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일요일 중국음악에서 인사드리는 박은옥입니다.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습니다. 바보들은 아무렇게나 책장을 넘기지만, 현명한 사람은 항상 공들여 가며 그 책을 읽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 책은 단 한번 밖에 읽지 못하는 것 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18세기 독일의 소설가 장 파울의 명언입니다.

          (사진설명:월금)                오늘 일요일 중국음악 사간에는 이 명언 속의 주인공 처럼 살아가는 중국의 저명한 민족기악 연주가 풍소선(馮少先)과 그가 연주한 악곡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음향1: <흑토가(黑土歌)>를 배경음악으로]

지금 여러분 께서는 듣고 계시는 곡은 유반주 삼현금 병창 <흑토가>입니다. 삼현금(三弦)은 중국의 전통 탄발악기인데 음량이 크고 음색이 밝고 부드럽습니다. <흑토가>는 작곡가 수리군(隋利軍) 선생이 전문 풍소선을 위해 창작한 음악 작품입니다. 악곡은 시작 부분에서 D조 저음 플푸트의 낮고 은은한 음색으로 사람들에게 다소 처량한 감을 줍니다. 이어서 삼현금이 등장하면서 특유의 서사적인 수법으로 사람들을 중국의 동북평원으로 안내합니다. 그리고 나서 연주자는 나지막하면서 나이가 들어보이는 독백으로 이 곳 인민들의 생활감수를 밝힙니다. 악곡은 마지막 부분을 모든 연주자들의 제창으로 처리했는데 사람들에게 깊은 여운과 더불어 넓은 상상공간을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음악 끝까지 5분 40초)

유반주 삼현금 병창 <흑토가>를 감상하셨는데 이 곡은 풍소선 선생이 직접 삼현금 병창을 맡은 곡입니다.

풍소선 선생은 중국의 저명한 민족기악 연주가로, 1939년 중국 동북의 흑용강성에서 태여났습니다. 풍소선 선생은 어려서 부터 음악을 사랑했는데 소학교를 졸업하면서 시험을 쳐서 흑용강성 해륜현(海倫縣) 평극단(評劇團)에 입단했습니다. 평극단에서 그는 월금, 새납, 삼현금 등의 악기를 공부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민족악기의 연주기교를 익숙하게 장악할 수 있게 되였습니다. 18살이 되던 해에 풍소선 선생은 할빈시 민족가무단으로 소속을 옮겼고 월금에 대한 개량작업을 시작해 악기의 연주기교와 표현력을 제고하는 것으로 반주악기로만 사용되는 월금을 독주악기에 포함시켰습니다. 1959년, 그는 다른 사람과 합작해 최초로 월금 독주곡 <송화강 뱃노래>를 무대에 올리는 것으로 월금 연주예술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길을 개척했습니다.

[음향2: <무커나(默克納)>를 배경음악으로]

월금은 중국의 오랜된 탄발악기인데 음색이 맑아 자주 독주나 민간 기악합주 그리고 가무, 희곡과 설창 음악의 반주에 사용됩니다. 지금 듣고 계시는 곡은 풍소선 선생이 직접 연주한 월금곡 <무커나>로, 작곡가 유석진(劉錫津) 선생이 창작한 <만족조곡(滿族組曲)>에서 발체된 곡입니다. 만족은 노래 잘 부르고 춤 잘 추는 중국의 한 소수민족으로서 이들은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다채로운 민간 음악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족조곡>은 만족의 민요와 민간 음악을 창작 소재로, 연주자 한 명이 동시에 삼현금과 월금 등 네 가지 악기를 연주하는 형식을 통해 만족 인민들의 부동한 생활 측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커나>는 이 조곡의 제3 악장인데 만족어로 "구금(口弦)"이라는 뜻입니다. 구금은 만족 여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악기입니다. 악곡은 월금 연주중의 고난도 기교를 이용해 구금을 연주하는 만족 여성들의 모습을 생동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음악 끝까지 4분 15초)

풍소선 선생은 탄탄한 민간음악 기초와 훌륭한 연주솜씨에 풍부한 예술 상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의 연주에서는 항상 자심감과 격정이 돋보입니다. 많은 작곡가들은 그와 함께 공연하기를 좋아하는데 풍소선 선생도 이 때문에 신작곡을 특별히 잘 소화하는 걸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이어서 풍소선 선생이 연주한 <북방민족 생활 스케치(北方民族生活素描)>라는 곡를 감상해 봅니다. 이 작품은 지난 세기 70년대에 창작되였는데 작곡가 유석진 선생이 월금 협주곡으로 쓴 곡입니다.                                                                                     (사진설명:구금)

당시 작곡자는 중국 북방의 각 소수민족 집거구를 돌면서 민요를 수집하고 있었는데 몽골족, 오원거족, 허저족과 오르죤족 등 민족의 가장 특징적인 생활 화면과 노동 장면을 간략하면서도 생동한 선율로 각기 서로 다른 생활 정취를 풍겨주는 4폭의 풍경화 스케치에 담아냈습니다. 풍소선 선생은 이를 다시 세련된 연주 기교와 독특한 운치로 해석했습니다.

[음향3: <동렵(冬獵)>을 배경음악으로]

지금 여러분 께서는 이 협주곡의 제4악장 <동렵>를 감상하고 계십니다. <동렵>은 중국 동북부 대,소 흥안령에 거주하고 있는 오르죤족들의 긴장 수렵장면을 묘사하고 있습니다.(볼륨을 높였다가 낮추며)

악곡은 우선 간결한 선율로 원시삼림의 신비와 수렵전 특유의 긴장한 분위기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어서 월금이 등장하면서 사냥군들이 사냥감을 좇는 광경을 묘사합니다. 마지막에 악대는 즐겁고 명랑한 선율로 사냥군들이 저마다 포획물을 가득 메고 귀가하는 유쾌한 심정을 표현합니다.(음악 끝까지 4분 8초)

풍소선 선생은 일찍 중앙민족악단, 상해민족악단, 싱가폴 화악단(華樂團) 등 공연단체와 공동으로 음악회를 개최해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그가 편집, 저술한 <월금 연주법>은 현재 이미 월금 연주예술의 교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풍소선 선생은 또 선후로 여러 장의 월금 독주곡 CD와 카세트 테잎을 출판, 발행했으며 카나다, 일본, 싱가폴 등 나라와 지구를 방문하면서 홍콩,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월금 독주 음악회를 열어 광범위한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오늘 일요일 중국음악의 끝곡으로 풍소선 선생이 연주한 월금곡 <즐거운 나날>을 준비했습니다. 이 곡은 원래 중국의 동북 민요를 소재로 창작된 비파 독주곡으로 유쾌하고 낙관적인 정서를 표현한 곡입니다. 지난 세기 60년, 풍소선 선생은 이 곡을 처음 월금으로 연주했는데 악곡에 생동감과 흥미감을 부여했습니다.

[음향4: <즐거운 나날> 끝까지 4분 16초]

지금까지 중국의 저명한 민족기악 연주가 풍소선과 그가 연주한 악곡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오늘의 일요일 중국음악 여기서 모두 마칩니다. 저는 다음주 같은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번역, 편집:박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