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시(泉州市)는 중국의 동남연해에 위치해 있는데 해외 화교들의 원적지로 유명하며 경내에 아주 풍부한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푸른 하늘과 넓은 바다가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경치를 제외하고도 "세계종교박물관"으로 불려질 만큼 도교, 불교, 이슬람교, 기독교 등 십 여종 종교의 진귀한 유적지들이 널리 산재돼 있습니다. 한편, 천주에는 또 특이한 옷차림과 기이한 혼인풍속 때문에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여성군체가 생활하고 있는데 이들이 바로 혜안녀(惠安女)들 입니다. 오늘은 여러분들과 함께 천주의 혜안녀들을 찾아 그들의 생활상을 직접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음향 1, 파도소리를 배경음악으로)

천주시 교외 혜안현(惠安縣) 경내의 해변가에 이르면 관광객들은 쉽게 옷차림이 특이한 농촌여성들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한결같이 머리에 꽃수건과 큰 삿갓을 썼는데 얼굴의 반정도를 가리고 다닙니다. 겨우 배꼽을 가릴 정도의 짧은 윗옷과 헐렁하면서도 큰 검은색의 바지를 입고 있습니다. 가장 관광객들의 시선을 끄는 부분은 이들의 허리띠인데 대부분 넓고 좁은 천연색의 허리띠나 은으로 만든 허리띠입니다. 이들이 바로 혜안녀들입니다. 사람들은 이들의 머리수건, 짧은 윗옷과 은 허리띠, 넓은 바지를 두고 우스개소리로 봉건머리(封建頭), 절약 윗옷(節約衫), 민주배(民主?), 낭비 바지(浪費袴)라 부르고 있습니다. 혜안녀들의 특이한 옷차림은 국내외 많은 학자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았으며 연구에 대한 열정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들의 형상도 문학가, 예술가들의 문장이나 카메라를 통해 잡지, 신문에 게재되였으며 세계에 까지 널리 알려져 천주의 특이한 인문경관으로 부상하게 되였습니다.

천주를 찾는 관광객들은 대부분 혜안녀들을 직접 찾아보는데 그들 옷차림의 비밀에 각별한 호기심을 가집니다. 기자가 혜안녀들이 머리에 쓰고 있는 삿갓에 무척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을 눈치챈 혜안녀 출신의 수행가이드 첨총평(詹聰萍)은 기자에게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1백여년 전까지만 해도 혜안녀들은 삿갓을 쓰지 않았습니다. 신혼 또는 출산하지 않은 여성들은 바깥출입시 낯선 사람들이 자신의 얼굴을 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머리에 모두 검은색의 면사포를 썼는데 밤에 잠자리에 들어 불이 꺼져야만 면사포를 벗을 수 있었습니다. 사회발전과 더불어 혜안녀들이 노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갈 수록 많아졌습니다. 혜안녀들도 다른 지역 여성들로 부터 삿갓을 쓰는 것으로 비와 바람을 막는 방법을 배우게 되였습니다. 이 때로부터 천주의 해변가에는 머리에 삿갓을 쓴 소녀들의 어엿쁜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더욱 기묘한 것은 시종 몸에서 떠날줄 모르는 삿갓에 많은 혜안 처녀들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계속 혜안녀 첨총평의 소개를 들어봅니다.(음향 2, 첨총평 인터뷰 내용)

"삿갓 속에는 별의별 것이 다 있습니다. 작은 손거울을 비롯해 빗, 사진 등 없는 것이 없습니다. 옷에 주머니가 없기 때문에 모든 물건을 이 삿갓 속에 휴대하고 있습니다. 전에는 밖에 나가 일해서 받은 돈도 이 삿갓 속에 보관했었습니다. 때문에 삿갓은 저희들의 지갑이라고 해도 관언이 아닙니다."

사실 혜안녀들의 삿갓 뿐만 아니라 전신 옷차림의 변화 역시 이들의 근면한 개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옛날 혜안녀들은 허리쪽과 가슴쪽이 넓은 윗옷을 입고 있었는데 긴 옷섭이 무릎에 까지 닿았습니다. 허리에는 또 주름치마를 걸쳐야 했습니다. 후에 남성들과 함께 해변가에서 일해야 하는 수요가 생겨나면서 혜안녀들의 옷차림은 현저한 변화를 보여주기 시작했는데 노동의 편리를 도모하기 위해 옷 소매와 옷자락이 갈 수록 짧아졌습니다.

