설계획에 들어서 집들을 허물게 되었습니다. 생금할머니도 시교로 이사하게 되어있었습니다. 만일 이사해 가면 마음씨 고운 미영이와도 자주 못만날 것 같아 할머니는 못내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할머니, 걱정마세요. 할머니가 어디를 이사가든지 이 손녀는 꼭 찾아갈거예요.>

생금할머니의 얼굴은 금시 환해졌습니다.

그해 여름에 생금할머니는 한 선생님의 손을 빌어 미영이를 치하하는 편지 한통을 써서 우편국을 거쳐 용정시 지방세무국 당조직에 전달했습니다. 세무국에서는 그때까지도 미영이가 홀로 계시는 할머니를 위해, 그것도 한두해가 아닌 거의 10년동안 그토록 훌륭한 일들을 해왔다는 걸 미처 모르고 있었습니다. 생금할머니가 보낸 편지는 파문이 컸습니다. 용정시 지방세무국에서는 세밀한 조사사업을 거쳐 김미영이를 따라배울데 관한 결정을 당조직의 명의로 채택했으며 시, 주, 성 등 해당 부문에서는 미영의 사적을 높이 평가해 <남을 즐겨돕는> 기준병, 우수공청단원의 영예를 안겨주었으며 여러 보도매체들에서도 김미영의 선진사적을 널리 소개했습니다.

이제는 당원으로 자란 미영이는 자기의 어깨우에 놓이는 짐의 무게를 깊이 가늠하고 있었으며 또 그만큼 사랑에 실리는 인생의 가치와 보람을 가슴깊이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생금할머니가 여든을 넘기자 그 기력이 쇠진해 바깥출입조차 어렵게 되었습니다. 미영이는 시간을 쪼개면서 늘 할머니를 찾아보았고 노년에 좋다는 보신약들도 사다들였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즐겁게 해드리는 일이라면 미영이는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3.8>절에는 미영이네 온 집식구가 떨나서 생금할머니를 식당에 모셔 여성의 날을 경축했으며 노인절에는 생금할머니가 알고 있는 동네노인들을 한자리에 모셔다 할머니의 건강장수를 축복했습니다.

사랑의 향기에 취하는 마음, 바로 그것이 있음으로 하여 사람들의 얼굴도 활짝 피어나고 마음도 한결 밝아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녜, 지금까지 15년동안 홀몸으로 여생을 보내는 생금할머니와 친 손녀보다 더 친한 김미영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보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