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남부의 운귀고원 지역에서는 일종의 오래된 예술형식인 갈대생황춤이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갈대생황은 음색이 부드럽고 곡조가 경쾌하며 춤은 무용기교가 출중하고 풍격이 다양합니다. 밝혀진데 의하면 갈대생황춤은 이미 2천여년의 역사를 가졌는데 중국민간예술의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려지고 있습니다. 얼마전 기자는 다행히도 갈대생황춤이 비교적 완정하게 보존돼 내려오고 있는 귀주성을 찾아 묘족 갈대생황춤의 매력을 직접 한번 몸으로 체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여러분들을 중국 서남부의 귀주성 묘족 집거구로 안내합니다.(음향1: 갈대생황 연주 현장음)

지금 여런분께서 듣고 계시는 벅적거리는 음향은 기자가 귀주성 수성(水城)지구 묘족 마을의 전통명절- 도화절(跳花節) 행사장에서 현장음을 녹음한 것입니다. 도화절은 기원15세기에 생겨났으며 묘족 선조들이 한차례 전투에서 거둔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이 날이 되면 수 만명에 이르는 묘족민들이 여러 마을에서 "화장(花場)"이라고 불려지는 특정된 행사장에 모여 경축행사를 가집니다. 행사중에서 가장 주요한 의식은 꽃나무를 심는 것인데 이들은 정성껏 선별한 한 그루의 진달래를 행사장 중앙에 옮겨 심는 것으로 선조들에 대한 숭경의 마음과 아름다운 생활에 대한 동경을 표현합니다. 또 묘족의 후손들이 대대손손 이 나무마냥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면서 번영하기를 기원하는 좋은 뜻도 담겨져 있습니다.

꽃나무를 심는 전반 과정은 시종 갈대생황춤을 동반하는데 무용표현 역시 행사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행사가 시작되면 선별된 꽃나무가 갈대생황춤 무용단의 인도를 받으며 행사장을 세바퀴 도는데 이때 수 십명의 갈대생황춤 무용대원들은 한편으로 갈대생황을 불면서 한편으로는 춤을 춥니다. 무용에는 회전 도약과 역방향 도약 등의 여러 가지 복잡한 동작도 들어있어 공연 대원들은 갈대생황 연주의 조화로움을 보장함과 동시에 무동동작의 일치성을 살리는데도 신경을 써야합니다.

입장식이 끝나면 꽃나무는 덕망높은 마을 여러 노인분들의 감독하에 행사장 중앙에 심어지게 되는데 식수행사 뒤에는 또 정중한 술따르기 순서가 기다립니다. 어여뿐 묘족 소녀들이 노인분들과 경축행사장을 찾은 귀빈들에게 좋은 술을 한잔씩 따라 올리는데 이때에도 시종 갈대생황춤이 동반됩니다.(음향2: 권주가, 갈대생활 연주 음향)

묘족 소녀들의 아름다운 노래소리 속에서 갈대생황춤 무용단의 한 리더 무용수는 6개의 큰 사발로 땅위에 직경 1미터 정도의 원을 만들어 놓습니다. 그는 원 밖에 서서 뒤로 허리를 굽혀 머리를 원 안쪽에 들여보내며 신체로 호선을 그리는데 그 모양이 아치형 다리를 방불케합니다. 더욱 사람을 감탄시키는 것은 이런 상태에서도 그는 갈대생황을 불면서 연속적인 신체회전과 더불어 시계바늘처럼 사발이 놓여진 원을 따라 돈다는 것입니다. 동작이 아무리 어려워도 갈대생황이 입에서 떨어지지 않고 곡조가 끊기지 않습니다. 주변을 둘러싼 관객들이 일제히 갈채를 보내자 갈대생황은 한층 경쾌한 소리로 화답합니다. 기타 무용대원들도 주변에서 생황연주나 춤으로 격려를 보내며 분위기를 돋굽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갈대생황 음악과 무용이 하나가 되는 이런 예술형식은 어느덧 행사장을 찾은 모든 관광객들의 절찬을 이끌어냅니다.

