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唐)나라 문학가이며 사상가인 한유(韓愈) 자는 퇴지(退之)인데 등주 남양 창려(昌黎) 출신입니다. 한유는 자기 능력에 대한 자부심이 무척 강한 사람으로 24살에 진사가 되였습니다. 그후 추천에 의해 사문박사(四門博士)로 되였습니다. 36살에는 국자감의 국학박사가 되였고 후일 장안에 들어가 이부시랑(吏部侍郞)의 지위에까지 올랐습니다.

문학가로 소문난 한유는 기탄없이 직간하는 대신이였습니다. 그가 <희서평정기념비> 비문을 쓴후 조정을 노엽히는 일이 생겼습니다.

당현종(憲宗)은 만년에 이르러 불법을 숭상하기 시작했습니다.그는 법문사에 있는 호국진신탑에 불사리가 있다는것을 알게되였습니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그것은 석가모니 진신사리인데 그것을 30년에 한번씩 참배하면 만사가 순조롭고 사람마다 평안하다는것입니다.

당헌종은 그 말을 곧이 듣고 특별히 사람을 30명을 파견하여 법문사의 진신사리를 장안으로 모셔오도록 했습니다. 불교를 믿지 않던 한유는 숱한 재물을 낭비하면서 불사리(佛舍利)를 모셔오는데 강한 불만을 품었습니다. 헌종이 법무사에 있는 진신사리를 가져다 궁중에 안치하라고 영을 내리자 한유는 이를 반대하는 불골표(佛骨表)를 올렸습니다. 그는 상소문에서 불법은 중국에서 옛날부터 있은것이 아니고 한명제 이후부터 점차 서역에서 전해온것이며 역사상 불교를 숭상한 왕조는 모두 수명이 길지 못한것을 보아 불교는 믿을 만하것이 못된다고 했습니다. 그의 상소문이 문구가 격렬하여 헌종의 노여움을 샀습니다. 크게 노한 헌종을 그를 죽이려고 하였으나 다행히 그의 재능을 아낀 재상 배도(輩度)가 간언하여 조주자사(潮州刺史)로 좌천되였습니다.

한유는 중국 문학사에 있어서 그의 공적으로 산문의 문체개혁을 들 수 있습니다. 한유는 재래의 대구(對句) 중심의 변려문에 반대하고 자유로우면서도 달의(達意)가 되는 문체를 만들어 ＜고문(古文)＞이라 일컫고 친구 유종원(柳宗元) 등과 함께 이를 발전시켜 중국 산문 문체의 모범으로 되였습니다.

고문이란 중국 고대 문장이라는 뜻입니다. 대략 고문이란 선진시대(先秦)부터 시작하여 전한 , 후한에 이르기까지 문장을 말합니다. 위, 진, 남북조 시대에 병려문이 극도로 성행하던 때에도 산문의 전통은 중단되지 않고 병려문을 즐겨쓰는 학자들은 산문도 겸해 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수, 당에 이르면서 문장은 내용, 사상을 담지 않고 오직 형식주의에 그쳤습니다. 한유와 유종원에 의해 일어난 고문운동을 통해 중국의 문학가들의 문장에서 병려문과 잡다한 수식이 일소되고 고대 경전의 문체와 진, 한 시대의 문장과 같은 소박하고 자유로운 감정을 표현할수 있는 문장이 성행하기 시작했습니다.

한유는 순수한 문학적 정취로 산문을 씀으로써 기존의 고대 학술저서나 조정에서 쓰는 문자와는 크게 다른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한유의 시호는 문공(文公)입니다. 한유는 시창작에 있어서 서정적 테마에 한정하지 않고 논설을 전개하거나 사실을 기술하는 등 지적인 흥미를 정련된 표현으로 나타내기를 시도하였습니다. 그 결과 그의 시가 때로는 산문적이며 난해하다는 평도 받았으나 제재의 확장과 더불어 송(宋)나라 시에 끼친 영향이 아주 큽니다. 사상면에서는 한유는 유가사상을 존중하고 불교와 도교를 배격하였으며 도통(道統)을 중히 여겨 문자 해석보다 사상에 중심을 두었습니다. 한유의 저서로는 이고와의 공저한 《논어필해(論語筆解, 2권)》 《창려선생집40권(昌黎先生)》 《창려선생집외집(外集, 10권)》 《유문(遺文, 1권)》 등이 있습니다.

한유는 기원 824년 12월 병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번역, 편집: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