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사랑하는 부부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십년을 하루같이 사랑하며 함께 살아왔는데 발렌타인 데이를 기념하지도 않고 기념일에 장미를 선물하지도 않습니다. 주위 사람들은 그들이 낭만을 모른다고 웃지만 그들의 마음속에는 영원히 질 줄 모르는 장미가 있기 때문에 구태어 그것을 마음속에서 꺼내서 누구에게 자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주위에서 보면 전에는 "너 없으면 나 못 살아." "나 너 하나만 사랑해." "이 세상이 다 하도록 너만 사랑해." 하면서 사랑을 다짐하던 연인들이 오늘은 서로 남남이 되어 헤어지고 서로 주고 받던 찬란한 장미들이 시들어가는것을 보게 됩니다.

사랑하는 마음의 장미가 주고받는 장미보다 훨씬 생명력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형식을 지나치게 중요시하면 그 내용을 홀시하기 마련입니다. 또 말 단 집에 장맛이 쓰다는 우리 속담도 있지 않습니까.

우리 말에 "밥 한 숟가락에 배부르랴", 혹은 "만리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된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은 모든 일을 한번에 완수하려 합니다. 생각한 목표를 단번에 이룩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누군가 자신의 모든것을 책임질 사람이 나타나서 사랑과 행복, 부귀를 다 가져다 주기를 바라는것입니다. 또 사랑의 상대자가 총명하고 온순하고 유머있고 경제적 여유도 가지기를 바랍니다. 이런 기대는 당연히 너무한 것입니다.

사랑은 하늘에서 떨어지는것이 아닙니다. 사랑은 열심히 가꾸는것입니다. 사랑이라는 씨앗을 뿌리고 새움이 트면 열심히 물을 주고 김을 매야 그 결실을 볼수 있습니다. 또 그 과정에서 열심히 배우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사랑은 즐거운 향유가 아니라 간고한 배움의 과정이라는 정의도 있습니다. 첫 시작부터 함께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나가야 영원히 지지 않는 마음의 장미를 가지게 됩니다.

사랑은 맹목적인것이 아닙니다. 첫 눈에 정이 든다는 말도 있지만 또 인연이라는 어휘도 있지만 내일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것이 사랑입니다. 저 사람이 나에게 어울릴가? 내가 저 사람을 위해 일생을 바칠수 있을가? 저 사람하고 나하고 흰 머리 파뿌리 되도록 함께 나란히 갈수 있을까? 내가 아플때, 혹은 저 사람이 아플때 저 사람도 나도 자신이 아픈것처럼 아파할수 있을까? 저 사람의 성격적 약점을 내가 받아들일수 있을까? 등등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많은 문제들에 대해 긍정적인 답이 나왔을때 사랑의 불길이 더욱 불타게 됩니다.

가끔 여성들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런 물음을 제기할때가 있습니다. <자기 왜 날 사랑하지? > 그러면 여러 가지 답이 나오게 됩니다. 얼굴이 이뻐서라든가 혹은 마음이 착해서라든가 등등 듣기 좋은 말들이 줄줄 나오게 됩니다.

그런데 이쁜 얼굴, 나젊은 생생한 얼굴은 영원한것이 아닙니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생생한 얼굴이 느슨해지고 밭고랑같은 주름이 얼기설기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젊은 생기를 잃어갈 무렵이면 많은 여성들이 미용실을 찾아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가는 세월 막으려 애를 씁니다.

하지만 미용이 늙어지는 속도를 늦출수는 있지만 막을수는 없습니다. 이것은 자연의 법칙이니까요.

그런데 마음의 젊음은 영원할수 있습니다. 마음이 젊으면 얼굴도 젊어진다는 진리도 있구요. 이것은 그 어떤 미용법보다도 좋은 방법입니다. 늘 긍정적인 생각으로 사물을 대하고 좋은 책을 읽는다든가, 혹은 좋은 영화 한부를 본다든가 혹은 고민하는 친구와 함께 게임을 한다든가 혹은 홀로 낯선곳을 찾아 간다든가 혹은 아무도 없는곳에서 소리높이 노래를 부른다든가…마음에 젊어 살면 영원한 젊음을 가질수 있고 그에 따라 사랑 역시 영원히 젊음에 넘치게 됩니다.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것이 뭘 의미한다고 생각하십니까? 하루 스물네시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그의 모든것을 다 독점하는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에 대한 답은 "아니요"입니다. 모든 일에서 그를 제한하고 그에게 강요한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점유입니다. 사랑과 점유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어떤 점에서 서로 다른지 한벌 볼까요?

점유는 박탈이고 사랑은 부여입니다. 점유는 남의 것을 빼앗는것이고 사랑은 나의것을 주는것이라는 말입니다.

점유는 고삐이고 사랑은 초원입니다.

점유는 그물이고 사랑은 바다입니다.

점유는 페쇄적인것이고 사랑은 개방적인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유를 주세요, 그를 점유하지도 말고 그를 간섭하지도 말고 그에게 모든 자유를 다 주세요. 그때 진정한 사랑을 하게 됩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는 노래도 있지 않습니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