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화(張榮華)

청해를 떠난 나날에 나는 마음의 아픔을 느겼다. 늘 꿈속에서 그 곳, 낮이나 밤이나 그리는 그 작은 도시로 돌아가군 했다. 그 곳에서 나의 과거와 나의 기억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의 이 꿈이 현실로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고 기억이 현실로 나타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오늘 나는 그 아름다운 곳으로 돌아갔다. 또 마음은 날아갈듯 가벼웠다. 내 곁에 내가 사랑하는 여인이 있기 때문이였다.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비행기에서 내려 그 작은 도시에 이르렀다. 나는 저도 모르게 소리질렀다. "나의 도시여, 내가 너를 보러 왔노라." 순간 행복한 느낌이 마음 가득 안겨왔다. 원래 행복은 이렇게 갑자기 이렇게 간단하게 안겨오는 법임을 알게 되었다.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하는 모든것은 진정한 행복임을 알게 되었다.

과거 나의 학생을 만나고 나를 친 자식처럼 여겨주던 교장선생을 만나보고 함께 일한적 있던 동인들을 만나 그들과 함께 술잔을 나누었다. 나는 갑자기 손이 뜨거워지느것을 느꼈다. 나는 갑자기 술이 아주 맛 좋음을 알게 되었다. 친구들과 함께 하는 그 즐거움이 이토록 큰것임을 갑자기 알게 되었다. 가장 행복했던 그 날 나는 취하도록 술을 마시고 또 마셨다.

서녕(西寧)으로 가는 차속에서 나는 내가 사랑하는 여자의 손을 꼭 잡았다. 그는 내 영혼이 사랑하는 여자요 내가 사랑하는 유일한 여자이다. 마음속에서 따스한 정감이 올리 느껴졌다. 바로 이것이 사랑이리라, 바로 이것이 행복이리라. 내 마음속의 아름답고 신기한 느낌을 그 어떤 말로도 형용할수 없었다. 나는 다만 그의 손을 꼭 잡고 그의 따뜻한 체취를 감지하며 그 정감을 느끼면서 가장 행복한 한때를 한껏 즐겼다.

과거에 나는 즐거움이 무언지 몰랐다. 늘 미간을 찌푸렸고 심정은 늘 우울했고 영혼은 늘 발버둥쳤고 사상은 늘 혼란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너무 즐거웠다. 미간은 좍 펴졌고 영혼은 자유롭게 날아옜고 사상은 단순하고 행복했다. 나는 이 모든것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영원한 사랑에 의한것임을 안다. 나는 지금 그저 사랑하는 연인의 손을 잡고 영원히 가고 싶다.

이?날, 우리는 아름답고 신비한 청해호에 이르렀다. 이 곳의 하늘은 늘 푸르렀고 물은 늘 조용하고 안온했다. 푸른 물, 흰 산, 노란 사막이 아름답고 신비한 색채를 연출했다. 머나먼 곳에 자리잡은 설산, 푸른 물, 물의 저쪽 끝은 물과 하늘이 잇닿아 있고 산은 구름의 웃쪽에 솟아 있고 그 위는 순결하고 아름다운 눈이다. 흰 눈같은 구름이라는 말은 소학생들이 늘 쓰는 말이다. 하지만 방법이 없다. 흰 눈을 형용하는 다른 말을 생각할수 없으니 말이다.

나는 설산을 처음 볼때 그의 표정을 영원히 잊을수 없다. 그처럼 놀라고 즐거운 표정을 하는 그를 보고 나도 같이 즐거웠다. 그 때 나는 원래 사랑하는 두 사람이 함께 있으면 자그마한 일에도 쉽게 놀라고 그것으로 해서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느낄수 있음을 알았다. 이것은 뜨거운 사랑을 하는 연인들이 모두 느끼는 것이리라. 나는 이런 느낌이 영원하기를 마음속으로 빌었다.

어느 비오는 날이였다. 서녕에는 보슬비가 내리고 하늘이 어두침침했다. 하지만 일월산에는 눈이 내려 날리는 눈 때문에 뼈를 에이는 추위가 덥쳐왔다. 이런 때 눈 내리는 날을 보기는 행운이라고 할수 있다. 왜냐하면 10월에 중국에는 그 어디에도 추운 날씨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때 동북은 가을이고 상해는 기온이 30도 정도를 오간다. 하지만 날리는 눈을 맞으며 보는 청해호는 또 다른 경지이다. 맑은 하늘아래서 보는 청해호는 더 아름답고 구름 한점 없는 하늘아래의 청해호는 더 조용해 보인다. 하지만 눈 내리는 청해호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다.

티베트 복장을 한 내 여자친구는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나는 눈 내리는 청해호를 배경으로 내 여자친구의 모습을 영원히 남기느라 정신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초원을 거닐고 호수가에서 시원한 바람을 마주하는 그 아름다움과 그 행복을 무엇이라고 형용할지 몰랐다. 그냥 즐거움이라는 말만 생각났다.

청해호의 유람선에 몸을 싣고 청해호의 대범한 기질과 포용심을 읽고 청해호의 아름다움과 저 먼곳에 있는 산의 웅위로움을 감지한다. 물과 산이 하나로 이어지고 하늘과 물이 또 하나로 되고 마음과 마음이 하나로 되어 이 아름다움을 보고 느낀다. 나는 배머리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아름다운 청해호와 기복을 이룬 설산을 흔상했다.

차를 이용해 호수가를 따라 천천히 움직였다. 차는 우리의 마음을 알기라도 한듯 아주 늦게 굴러가서 우리는 아름다운 경관을 마음껏 흔상했다.

흐린 날 청해호의 호수는 음침해서 회색의 빛을 발산하는듯 하고 역시 흐린 하늘과 일색을 이룬다. 단지 설산만이 하얗게 구름속에 솟아 계속 눈부신 하얀빛을 발산해 보는 사람의 마음을 허둥대게 한다.

우리가 유람선에서 내리니 하늘이 맑아졌다. 아름다운 경관은 아름다운 희망을 주고 아름다운 날씨는 아름다운 기분을 안겨주고 아름다운 애인은 아름다운 미래를 만들어 준다.

사진을 남기고 경치를 구경하고 유람선을 타고 자연을 감수하였다. 곧 청해를 떠나야 하는데도 나는 아쉽지 않았다. 그것은 이미 청해를 만나보았고 청해를 느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한 청해로 하여 나는 행복을 느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