동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귀주성 육반수시(六盤水市)문공단 단장 구양명(歐陽明) 선생은 기자에게 방금 묘족 총각들이 보여준 춤이 바로 유명한 "곤산주(滾山珠)" 무용이라고 소개합니다.(음형3: 구양명 인터뷰 내용)

"갈대생황춤의 곤산주 무용은 간단한 무용동작만이 아닙니다. 많은 서커스 기교도 들어가 있는데 텀블링(疊羅漢) 등이 대표적입니다. 가장 특점은 연주와 동시에 춤을 추는 것인데 자신이 자신을 반주해주고 자신이 직접 춤을 추는 것입니다.>

"곤산주" 무용의 내력에 관해서 구양명 선생은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전하는데 의하면 묘족의 선인들이 포위망을 뚫는 어느 한차례 전투에서 청년들이 헌신적으로 몸을 굴려 가시덤불을 제거하는 것으로 노약자들과 부녀자 그리고 어린이들을 위해 길을 개척했는데 사람들은 이들의 용감한 장거를 기념하기 위해 이들의 동작을 모방해 '곤산주"라는 무용을 만들어 냈다고 합니다. 이 춤은 한 명이 독무로 표현할 수도 있고 여러 명이 함께 군무로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춤은 희곡이나 서커스 등 예술형식에서 일부 고난이도의 아슬아슬한 동작을 빌어 묘족의 호방하면서도 강인한 민족성격을 그대로 잘 펼쳐보이고 있습니다.

귀주성 수성지구의 갈대생황무용단은 이미 갈대생황춤을 미국이나 카나다에 까지 전했습니다. 이들의 춤을 감상한 외국 관객들은 한결같이 감탄을 금치못하며 갈대생황춤을 "묘족의 테크노 댄스"라고 표현했습니다. 단장 축흥영(祝興榮) 선생은 묘족의 어린이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모두 갈대생황춤을 출 수 있다고 소개합니다.(음형4: 축흥영 인터뷰 내용)

<저희 대원들중 나이가 가장 어린 대원은 8살이고 나이가 많아야 24~25살입니다. 묘족들은 막 걸음발을 타기 시작하면서 어른들로 부터 생황연주를 배우는데 우리는 그중에서도 우수한 사람들을 선발합니다. 선발기준은 서부 묘족의 '왜장무(矮?舞)를 출 수 있어야 합니다.>

축흥영 선생이 말하는 "왜장무"가 바로 앞에서 언급했던 "곤산주" 무용입니다. 많은 후선인들을 제치고 갈대생황 무용단에 입단하게 된다면 당지 어린이들한테는 더없는 행운입니다. 한층 놀라운 점은 이들중 많은 사람들은 또 갈대생황 제작의 고수라는데 있습니다.

갈대생황은 생두(笙斗), 관, 리드와 공명통 등 4개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생두는 보통 소나무나 삼나무로 만들어집니다. 생두의 규격은 악기에 따라 서로 다른 편이며 짭은 것은 20cm 정도고 긴 것은 2~3m에 달하기도 합니다. 관은 일반적으로 가늘고 긴 백죽(白竹)을 재료로 쓰는데 6관 짜리 생황이 많고 가끔 4관이나 8관 짜리 생황도 있습니다. 축흥영 선생은 이어서 갈대생황 제작 역시 묘족 어린이들이 어려서 부터 익히는 한가지 손재간이라고 소개합니다. (음향5: 축흥영 인터뷰 내용)

<생두를 만드는 과정이 가장 어렵고 그 다음이 리드입니다. 대나무 선별에서도 길어도 안되지만 조금 짭아도 안됩니다. 판단 방법은 입으로 공명통에 대고 불어봐서 나는 소리가 표준음과 같으면 되는 것입니다.>

축흥영 선생은 갈대생황이 제작을 마치고 나면 가장 중요한 것은 테스트 통과

즉 소리를 들어보는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이는 완전히 제작자 자신의 경험에 의해 청각으로 음조의 정확성 여부가 판단됩니다. 이 때문에 제작자 자신 역시 갈대생황의 뛰여난 연주자여야만 합니다.

점차 어둠이 깃들기 시작하자 행사장 중앙에는 큰 우등불이 지펴졌습니다. 묘족민들은 격앙과 은은함 사이를 오가는 갈대생황의 음악 속에서 자유롭게 춤을 추거나 무릎을 맞대고 귀속말을 주고 받습니다. 개별적으로 활달한 묘족 처녀들은 관광객들을 초청해 함께 춤도 즐겨봅니다. 그러나 저는 아쉬움을 뒤로 귀로에 올라야만 했습니다. 가이드는 전통에 따라 묘족의 도화절은 연속 7박7일간 계속 된다고 알려줍니다. 아름다운 갈대생황 무용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청춘남여들을 이어줬고 또 얼마나 많은 사면팔방에서 모여든 관광객들을 매료했는지 모릅니다.

(번역, 편집:박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