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사진설명: 교가대원)}

(음향4. 음악)

중국 중북부의 산서성을 관광하게 되면 아주 특색있는 정원들이 산서성 경내에 널려 있는것을 보게 됩니다. 그럼 오늘은 큰 뜰이라는 의미에서 중국어로 대원(大院)이라고 부르는 산서성의 정원으로 출발합니다.

(음향4. 음악)

산서성의 정원은 대부분 깊숙한 뜰인데 간결하면서도 대범합니다. 이런 건물들은 중국의 명(明), 청(淸)시기의 건물로 수백년의 풍상고초를 겪었는데도 여전히 그 대범한 기개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 중 산서성 중부에 위치한 교가대원(喬家大院)이 가장 대표적입니다.

외부에서 교가대원을 보면 높고 두터운 회색의 벽돌담장이 높낮이가 조화로운 검정기와의 건물들을 둘러싸서 보기에 아주 웅위롭고 장관입니다. 정원에 들어서면 곧게 뻗은 길이 80미터의 돌길이 정원을 남과 북으로 분류합니다. 남뜰과 북뜰은 또 각자 세 개의 뜰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길의 끝에는 교씨네 집 선조를 모시는 사당이 교가대원 정문과 멀리 마주하고 있습니다.

남과 북의 여섯개 뜰로 구성된 정원의 면적은 9,000평방미터로 뜰안에 또 뜰이 있어 구도가 아주 엄밀합니다. 중국 서남부의 귀주(貴州)성에서 온 관광객 양광(楊光)선생은 이렇게 감탄합니다.

(음향2. 말)

"전에 저는 중국 북방의 민가와 많이 접촉해보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중국 북방민가속에 직접 들어왔는데 미학적 시각에서 보면 이런 건물의 색채가 아주 아름답다는 생각입니다. 기본 색조는 회색이고 거기에 발간색, 검정색이 조화되어 현대인의 심미적 수요를 만족시킵니다. 설계분야에서는 전반적인 구도가 아주 엄밀한데 일부 세밀한 변화가 보입니다. 예를 들어 색갈의 운용이라든가 모양의 설계에서 판에 박은듯 하지 않고 유연성도 가지고 있어 전반적인 느낌이 아주 좋습니다. "

교가대원은 뜰의 구성에 아주 신경을 썼습니다. 가장 최초로 만들어진 뜰을 보면 입구에 말을 매어놓는 돌과 상마석(上馬石)이 있어 가마와 말의 출입에 편리를 줍니다. 정문을 들어가 정교한 나무조각의 홀을 지나면 벽돌로 쌓은 높이 2미터의 벽이 맞은켠에 보입니다. 이것은 민간에서 사악함을 막기 위해 만든 벽인데 벽에는 복(福)과 녹(祿), 수(壽)를 대표하는 세 명의 신선이 서로 다른 모양으로 그려져 있고 장수와 길함을 의미하는 백학, 소나무, 사슴 등이 그 사이에 자리잡았습니다.

뜰의 동과 서 양켠에는 각기 작은 뜰이 딸려 있는데 이 곳에는 교씨네 집의 하인들이 살았습니다.

다시 두 개의 홀을 지나서야 뜰의 제일 뒤쪽에 위치한 높은 안채를 보게 되는데 이 것이 바로 교씨네 주인이 살던 건물입니다. 이 안채는 양쪽의 건물보다 훨씬 높고 건자재나 공법, 인테리어가 모두 다른 건물에 비해 신경을 쓴것이 보입니다.

이 뜰을 거닐면 많은 방들이 어떻게 이렇게 합리하게 각 위치에 배치되어 있는지 놀랍게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벽돌 한장, 기와 한장, 돌 하나, 나무 한 그루에 이르기까지 모두 고대 건축가들의 정교한 공법을 보여줍니다.

건축연구에 종사하는 오량용(吳良勇)선생은 교가대원은 중국 북방 민가 건축의 대표라고 인정했습니다.

_{(사진설명: 평요옛성)}

(음향3.말)

"교가대원은 인테리어에서 주로 목재와 진흙으로 구운 벽돌을 사용했는데 벽돌조각으로 문둔테, 벽을 장식해 벽돌조각을 돌출히 했습니다. 주체구도에서는 미술의 삼요인인 점과 선, 면을 잘 장악했고 허(虛)와 실(實)의 호응대비관계를 보여주었습니다. 또 창문을 돌출히 해서 사람의 눈처럼 아주 정교하게 만들었습니다. "

기원 18세기 중엽에 건설된 교가대원은 그 후의 200여년동안에 몇번 확장공사를 하면서 수천만량의 백은을 소모해서 오늘의 규모에 이르렀습니다. 교가대원에는 300여칸의 방이 있고 그 방안의 물건들도 아주 진귀해 남아시아에서 생산된 화리목(花梨木) 거울도 있고 서방의 정교한 좌종도 있습니다. 그리고 정원에는 남방에서 가져온 기화이석이 있습니다.

