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湖南）, 광서（廣西）, 귀주（貴州）의 변경지대에 있는 뚱족（?族）마을에 가면 우뚝우뚝 솟은 탑식건물과 구조가 정교한 다리를 볼 수 있는데 이 탑식건물과 다리들이 바로 뚱족지구의 유명한 고루（鼓樓）와 풍우교（風雨橋）입니다.

고루는 뚱족마을의 전통적인 건축물입니다. 고루는 탑식 건축물인데 밑층은 방형으로 되고 웃층들은 다각형으로 층층이 올리지었습니다. 대개는 5층이나 6층짜리로 되어 있습니다. 귀주성 총강현 고증채에는 13층이나 되는 고루가 있습니다.

고루는 삼나무를 재료로 한 건축물로서 쇠못 하나 사용하지 않고 전부 나무로 맞추어 지은 것인데 어떤 고루는 몇 백년이나 비바람의 침습을 받아 왔어도 의연히 우뚝 솟아 있습니다. 보다싶이 뚱족인민은 뛰여난 건축예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루의 기둥과 들보는 다 굵고 곧은 삼나무로 되어 있습니다. 고루는 정교하고 특이한 삼나무 구조 외에도 풍부하고 다채로운 장식들로 가관입니다. 고루의 마루대와 대들보, 처마, 창살 등에는 룡, 봉황, 날치, 화초 등이 조각돼 있는데 수려하고 령롱하여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고루의 사용에 있어서 뚱족인민들은 전통적인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매개 고루에는 모두 가죽북이 달려 있는데 이런 가죽북은 길이가 두자 내지 넉자가량 되는 큰 나무의 속을 파내고 양쪽에 소가죽을 댄 것으로서 <관고>라 부릅니다. 이전에 마을에 비적이 들었거나 산불이 일어나는 등 중대한 일이 있을 때에는 소식을 전하는 사람이 북을 칩니다. 군중은 북소리를 들은 후 집집에서 사람을 파견하여 신속히 고루에 가서 대책을 토의하게 합니다. 하지만 오늘날에 와서 고루는 뚱족마을에서 집회하며 일을 토의하는 중심으로 되고 있습니다.

고루는 또한 뚱족인민의 휴식터와 오락장소이기도 합니다. 낮일에 지친 군중들은 저녁이면 고루에 모여와 한담을 합니다. 고루의 중앙에는 일반적으로 화토불을 피워 놓는데 사람들은 구속없이 화토불 주위에 둘러 앉아 한담을 하거나 농사일을 의논하면서 홀가분한 분위기속에서 편안하고 고요한 저녁을 보냅니다. 청년들은 일이 한가할 때면 고루에 모여 노래부르기를 즐기는데 노래할 때에는 남녀가 갈라져 앉아 여자 측에서 선창하면 남자 측에서 그 뒤를 따라 부릅니다. 이런 장면에서 부르는 노래들은 즉흥적인 노래들인데 양 측에서 자연스럽게 이어대고 인차 이어대야 하므로 총명하고 영리한 가수는 군중들의 찬양과 흠모를 받습니다. 때문에 이런 장소는 청년들이 총명재질을 과시하며 대상을 물색하는 훌륭한 기회로 됩니다.

뚱족인민은 고루 앞에다 돌판이나 자갈을 펴고 광장을 만드는데 어떤 마을에서는 무대도 만들어 놓습니다. 새해와 명절이 올 때마다 사람들은 명절옷을 차려입고 고루 앞 광장에 모여 등불을 들고 춤을 추고 뚱족극을 놀면서 명절의 기쁨을 나눕니다.

풍우교는 뚱족인민이 강에다 수축한 긴 복도모양의 나무구조다리로서 뚱족건축예술에서의 또 하나의 지혜의 결정체입니다. 광서 삼강뚱족자치현의 정양풍우교는 구조가 정교하고 조형이 아름답기 때문에 국가에서는 그것을 국가의 문화유물중점보호대상의 하나로 확정했습니다. 정양교는 길이가 160메터, 높이가 10메터 되며 큰 청석돌로 다리발을 쌓고 삼나무로 다리 몸체를 만들었습니다. 다리위는 긴 복도로 되었고 긴 복도위에는 다섯개의 탑식 정자가 있습니다. 뚱족인민이 건설한 이런 풍우교는 쇠못이나 쇠붙이 부품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전부 삼나무를 가로세로 맞추어 정밀하게 건설한 다리로서 뚱족민간천축예술에서의 귀중품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풍우교에 대해 유명한 시인이며 역사학자인 곽말약선생은 일찍 다음과 같이 한수의 시를 지어 읊었습니다.

림게의 풍우교를 자랑하나니

길이는 24장 높이는 4층이라

총총한 기와곬 잇달린 루각 기묘하기도 하고

다리기둥 열을 지어 아득히도 뻗었구나

참대와 나무로 된 몸 쇠보다 더 굳고

만년 묵은 참나무 숲도 새싹이 돋는데

언제면 삼강길에 올라

밭갈이 배워 일손을 잡을 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