정문위 선생은 토박이 혜안인입니다. 혜안녀들의 복장 변화를 그는 이렇게 소개합니다. (음향 3 정문위 인터뷰 내용)

"실용적인 측면에서 보면 혜안녀들의 노동 장소가 바다가인 관계로 그들이 입고 있는 옷은 좁은 팔소매와 옷섭이 짧게 설계되였습니다. 모두 해변가에서의 노동의 편리를 추구한 결과입니다. 반대로 바지가랭이는 아주 넓게 설계되였는데 바다물에 들어갈때 걷어 올리기 편리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높은 실용성을 돋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미학적인 측면에서 복장에 사용된 몇 가지 주요한 색상은 또 저마다 각이한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황색은 금색의 백사장과 금색의 해빛을 상징하고 남색은 푸른하늘과 바다를 상징하며 백색은 흰구름을 상징합니다."

만일 천주관광에서 우연히 혜안녀의 결혼식 장면을 목격하게 되면 그야말로 행운이 아닐 수 없는데 혜안녀들의 혼인풍속이 아주 특이하기 때문입니다. 옛날 혜안녀들의 혼인은 모두 부모들이 도맡고 있었습니다. 결혼전에 신부는 미래의 남편될 사람을 한번도 만나보지 못합니다. 지어 상대자가 어디에 사는지 조차도 모릅니다. 더욱 특이한 것은 결혼후 나흘째 되는 날부터 애기를 출산하기 전까지 신부는 줄곧 친정에서 살아야 했으며 1년에 몇 일간만 남편과 함께 있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이 며칠간은 밤중에만 시집에 갈 수 있었고 날밝기 전에는 반드시 친정집에 돌아와야 했으며 면사포로 얼굴을 가려야 했습니다. 혜안녀들은 결혼하고 나서도 애기를 출산한 뒤에야 시집에서 살 수 있었고 진정한 가정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런 풍습 때문에 천주에는 옛날 몇 년간의 부부생활을 하고도 서로 상대방의 얼굴을 보지 못한 기이한 일들이 적지 않게 발생했었습니다. 이런 특이한 혼인은 중국에서도 찾아보기 드문 일입니다.

올해 60여세의 혜안녀 오소금은 지난 과거를 이렇게 회억합니다. (음향4, 오소금 인터뷰 내용)

"저는 20살에 결혼해서 21살에 애기를 낳았는데 애기를 낳은 후에야 시집에 들어가 살 수 있었습니다. 결혼해서 애를 낳지 못하면 시집에서 살 수 없습니다. 시집에 들어가야만 진정한 가정살림을 꾸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이런 멍에와 같은 낡은 혼인풍습은 이미 모두 사라져 버리고 오직 출가시 머리장식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 한 가지 풍속만 계속 남아 내려오고 있습니다.

결혼식날 혜안녀 신부는 일찍 일어나는데 5,6명의 손재주가 좋은 자매들이 모여 신부의 머리를 이쁘게 얹어주고 머리에 여러 가지 색상의 리본과 붉은색 수놓이 실크공 모양의 장식품을 달아줍니다. 통상적으로 이런 머리 장식에는 보통 3-4시간 이상이 소요되는데 이런 풍습은 주로 신부를 감독하기 위한 목적에서 생겨났다고 합니다. 옛날 신부는 결혼3일만에 친정집에 돌아왔는데 그때 만일 신부의 머리결이 헝클어져 있으면 항상 같은 또래들의 웃음거리가 되군 했습니다. 때문에 머리장식을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신부는 보통 신혼3일간을 누워서 잠을 자지 않았으며 갖은 방법으로 신랑과 잠자리를 같이 하지 않으려고 애를 써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에 와서 혜안녀들이 아직도 결혼식날 이런 복잡한 머리장식을 선호하는 것은 단순히 특별함과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위한데 그 목적이 있으며 결혼식에 한번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 보기 위해서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천주 혜안녀들의 독특한 옷차림과 결혼풍속은 줄곧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하나의 중요한 관광자원으로 작용해 왔습니다. 많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들이 무수한 해내외 유람객들을 천주에 불러들이고 있습니다. 백문이 불여 일견이라는 말과 같이 친히 천주를 찾아 직접 천주 혜안녀들의 특이함을 체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번역, 편집: 박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