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일요일 중국음악에서 인사드리는 박은옥입니다.

피리는 오랜 역사를 가진 중국의 전통 민족악기인데 음색이 맑고 제작이 간단하며 가격이 싸고 연주가 쉬어 많은 중국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한편 아름다운 피리소리는 항상 사람들로 하여금 때묻지 않은 순수한 자연과 동년의 꿈을 떠올리게 만들면서 영혼을 맑게 해줍니다. 오늘의 일요일 중국음악은 중국의 저명한 피리 연주가 고 조송정(趙松庭) 선생이 직접 창작하고 연주한 피리곡 몇 곡을 감상해 보는 시간으로 꾸며봤습니다.

(<무강 풍경>를 배경음악으로)

지금 여러분들께서는 피리곡 <무강 풍경>을 감상하고 계십니다. 이 곡은 피리 연주가 조송정 선생이 중국의 절강민가를 소재로 창작한 곡인데 곡조가 부드럽고 유창하며 서정적입니다. 조송정 선생은 무강 연안의 아름다운 경치를 묘사하는 것으로 고향 산천에 대한 자신의 사랑과 찬미의 감정을 표현했습니다. (

조송정 선생은 중국 절강성의 한 지식인 가정에서 태여났습니다. 그는 9살 부터 피리를 불기 시작했는데 14살 때에는 무대에 올라 공연도 할 수 있게 되였습니다. 어린 시절, 조송정은 자주 고향의 민간예술인들을 따라 다니면서 연주기교를 배웠는데 중국의 풍부한 민간음악에서 많은 자양분도 섭취했습니다. 이는 그가 향후 자신의 예술풍격을 형성하고 음악예술 분야에서 뛰여난 성과를 이룩하는데 튼튼한 기초로 작용했습니다.

조송정 선생은 일찍 소학교, 중학교와 사범학교의 음악교원으로 재직하면서 음악사업에 큰 뜻을 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법관이였던 아버지의 강압에 못이겨 그토록 사랑하던 음악을 중단하고 사법공부를 시작해야만 했으며 상해법학대학에 입학해 법률을 전공하게 됩니다. 이 때에도 조송정 선생은 마음 속으로 오로지 피리만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1949년, 조송정 선생은 의연히 법률공부를 중단하고 문공단에 입단하게 되는데 이 때로 부터 그의 예술재능은 충분하게 발휘되기 시작합니다. 1954년, 조송정 선생은 중국의 동북지역에서 한동안 생활하게 되였습니다. 매일같이 그림같은 산천을 마주하고 사람들의 즐거운 노동장면과 생활모습을 관찰하고 있던 그는 피리 독주곡 <아침>을 창작해냅니다. 얼마뒤, 이 곡은 1956년 "중국음악주간" 공연무대에 올려져 중국의 음악계를 놀래우면서 그의 조기 대표작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피리 독주곡 <아침>은 아름답고 서정적인 곡조로 돋는 아침해와 온갖 새들의 지저귐 소리 그리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날의 경치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피리는 남, 북 두 개 분파로 나뉘어지는데 남쪽파의 연주 풍격에서는 아름다움, 우아함과 화려함이 돋보이고 북쪽파의 연주는 호방함, 명랑함과 강인함을 살립니다. 조송정 선생은 남북 분파의 한계를 타파하고 이들의 장점을 받아들인 기초상에서 일부 서양 플루트의 연주기교 까지 가미시켜 부드러움 속에서 강인함이 묻어나고 부드러움과 강인함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룬 짙은 향촌 분위기의 절강파 풍격을 탄생시켰습니다. 그외 그는 또 새납의 특별한 순환호흡법을 피리 연주에 도입시켜 피리의 표현력을 크게 놓여 주었습니다. 이어서 감상하실 피리곡 <유수판(流水板)>이 바로 이런 순환호흡 기교를 이용해 연주한 곡입니다.

(<유수판>을 배경음악으로)

이 곡은 중국의 전통경극 <소삼기해(蘇三起解)>의 곡조를 소재로 활용한 곡인데 피리가 경극의 노래 곡조를 생동하게 모방하고 있고 또 끝부분에 응용된 순환호흡 기교가 단숨에 한단락의 긴 곡조를 연주해 내면서 사람들에게 아주 특별한 정취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조송정 선생이 어린시절 대량의 중국 민간음악을 접했던 관계로 그가 창작한 작품은 대부분 절강지역의 희곡이나 민가를 소재로 많이 활용했습니다. 이런 원인으로 짙은 절강 민간음악풍격이 그의 대부분 작품의 특색으로 자리잡게 되였습니다. 피리곡 <삼오칠(三五七)>이 바로 이런 유형 작품의 대표작입니다.

피리곡 <삼오칠>은 조송정 선생이 절강성의 지방극인 무극의 노래 가락을 참조해 창작한 곡인데 선율이 유창하고 화려하며 리듬에 변화와 기복이 많습니다. 악대 반주와 피리 독주가 조화롭게 잘 어울려 농후한 민족특색의 복조(復調) 구도를 형성하면서 호응적인 교체연주로 유창하고 화려한 선율에 일종의 경쾌한 정서를 보태주어 사람들에게 한결 청신한 느낌을 줍니다. 

그후, 조송정 선생은 다시 절강성예술학교로 자리를 옮겨 피리교사로 음악교육사업에 종사할 수 있게 되였습니다. 비록 조송정 선생의 피리 연주기교가 민간에 바탕을 두고 종래로 음악대학에서 전문교육을 받아보지 못했지만 그의 문학적인 수양과 과학기술지식은 상당히 박식한 편이였습니다. 때문에 그의 교학은 과학성이 강했고 편찬 교재도 간단명료했으며 엄밀한 결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조송정 선생은 선후로 <죽관원류(竹管源流)>, <중국 피리예술의 계승과 발전> 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고 <조송정의 피리>, <적예춘추(笛藝春秋)> 등 저서도 출판했습니다.

오늘의 끝곡으로 조송정이 창작하고 연주한 피리곡 <분망한 차잎따기(采茶忙)>를 보내드립니다. 이 곡은 남북 피리의 연주기교를 하나로 융합시켜 부드럽고 경쾌한 선율로 차밭의 아름다운 풍경과 차잎를 따는 처녀들의 즐거운 노동장면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중국의 저명한 피리 연주가 고 조송정 선생이 창작하고 연주한 피리곡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오늘의 일요일 중국음악 여기서 모두 마칩니다. 저는 다음주 같은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