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부의 절강성 온주시는 1천3백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옛상업도시로서 자고로 경제가 아주 번영했습니다. 특히 최근 20여년래 총명한 온주인들은 중국 개혁개방 정책의 고무하에 상업분야에서 더욱 큰 새로운 성공을 이룩하면서 한층 세인들의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온주는 특히 수공업이 유명합니다. 생산된 제품이 전국 각 지에 팔려나가면서 온주는 일약 중국의 가장 부유한 도시중의 하나로 부상하게 되였습니다. 오늘은 여러분들과 함께 온주를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음향1, 강남민악을 배경음악으로)

온주의 크고 작은 길거리를 거니노라면 촘촘히 올려진 간판들로부터 이 도시의 짙은 상업분위기를 느끼게 됩니다. 중국의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온주도 경제 발전과 더불어 도시건설에서도 눈부신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고층빌딩들이 수풀처럼 일떠서고 고속도로가 사통팔달했으며 빅토리아 대주점을 비롯해 세기광장, 온주박물관 등 대표적인 건축물들이 도시를 밝게 빛내주고 있습니다.

도시의 현대적인 분위기를 체험하면서 사람들은 또 저도 모르게 온주가 가지고 있는 짙은 문화적인 정취와 옛스러운 분위기도 감지하게 됩니다. 온주시 중심의 가장 번화한 5마가에는 백여년 세월의 풍파를 겪어온 유럽식 건축물이 있는데 지금도 여전히 매력적인 자태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거리옆 작은 골목에 들어서면 바로 수공예 제품을 생산하는 작업장들이 한눈에 안겨오는데 마찬가지로 전통 수공예 생산방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습니다. 생산규모는 비록 크지 않지만 순수 수공으로 만든 그들의 제품은 품질이 좋고 가격이 쌉니다.

이런 작업장이 바로 온주의 특색을 대표하고 있으며 온주로 하여금 <백가지 공예의 고향>이라는 미명을 가지게 만들었습니다. 그중 구수（??）와 회양목(黃楊)조각은 온주의 가장 이색적인 수공예품으로 많은 유람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구수의 탄생지가 온주이고 또 온주가 구강(?江)연안 도시로 유명해진 만큼 구수는 소주의 소수, 호남의 상수, 사천의 촉수, 광동의 월수, 베이징의 경수와 더불어 중국의 6대 자수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구수는 원래 온주의 고대 여성들의 수놓이 습작에서 유래됐는데 자수 기법이 엄밀하고 도안이 세밀하며 색채가 화려해 짙은 지역문화의 특징을 띠고 있습니다. 기원17세기 때부터 온주에는 벌써 수놓이 작업장이 있었는데 흥성기에는 성안에 수놓이 숙련 노동자들만 6백-8백명이 있었다고 합니다.

구수의 내용을 보면 중국 전통의 꽃과 조류가 있는가하면 장수 노인, 시녀, 준마 등의 평면도안이 있고 서양 명화나 건축물 도안도 있어 풍부하고 다채롭습니다. 온주의 주요 상업가인 5마가, 오교로, 인민동로 등지에서 관광객들은 쉽게 정교한 구수공예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음향2 강남민악을 배경음악으로)

구수에 이어 회양목 조각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회양목조각은 중국민간의 한가지 유명한 목조공예품인데 회양목을 조각재료로 이용하였다하여 불려지게 된 이름입니다. 회양목은 목질이 단단하고 윤택이 나며 따뜻한 분위기의 누른색입니다. 회양목은 생장속도가 아주 느리고 전통 조각방법의 재료선택 또한 매우 엄격하기 때문에 완성품은 더욱 희소합니다. 조각가 엽소천 선생은 이렇게 소개합니다. (음향3, 엽선생과의 인터뷰)

<재료의 제한으로 저희 회양목조각은 줄곧 작고 깜직한 풍격만 추구해 왔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세기 7,80년대에 이르러 외지에서의 원재료 구입이 가능해지고 또 굵은 원목도 일부 사들일 수 있게 되면서 대형 작품도 구상할 수 있게 되였습니다.>