사실 북에서 남에 이르기까지 산서성에는 교가대원과 같은 정원이 아주 많습니다. 거(渠)가대원, 상(常)가대원, 왕(王)가대원 등입니다. 이런 정원들은 혹은 교가대원보다 더 크고 혹은 조금은 손색이 갑니다. 하지만 모든 정원들이 정원 주인의 부와 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럼 산서인들은 왜서 이토록 많은 호화로운 저택을 만들었을까요?

(음향4.음악)

중국의 명청시기 상업이 아주 빠른 속도로 발전했습니다. 내륙지역에 위치하고 사람 많고 땅이 작고 자원이 부족한 산서성은 이 때 상업무역의 앞자리에 섰습니다. 많은 산서성의 남성들이 생계를 위해 고향을 떠나 타향으로 갔습니다. 지금 듣고 계시는 산서성의 이 민가가 바로 멀리 남편을 떠나보내는 안해의 비통한 심경을 잘 보여줍니다.

중국의 남과 북에서 산서인들은 두부와 염료를 파는 작은 장사로부터 시작해 근면과 총명에 의지해 사업에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성공한 일부 산서인의 가게가 중국 전역에 분포되었고 지어 동아시아와 남아시아의 일부 나라에까지 뻗어나갔습니다.

부자가 된 상인들은 금의환향후 호화로운 건물을 지었는데 이런 건물들이 바로 이런 대가들입니다. 그 중 정원이 가장 집중되고 규모가 가장 큰 지역이 바로 산서성 중부의 평요(平遙)입니다.

평요는 명청시기 한족의 도시건축을 완정하게 보전하고 있는데 1997년에 유네스코로부터 세계문화유산명록에 등재되었습니다. 2평방미터의 옛 도시에는 화려하고 크고 독특한 부호들의 저택이 거리에 널려 있습니다. 상업과 주택을 일체화한 이런 뜰은 두텁고 높은 담의 보호하에 그 때의 그 번화함을 잃지 않고 푸른 벽돌, 검은 기와사이에 발간 초롱이 높이 걸려 가게의 번창한 장사를 보여줍니다.

프랑스 관광객 소피아 여사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음향5. 말)

"저는 이곳의 작은 골목이 아주 좋습니다. 여기에 서서 주변을 둘러보면 작은 볼거리들이 아주 많습니다. 저는 이런 느낌이 아주 좋습니다. "

중국은행업의 시조인 표호(票號)가 바로 이 평요에서 기원했습니다. 그 때 중국에서는 주로 백은이 화폐로 유행되었는데 객상들이 장사시 많은 은을 가지고 다니기에 아주 불편했습니다. 이에 총명한 산서인들은 현대 은행업과 같은 표호를 발명해 장사하면서 그 동안 쌓은 성실과 신뢰를 바탕으로 중국 각 지역에 표호를 차리고 저금, 결산, 환어음 등 업무를 보았습니다. 신방(信房)선생이 종이에 쓴 어음만 가지면 각지의 표호에서 은으로 바꿀수 있어 아주 편리했습니다.

고도 평요에는 중국 최초의 표호인 일승창(日升昌)이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삼진식(三進式)의 뜰안에 장부실, 객실, 신방실, 금고실 등이 규칙적으로 위치해 있습니다. 또한 오래된 주판과 장부가 오래된 색채를 풍기고 있습니다. 그 때 일승창은 중국 각 지역에 40여개의 지사를 설치해놓았고 매일 거래하는 백은은 약 억량에 달했습니다.

올해 82살의 범소신(范紹信)선생은 일승창 표호의 신방선생이였습니다. 그는 19세기 초반에 영업을 시작한 일승창은 환어음 업무를 싱가폴,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국가에까지 벌렸다고 하면서 그 때의 어음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합니다.

(음향6.)

"이 종이만 가지면 그 어디에서든지 모두 은으로 바꿀수 있어서 아주 편리했습니다. 이 어음을 쓰는 신방선생이 아주 중요해서 일승창의 신방선생은 주식도 가지지 못하고 이익분배에도 참가하지 못하지만 그 보수가 아주 좋아 일년에 은으로 4백냥에서 6백냥을 받았습니다. 그 때 한 현 현장의 봉급이 일년에 은으로 46냥이였습니다. 그리고 신방선생은 모두 관리를 지냈거나 학식이 많고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였습니다. "

산서표호는 중국 은행업의 시조로 중국의 마지막 봉건왕조인 청조의 경제를 백년동안 조종했습니다. 20세기초에 정권교체, 군벌혼전을 거치면서 산서상인의 휘황한 역사에 종지부를 찍어 점점 세인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산서 대원의 큰 뜰과 정교한 조각에서, 날아갈듯한 처마에서, 높이 치솟은 문루에서 그 때 장사의 바다를 주름잡던 산서 상인들의 휘황함을 엿볼수 있습니다.

(음향4, 음악)

(번역, 편집: 이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