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일요일 중국음악에서 인사드리는 박은옥입니다.

들꽃 향기는 하늘의 향기란 말이 있습니다. 아무런 곳에 아무렇게 피여 있어도 항상 오고가는 바람에 소박한 향기를 실어보내고 스치는 사람들에게 막연한 감동과 줄거움을 줍니다. 우리의 민족음악이 바로 이런 들꽃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의 일요일 중국음악은 여러분들께 중국의 유명한 작곡가 당건평(唐建平)과 그가 창작한 민악작품을 소개해 드리는 시간으로 마련해 봤습니다.

[음향1: <빠른 패턴(急急如令)를 배경음악으로>

지금 여러분께서는 당건평이 창작한 민악합주 <빠른 패턴>의 한 단락을 듣고 계십니다. 이 곡은 현실생활을 소재로 창작된 작품입니다. 사회 발전과 더불어 사람들의 생활절주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고 이에 따르는 압력이 날로 커지면서 기존의 정상적인 생활질서와 생활습관이 많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이 곡은 이런 상황하에서의 사람들의 다양한 심리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빠른 패턴>은 당건평이 1997년에 창작한 곡인데 중국 중앙음악대학 청년 민족실내악단의 부탁을 받고 한달만에 14인의 합주곡으로 쓴 것입니다. 긴박한 창작과정에서 좋은 힌트를 얻게 된 당건평은 곡명으로 <빠른 패턴>을 선택하게 되였는데 그는 이를 바쁜 시간을 이용해서라도 작품을 완성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습니다.(음악 끝까지 2분 15초)

당건평은 중국이 양성해낸 첫번째 작곡 박사입니다. 어려서 당건평은 타악기를 공부했었는데 1985년 중국 중앙음악대학 작곡학과에 입학하게 되였고 저명한 음악가 소하(蘇夏) 교수의 지도하에 6년간의 교육 과정을 마치며 선후로 작곡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수여 받게 되였습니다. 1995년 대학원을 졸업하고 조교수로 학교에 남은 당건평은 현재 이미 작곡학과 부주임 직을 맡고 있습니다.

[음향2: <춘추>를 배경음악으로]

이어서 당건평이 창작한 비파 협주곡 <춘추(春秋)>를 감상해 봅니다. 이 곡은 당건평이 중국 고대의 사상가, 교육가 공자 탄신 2545 주년을 기념해 창작한 것입니다. 춘추(기원전 770-기원전 476)시대는 중국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시기인데 공자의 생활 년대이기도 합니다. <춘추>라는 두 글자는 또 흔히 중국 고대문화사의 대명사로 불려지기도 합니다. 당건평이 특별히 작품에 <춘추>라는 곡명을 사용하게 것은 춘추라는 두 글자가 지니고 있는 특정적인 기념의의 뿐만 아니라 이 심원한 주제를 빌어 찬란한 문명사에 대한 중국인들의 숭배, 찬양과 회고의 정을 담아내기 위한 것이였습니다.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음악의 고조 단락에 옛곡 <매화삼농(梅花三弄)>의 주제를 인입해 작품에 소박하면서 우아한 정취를 더해준 것입니다.(음악 끝까지 4분 50초)

당건평이 창작한 비파 협주곡 <춘추>를 감상하셨습니다.

당건평의 창작 영역은 매우 넓습니다. 교향악에서 협주곡, 무용극, 성악과 민족기악에 이르기 까지 여러 음악 장르를 고루 설렵하고 있습니다. 또 많은 작품이 국내외 중요한 음악행사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데 광범위한 호평도 뒤따릅니다. 그 중에서도 민족기악은 당건평이 음악창작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부분입니다.

[음향3: <후토(後土)>를 배경음악으로]

지금 듣고 계시는 음악은 민족 관현악곡 <후토>입니다. 이 곡은 넓은 대지와 대를 이어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인류 그리고 무수한 재난을 거치면서도 계속 미래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인류사회의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화면을 펼쳐보입니다. 당건평은 작품의 최초 창작 영감(靈感)은 베이징 천단공원 기년전(祈年殿)에 올려진 편액 "황천후토(皇天後土)"에서 온 것이라 밝힙니다.

옛날, 중국의 선인들은 하늘을 "황천"으로, 대지는 "후토"로 불렀습니다. 그러면서 땅을 만물의 근원으로 믿고 있었습니다.악대의 짙은 저음과 여러 가지 비상규적인 음향을 바탕으로 작곡자는 의도적으로 중국 서남 소수민족의 원시 민요 녹음을 악대 연주에 삽입시켰는데 이로써 인류와 대지 사이의 의존 관계를 설명하고 역사, 정감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표현했습니다. 동시에 토속적인 민요와 현대음악이 합쳐지면서 사람들에게 보다 강렬한 충격을 가져다 줍니다.(음악 끝까지 5분 03초)

당건평의 창작은 작품의 음악적인 내포를 중시하는데 음악에 깊이와 무게가 실려 있습니다. 동시에 형식과 기교의 독창성을 추구하면서 짙은 중국 민족음악의 풍격을 유지하는 전제하에서 전통기법과 현대 창작기교의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 작품에 격정을 가미시키고 연주들에게 재창조의 넓은 공간을 마련해 줍니다. 당건평은 오늘날 세계 음악문화의 끊임없는 교류, 융합과 발전의 현실 속에서 우수한 예술가라면 누구든지 본민족 전통문화의 토양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그의 창작 이념은 본민족의 문화토양에 입각해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부단히 합리화를 추구하면서 적당한 창작기교로 인류의 정감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중국 중앙음악대학 교수인 당건평은 막중한 교학임무와 창작의 여가를 이용해 또 세계 각지의 음악 간행물에 다수의 학술 논문도 발표했으며 자주 국제 학술회의에도 참가하고 음악콩클의 심사위원직 등도 담임합니다. 그외 당건평은 또 <고악동원(古樂同源), 신악공창(新樂共創)> 중일 친선 현대음악제와 <동방기원(東方紀元)> 중한 친선 현대음악제 등을 기획하고 조직하기도 했습니다.

[음향4: <심우(心雨)>를 배경음악으로]

오늘의 끝곡으로 당건평이 창작한 민족 중주곡 <심우>를 보내드립니다. 이 곡은 서정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선율로 대자연에 대한 사람들의 사랑과 사모의 정을 그려내고 있습니다.(음악 끝까지 6분 18초)

지금까지 중국의 저명한 작곡가 당건평과 그가 창작한 민악곡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오늘의 일요일 중국음악 여기서 모두 마칩니다. 저는 다음주 같은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번역, 편집:박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