지금 회양목조각품을 경영하고 있는 온주의 가게들에서는 대부분 두가지 부동한 풍격의 작품들이 진열돼 있습니다. 한가지는 아주 정교한 공예에 부드럽고 섬세한 표면을 자랑하는 작품인데 인물의 얼굴표정이나 옷소매의 미소한 주름에 이르까지 모두 진짜에 가까운 것을 추구한 전통 회양목 조각입니다. 다른 한가지 유형의 조각작품은 윤곽이 거칠고 호방하며 인물의 겉모습 보다는 정신상태의 표현에 많은 비중을 두는데 과장수법을 즐겨 사용합니다. 줄곧 나무조각 예술사업에 종사해오고 있는 고공박(高公博) 선생의 소개를 들어봅니다.(음향4: 고공박 인터뷰 내용)

<지금의 회양목 조각작품은 섬세하고 정교한 전통적인 조각기법에서 점차 재료 자체의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현대적인 표현방법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통상적으로는 회양목을 쪼개서 나타나는 무늬를 근거로 미학적인 요소들을 찾아내는데 현대예술과 호흡을 같이 하면서 호방하고 소탈한 사의(寫意)에 비중을 많이 둡니다.>(음향5: 강남민가)

온주의 이색적인 가게들을 돌아보고나면 붐비는 도심을 벗어나 풍부한 문화적인 정취가 풍기는 온주근교의 자연을 한번 찾아보는 것도 바람직한 선택입니다.

온주에서 20여 킬로미터 떨어진 영가현(永嘉縣)은 경내로 한갈래의 맑은 강이 구불구불 흘러 지나고 있는데 이 강이 바로 온주의 유명한 자연풍경구인 남계강(楠溪江)입니다. 남계강 연안은 풍경이 아름답고 명소가 많아 자고로 부터 "36개 만, 72개 여울"로 형용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성을 띠고 있는 명소는 남계강 연안에 분포돼 있는 2백여개 마을인데 대부분 명나라, 청나라 때의 고대 건물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 풍부한 문화정취를 발산하고 있습니다. 암두촌(巖頭村)이 바로 그중에서 제일 큰 마을입니다.

암두촌에 들어서면 마치 하나의 고전 강남원림을 찾은듯한 기분입니다. 5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마을안 수로에서는 여전히 밝은 물이 흘러지나고 있었습니다. 더욱 기묘한 것은 남계강 연안 마을중 유일하게 암두촌만이 고대에 벌써 가게가 설치돼 있던 마을이라는 점입니다. 암두촌에서 사람들은 쉽게 특이한 골목길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비록 골목이 그다지 넓지는 않지만 긴 회랑이 설치돼 있어 바람이나 비를 막아주고 더위를 피해 서늘하게 바람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곳이 바로 암두촌의 상업가입니다. 전하는데 의하면 옛날 이 곳은 인파가 붐비고 상인들이 운집해 있는 아주 번화한 거리였다고 합니다. 촌민 김가촌(金可村) 선생은 이렇게 소개합니다.(음향6: 김가촌 인터뷰 내용)

<이 거리는 원래 저희 동남연해 각 진(鎭)들에서 온주에 가려면 반드시 경유해야 하는 길목이였습니다. 명나라 말년 청나라 초엽에 이르러 오고가는 길손들과 상인들이 많아지면서 상업거리로 변모돼 지금까지 남아내려오고 있습니다.>

암두촌의 아름다운 산수풍경과 풍요로운 전원에 독특한 상업문화가 합쳐져 지금은 또 많은 관광객들 까지 불러들이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온 관광객 데비스 여사를 직접 만나봤습니다.(음향7: 데비스 인터뷰 내용)

<이 곳은 경치가 아주 아름답고 모든 것이 보존이 잘 돼 있습니다. 더욱 특별한 의의를 가지는 것은 사람들이 진짜로 이 곳에서 생활하고 있는데도 보존이 이처럼 잘 돼 있다는 것입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모습을 보고 싶어 합니다. 이는 중국에서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한가지 좋은 방법입니다.>

네, 지금까지 중국 동부연해의 절강성 온주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번역, 편집:박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