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간에서는 전통 명절인 정월 대보름을 위 상(上)자와 으뜸 원(元)자를 같이 써서 상원(上元) 또는 상원절(上元節)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1년중 가장 먼저 맞는 보름이고 큰 달이 뜨기에 이르는 말입니다.

또 이 날이 되면 연등놀이와 더불어 으뜸 원(元)자와 밤 소(宵)자가 합쳐진 원소(元宵)라는 명절음식을 먹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원소절로 불려지기도 합니다.

원소는 소가 들어간 새알심 또는 경단 모양의 명절음식입니다. 물에 삶아 탕과 함께 먹는 둥근 모양의 음식이란 뜻에서 끓일 탕(湯)자와 둥글 원(圓)자를 부쳐 탕원(湯圓)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이 명칭이 원세개(袁世凱)의 군주제 복벽 음모에서 유래되였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민국(民國) 원년, 원세개는 신해혁명(辛亥革命)의 과실을 절취해 민국 대총령에 취임하는데 성공합니다. 그러나 원세개의 야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는 매일같이 황제가 되려는 야심을 실현하기 위해 개헌을 시도합니다.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행위는 민중들의 강렬한 불만과 반발을 자아냈습니다. 다음 해, 원소절이 가까워오자 베이징 성내 곳곳에서는 예나 다름없이 "원소"를 파는 상인들의 사구려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광경을 접하게 되자 원세개는 바로 원소의 으뜸 원자와 자신의 성인 옷 길 원(袁)자가 동음이고 원소의 밤 소(宵)자와 한자의 꺼질 소(消)자가 같은 발음이라는 생각이 들어 각별히 불안해 졌습니다. 마치 자신의 퇴출을 주장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또 평소 쌓여 있던 민중들과의 원한을 연상시키자 "원소"라는 이름이 더욱 자신에게 불길하게만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되자 원세개는 즉각 령을 반포해 1913년 원소절 부터는 더이상 "원소"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며 대신 "탕원(湯圓)"이라는 새로운 표현을 쓰도록 요구했습니다.

그후 사람들은 이 사건을 회억하면서 특별히 해학시를 지어 원세개를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시로 원자(圓子)를 읊음은 전대 왕조에서 생겨난 일, 물이 끓어 익으면 원자는 물위에 떠오르네. 홍헌(洪憲) 당시 금령이 내려져, 골목거리에서 사구려 소리로 원소를 웨칠 수 없었네."

사실, 원소를 탕원이라 부름은 원세개가 발명한 것이 아닙니다. 탕원이라는 이름은 명나라 때에 벌써 있었습니다. <명궁사(明宮史)>에도 정월 초아흐레 날부터 베이징 사람들은 원소를 먹는다는 기재가 있었는데 이런 표현을 썼습니다.

"원소는 찹쌀가루로 만들어지는데 소로 호두 속살이나 설탕, 산사 등을 쓰며 그 위에 물을 뿌린 다음 찹쌀가루에 굴려서 호두 크기로 모양을 낸다. 강남일대에서는 탕원으로 불려지기도 한다"는 등 내용입니다.

역사 기재에 따르면 명절 음식으로써의 원소는 늦어도 송나라 때에는 이미 존재했습니다. 송나라 주필대(周必大)가 쓴 <평원속고(平園續稿)>에 "정월 대보름날이면 부원자(浮圓子)를 끓여 먹는데 전대에는 없었던 음식인듯 하다……"는 묘사가 있습니다.

송나라때 시인 강백(姜白)의 시 <원소를 읊으며(詠元宵)>에도 "귀객은 문발 들어 거리 살피며, 시중 진품 고대하네>라는 시구가 있습니다. 고증으로 "부원자"와 "시중 진품"은 모두 원소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처음에 사람들은 원소를 으뜸 원자에 아들 자자를 부쳐 "원자(元子)"라 불렀는데 찹쌀가루로 만든 일종의 경단으로 소 없이 그냥 설탕물에 삶아서 먹었습니다.

남송때에 이르러서야 사람들은 이런 "원자"에 물엿으로 소를 넣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궁근 찹쌀떡은 끓는 솥에서 익기 시작하면 떳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합니다. 이 때문에 "원자(圓子)"을 "부원자(浮圓子)" 또는 "탕원(湯圓)"으로 부르게 되였습니다. 그 뜻은 물위에 뜨는 원자와 탕과 함께 끓이는 원자라는 것입니다.

(번역, 편집:박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