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호북성의 적공(積公)스님이 황제의 부름을 받고 황궁에 들어갔습니다. 황궁의 차 끓이기 명수가 일등 차 한 잔을 내왔는데 적공스님은 한 모금을 마셔보고는 찻잔에 다시 입을 대지도 않았습니다.

황제가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스님은 한 모금만 마시고는 두번 다시 맛을 보지 않으니 웬 일입니까?"

적공스님이 대답했습니다. "저는 저의 제자인 육우가 끓인 차만 마시다 보니 다른 사람이 끓인 차는 맛을 느끼지 못합니다."

이에 황제는 사람을 보내서 육우를 찾았습니다. 황제의 영을 받은 사람들이 사처로 육우를 찾아다니다가 경치가 수려한 한 명소에서 끝내 육우를 찾아 황궁으로 데려왔습니다.

황제가 육우를 보니 생김도 뛰어난데가 없고 말도 유창하게 하지 못하는 사람이였지만 그의 거동에서 뛰어난 학식이 였보여 속으로 기쁘게 생각했습니다.

황제의 육우에게 차를 끓이라고 명했습니다. 육우는 자신이 청명전에 딴 자순차(紫筍茶)를 늘 몸에 지니고 다니는 지라 그 차를 끓여 황제에게 올렸습니다. 황제가 보니 차를 마시기도 전에 향기가 코를 찌르고 맛을 보니 그 맛 순하고 맛이 이를데 없었습니다. 또한 맑은 찻물에 푸른 찻잎도 남달랐습니다.

황제는 다시 한 잔을 더 끓이라 해서 적공스님에게 가져다 주라고 했습니다. 적공스님은 황제가 보낸 차를 한 모금 맛보더니 "참 맛 좋다"고 하며 다 마시고는 찻잔을 놓기 바쁘게 밖으로 나와 육우를 찾았습니다.

황제가 물었습니다. "웬 일로 스님은 황궁에서 스님의 제자를 찾습니까?"

적공스님이 대답했습니다. "육우가 황궁에 있습니다. 금방 마신 차는 육우만 끓일수 있는것이여서 그가 온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이에 황제는 감탄하며 육우를 불러 스님과 만나게 했습니다. 그로부터 육우가 차를 끓인 아름다운 이야기가 널리 전해지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