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력 십재자"는 당대종(唐代宗) 대력(大歷)년간과 당덕종(唐德宗) 정원(貞元)년간에 활동했던 당나라의 대표적인 젊은 시인들을 일컫는 표현입니다.

전기(錢起), 노륜(盧綸), 길중부(吉中孚), 한익(韓翊), 사공서(司空曙)와 묘발(苗發), 최동(崔?), 경위(耿?), 하후심(夏侯審) 그리고 이단(李端)이 당시 "대력 십재자"에 속했던 젊은 시인들입니다.

대력 초년이 되여 안록산과 사사명의 반란은 거의 평정되였으나 국력이 많이 쇠퇴해지면서 전성기 때의 기상은 거의 사라져가고 있었습니다.

민심이 흩어졌고 사회가 혼란했으며 대부분 사람들은 여전히 안정된 생활을 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문인들 역시 진급과 강직 등의 원인으로 방랑생활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한편, 왕성한 활동을 펼쳤던 왕유(王維), 이백과 두보 등 대시인들이 선후로 이 시기를 선택해 잇따라 세상을 하직했습니다.

시대의 흥망성쇠는 전성기의 풍요로움과 풍류를 겪었던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으며 이는 다시 사회에 대한 사람들의 소극적인 자세로 이어졌습니다.

"대력 십재자" 중의 대부분 시인들은 당나라 전성기에서 청춘을 보냈었는데 우국애민의 전통 문인관념과 열정으로 사회를 지켜보면서 현실개변을 통해 자신들의 이상과 포부를 실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현실과 이상은 너무나도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고통스러운 현실과 문인들 고유의 연약한 성격 때문에 이들의 포부와 이상은 곧바로 개원성세(開元盛世)와 천보성세(天寶盛世)에 대한 그리움으로 이어졌고 혼잡한 현실속에서 평화와 안정을 찾아보려는 소망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들은 공훈을 세우고 업적을 쌓기 위해 분발노력해야 한다던 기백을 버리고 심리적으로 새로운 평형을 찾기 위해 애썼습니다. 점차 이상을 상실하고 낭만적이던 격정과 생활의 방향을 잃어가야만 했습니다.

당시의 개관적인 사회환경도 안정적인 생활과 평탄한 벼슬길을 바라던 이들의 욕구에 만족과 보장을 줄 수 없었습니다. 이들은 시가의 주제와 기조도 광활한 사회소재에서 개인생활 위주의 생노병사나 이별과 만남, 기쁨과 슬픔에만 국한시켰습니다.

낙양, 장안 등지의 문인들은 더더욱 시대의 질고를 헤아리지 않고 자주 성대한 모임에 모습을 드러내고 술잔을 주고받으며 시문을 읊는 것으로 자신들의 예술 수양과 우아함을 과시했습니다.

당시 불교와 도교가 극력 제창하고 있던 사욕없는 깨끗한 생활취향이나 속세를 벗어난 양생철학 등도 문인들에게는 설득력 있는 사조로 다가갔습니다.

이 시기에 나타난 영향력 있는 작품중 대부분은 자연 산수의 평안함이나 그윽함 지어 쓸쓸함과 적막함으로 인생에 대한 감탄과 내심의 슬픔만을 묘사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이 시기는 당나라 문학의 저조기였는데 시가 발전에서 뚜렷한 공적을 쌓지 못했으며 대시인도 탄생시키지 못했습니다.

통치계급을 노래한 시가나 경물에만 미련을 둔 시가, 한가한 심정과 생활을 묘사한 시가 등은 어느 정도 사회 현실을 덮어두고 사회 모순을 완화시키는 역할도 발휘했습니다. 한마디로 "대력 십재가"는 당시의 사회 배경하에서만 배출이 가능했던 현상인 것입니다.

(번역, 편집:박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