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컴퓨터와 맺는 인연> 이런 제목으로 중국 흑룡강성 목단강시 리헌노인의 체험담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늙어도 배워야 한다는 이 말의 참뜻이 가는 세월과 더불어 더더욱 가슴 사무치게 안겨옵니다. 더우기 발전하는 세월에 뒤지는 일이 없이 함께 활개치며 살아가자고 보면 옛날에 배워두고 익혀온 지식이나 몸가짐만을 고집할수 없다는 것을 깊이 실감하게 됩니다. 그래서 나는 정보시대의 산물이라고 하는 컴퓨터부터 배우기로 작심했습니다.

2년전의 일입니다. 철도부문에서 일하다 정년퇴직하다보니 한동안 무엇을 했으면 좋을지 막연하기만 했습니다. 젊은 세대들이 컴퓨터요 인터넷이요 하고 열심히 뛰어다니는걸 보노라니 은근히 부럽기도 하고 또 공연히 남의 축에서 빠진것 같은 생각만이 가슴속에 고여들었습니다. 며칠동안 궁리하던 끝에 나는 <신시대컴퓨터학교>로 찾아가 정식으로 입학등록을 했습니다.

나는 초급반에 입학했는데 교실에는 20여명의 학생들이 빼곡이 들어앉았습니다. 모두가 20세좌우의 젊은이들어있습니다. 오직 나 하나만이 60고개를 넘었는데 명실공히 노인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꼭 배우겠다는 구지욕때문이었던지 부끄럽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선생이 키 큰 나를 맨 뒤줄에 가서 앉으라고 했지만 나는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구실을 대고 맨 앞줄에 앉아서 선생님의 강의와 조작을 명심해서 살폈습니다. 필기도 놓칠세라 알뜰하게 했으며 모르거나 의문나는 점들을 제때에 물어깨우쳤습니다. 나이탓인지 젊은이들의 손, 팔과 손가락은 민첩하게 규정된 공간에서 자유로이 오가는데 나의 손가락만은 뻣뻣하기 짝이 없어 남들이 한번 치면 될 걸 나는 열번도 넘어 쳐야 했습니다. 그래도 자존심이라는게 있어서 젊은이들에게 뒤지지 않겠다고 낮이면 부지런히 선생님께서 배우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교과서와 컴퓨터입문을 손에서 놓지 않았습니다.

늘그막의 글공부가 그토록 어려운줄을 미처 몰랐습니다. 돈주고 사서하는 고생, 정신상의 긴장감으로 오는 압력, 체력상의 소모도 큰 어려운 노동이었습니다. 혹시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 세수를 할라치면 코피가 흐르고 입술도 갈라터져 식사하는 것 조차 귀찮을 때가 많았습니다. 이렇게 한달이란 시간이 지나고보니 어린애가 첫발을 옮겨 디디듯 각 부분품의 명칭을 외울수 있게 되었고 건판우에 놓이는 손가락의 활동위치도 제대로 가는 것 같았습니다. 몇달이 더 지나가니 그 조작이 서툴기는 하지만 그런데로 영어, 한어, 조선어 3국문자로 간단한 문장들을 타자도 할수 있었습니다.

컴퓨터에 깊이 파고들어가니 그 재미란 이루다 말할수가 없었습니다. 편지도 글짓기도 컴퓨터로 하고보니 원고지에 다시 옮겨쓰는 그런 품을 따로 들이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거기에다 자식들의 컴퓨터학습도 지도할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나는 때론 CD로 노들강변이나 <고향의 봄>같은 노래도 흔상합니다. 컴퓨터 유희종목은 끝없이 많습니다. 나는 늘 간단한 트럼프번져맞추기와 지혜롭게 지뢰를 파내는 놀음으로 쉼을 즐깁니다.

지난해 9월, 나는 할빈철도국에서 주최한 <계산기지식 100제 유상콩클>에 참가했습니다. 비록 등수에 뽑히지는 못했지만 나의 능력을 검증받았다는 의미에서 좋았습니다. 이런 경험이 있은후 나는 컴퓨터를 네트웍에 접속시켰습니다. 그리하여 지난해 상해 국방전략연구소와 전국 국방교육네트에서 주최한 <전국국방지식유상콩클>에 참여했는데 100점이란 좋은 성적을 따내여 <장려증서>를 수여받았습니다.

컴퓨터와 인연이 맺어지면서 글 쓸 욕심도 부쩍 늘어났습니다. 지난해 60여편의 글들이 여러 신문, 잡지들에 발표되었는데 컴퓨터의 득을 많이 보았습니다. 지금 컴퓨터는 이미 나의 훌륭한 스승이요 벗으로 되었습니다. 컴퓨터는 나의 두 손과 두 눈을 뜻있게, 그리고 유용하게 단련시켜주면서 나의 노년생활을 더욱 충실하고 뜻있게 가꾸어주고 있습니다.

녜, 지금까지 <컴퓨터와 맺은 인연> 이런 제목으로 중국 흑룡강성 목단강시 리헌노인의 체험담을 보내드렸습니다.

(번역, 편집: 림봉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