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휘(安徽)성 남쪽에 72산봉과 부지 1200평방킬로미터의 황산이 위치, 이 황산은 기이한 산봉과 다채로운 소나무, 맑은 시내물, 기복을 이룬 구름바다로 유명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황산은 관광명소일뿐만 아니라 여기에서 나는 차도 유명합니다.

황산의 차는 대부분 도화봉과 도화간사이의 운곡사, 송곡암, 자광각, 반산사 등 주변에서 납니다. 이런 곳들은 기후가 따뜻하고 강우량이 충족하고 토지가 비옥하고 거기에다가 아침저녁으로 안개자욱하고 비오는 날에는 온 산에 구름이 낍니다. 하여 이곳의 차나무는 일년 사시절 찬 바람과 뜨거운 해빛을 받지 않고 또한 종일 구름과 안개속에 싸여 있고 꽃향기까지 받아서 내외에 이름이 자자합니다.

또한 여기에는 전설이 깃들어 있습니다.

후에 정지스님이 된 웅개원이 황산에서 현 지사로 있을때 어느 하루 하인 한 명 데리고 황산 구경을 갔다가 저녁늦게 돌다나니 산우에서 주숙할 곳을 찾아야 했습니다. 그들이 멀리서 나는 종 소리를 듣고 찾아가니 산속 깊은곳에 한 스님이 대나무 광주리를 들고 오는것이 보였습니다. 웅지사는 기쁜 나머지 사연을 이야기 했고 그 스님은 자신은 운곡사 스님이라고 하면서 사찰로 길을 안내했습니다. 스님의 뒤를 따라 가던 웅지사는 솔솔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시원한 향기가 풍겨와 참지 못하고 어디서 풍기는 무슨 향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스님은 광주리에 담았던 찻잎을 보여주었습니다. 웅지사는 차잎이 이렇게 향기로울줄을 몰랐다고 감탄했습니다.

조금 지나자 세 사람은 운곡사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해서 보니 운곡사는 빨간 벽에 푸른 기와를 가진, 샘물이 솟아나고 향불이 은은한 소나무속에 위치한 아늑한 사찰이였습니다. 스님은 손님이 자리에 앉자 사람을 불러 차를 따르게 했습니다. 찻잔에 찻잎을 조금 놓고 뜨거운 물을 붓자 열기가 찻잔을 따라 한 고패 돌고는 찻잔 중심에 이르자 곧추 위로 솟아 찻잔으로부터 한 자 정도의 높이에 이르러서 연화모양을 만들었다가 다시 없어졌습니다. 구름과 같은 열기가 서서히 사라지는것과 동시에 실내는 향기로 차넘쳤고 그 공기가 가슴속 깊이까지 스며들었습니다.

웅지사는 종래로 이렇게 향기로운 차를 마셔본적 없었습니다. 웅지사가 이 차 이름이 뭐냐고 물으니 스님은 이 차는 높은 산에서 종일 구름과 안개를 마시고 자란다고 해서 황산 운무차라고 한다고 대답하고, 옛날에 신농이 운무차를 관리하는 선인에게 흰 연꽃 모양의 단을 선물했기 때문에 열기가 연꽃모양을 만든다고 했습니다.

며칠 뒤에 웅지사가 사찰을 떠날때 스님은 황산 운무차 한 봉지와 황산의 샘물을 주면서 황산 운무차는 황산 샘물에 마셔야만 열기가 연꽃 구름을 만든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웅지사가 집으로 돌아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인 태평지사가 찾아와서 그들은 함께 황산 운무차를 마시면서 연꽃 구름을 감상했습니다. 태평지사는 너무도 신기해서 자신도 조금 달라고 해서 황산 운무차를 가지고 갔는데 그는 아부하는 마음으로 황산 운무차를 황제에게 가져다 바치고 자신이 본 연꽃 구름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황제가 황궁의 물을 가지고는 연꽃 구름이 생기지 않아 화가 나서 연유를 물었고 태평지사는 웅지사가 준 차라고 해서 웅지사가 황제앞으로 불려갔습니다. 황제는 다짜고짜 웅지사를 죽이라고 했고 웅지사는 사연을 알고 황산 운무차는 황산 샘물에 마셔야 연꽃 구름이 생기니까 자신이 황산 샘물을 가져다 연꽃 구름을 황제에게 보여드리겠다고 하고서야 겨우 목숨을 살렸습니다.

황산으로 돌아온 웅지사는 그 스님을 찾아가 사연을 이야기했고 그 스님은 황산의 샘물을 가져다 주며 황제에게 연꽃 구름을 보여주라고 했습니다. 웅지사가 가져온 황산의 샘물을 끓여 찻잔에 붓자 흰 열기가 곧추 공중으로 올라가서 연꽃 모양의 구름을 만들었다가 서서이 없어지고 방안에 향기가 가득했습니다. 황제가 그제서야 감탄해 웅지사에게 상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웅지사는 높고 깨끗한 산속에서 자란 차마저도 깨끗한 물과 함께 해야 연꽃 구름을 만드는데 하물며 사람이 어찌 더러운 사람과 함께 하랴하는 마음으로 관리직을 그만두고 황산에 올라 출가했습니다. 웅지사는 정직하고 큰 뜻을 가진다는 의미에서 이름을 정지(正志)스님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