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건성(福建省) 무이산(武夷山)에 가면 품질이 아주 좋은 명차가 있는데 그 이름을 불지춘(不知春)이라고 합니다. 봄을 모르다는 의미의 불지춘에는 이런 전설이 깃들어 있습니다.

전하는데 의하면 먼 옛날에 한수당(寒秀堂)이라고 하는 한 서생이 차를 목숨처럼 아껴 책은 "차경(茶經)"을 읽고 시는 차에 관한 시를 읊고 글은 차에 관한 글을 쓰고 차를 마셨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무이산이 경치 아름답고 물좋고 차가 향기롭다는 말을 듣고 직접 무이산을 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무이산에 도착한 때는 청명, 곡우가 금방 지난 때라 봄차를 다 딴 뒤였습니다.

흥이 깨진것은 두말할것도 없었으나 그는 아름다운 무이산의 경치에 끌려 이곳저곳 거닐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구곡변(九曲邊)에서 수선차(水仙)를 보고 구룡곡(九龍谷)에서 대홍포(大紅袍)차를 보고 또 백계관(白鷄冠) 등 많은 명차나무를 보았지만 찻잎은 다 딴 뒤었습니다.

그가 천유봉(天遊峰)기슭의 큰 암석아래에 이르렀는데 어디선가 기이한 향이 풍겨왔습니다. 그 향은 난의 향같기도 했고 계수나무의 향같기도 했는데 상큼하면서도 짙었습니다. 향기를 따라 가보니 그늘진 암석사이로 큰 차나무가 자라나 있었고 크고 두터운 찻잎이 가득 달려 바람따라 한들거리며 푸름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한수당은 "봄이 지나 이제야 움이 트니 그야말로 불지춘이로다."라고 시를 읊었습니다. 시읊기가 끝나기 바쁘게 동굴가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머리를 돌려보니 발간 옷을 입은 한 처녀가 차 광주리를 들고 서서 "감사합니다. 불지춘이라는 이름이 너무 좋습니다. "라고 하고는 자신은 해마다 이 찻잎을 따는데 이름이 없었다가 오늘 좋은 이름을 가지게 되어 아주 기쁘다고 사연을 이야기 했습니다. 한수당은 계면쩍어서 "그냥 읊어본 시였는데 아가씨가 좋으시다면 불지춘이라고 하지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로부터 불지춘이 아름다운 이름을 가지고 멀리까지 향을 풍기며 내외에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번역, 편집: 이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