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청나라 통치자들은 산해관(山海關) 입관(入關) 전까지만 해도 능묘를 모두 산해관 밖에(關外) 썼습니다. 1644년, 만족(滿族)은 산해관을 넘어 명나라를 멸망시키고 수도를 베이징에 정했는데 그 뒤로 이들은 사후(死後) 모두 관내에 묻히게 되였습니다. 청나라 황제능은 동릉(東陵)과 서릉(西陵)으로 나뉘어 지는데 동릉은 베이징시 동북쪽인 하북성 준화현(遵化縣) 마란욕(馬蘭?) 부근에 위치해 있고 서릉은 베이징시 서남방향으로 하북성 역현(易縣) 량각장(梁各庄) 부근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베이징을 대칭축으로 각 기 베이징에서 1백여키로미터 떨어져 있습니다.

남: 동릉의 능지(陵址)는 순치(順治)황제가 직접 선정한 것으로 순치황제는 죽어서 동릉내의 효릉(孝陵)에 묻혔습니다. 강희(康熙)황제 역시 동릉안에 자신의 능묘인 경릉(景陵)을 건조했습니다. 이렇게 "아들은 아버지 묘지를 따르는" 관례가 형성되게 되였습니다. 그러나 옹정황제는 죽어서 아버지인 강희황제를 따라 동릉에 묻히지 않고 의외로 서릉을 선택했습니다.

여: 옹정황제가 관습을 위배하면서 까지 굳이 자신의 능묘를 서릉에 건조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요? 이와 관련해 역대를 내려오면서 많은 서로 다른 주장들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한 가지 주장은 옹정황제가 처음에는 자신의 능지로 효릉과 경릉에서 모두 가까운 동릉내의 구봉조양산(九鳳朝陽山)을 선택했으나 일부 대신들이 이상적인 능지가 아니라고 조언하자 도면확인을 해보면서 원래 자리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게 되였다고 합니다. 얼마뒤 한 신하가 옹정황제에게 지금의 하북성 역현 영녕산(永寧山) 자락을 명당자리라며 능지로 추천했습니다. 옹정황제도 이 곳을 직접 돌아보고나서 "상길의 땅(上吉之壤)"이라는데 공감하며 이 곳에 자신의 능묘를 건조하도록 명을 내렸다는 것입니다.

남: 다른 한 가지 주장은 옹정황제가 멀리 아버지와 같은 능지를 쓰지 않은 것은 그가 음모를 꾸며 황위에 올랐기 때문에 선조를 볼 면목이 없고 또 강희황제의 징벌이 두려워 감히 아버지와 같은 능지를 쓰지 못하게 되였다는 것입니다. 전하는데 의하면 옹정황제의 부친인 강희황제는 임종을 앞두고 "황위를 열넷째 아들에게 물려준다"는 내용의 유조(遺詔)를 남겼는데 넷째인 옹정은 아버지가 자신에게 황위를 물려주지 않은 사실을 접하자 내시환관을 매수해 유조를 몰래 빼다가 내용중의 열 십(十)자를 개사(介詞)로 많이 쓰이는 어조사 우(于)자로 고쳐 "황위를 넷째 아들에게 물려준다"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아버지 강회황제를 독살하고 내막을 알고 있는 관련자들도 전부 죽였습니다. 이렇게 황위를 찬탈한 옹정황제는 또 자신의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여덟째 황태자와 아홉째 황제자를 죽이고 열째와 열넷째 황태자는 물론 자신의 맏형까지 장기간 감금했다고 합니다.

여: 지금까지는 이 두 가지 주장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으나 아직 사실적인 근거는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옹정황제는 서릉을 축조하고 나서 그 뒤로는 후세 황제들이 모두 이 곳에 묻힐 것으로 믿고 있었으나 그의 아들인 건륭(乾隆)황제는 이를 위배하고 서릉이 아닌 동릉에서 묘지를 선택했습니다. 이 때로 부터 시작해 청나라 황실에는 또 황제 부자가 묘지를 따로 따로 쓰는 분장(分葬) 관례가 생겨나게 되였다고 합니다.

(번역, 편집:박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