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일요일 중국음악에서 인사드리는 박은옥입니다.

가까운 길이 있는데도 멀리 돌아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작은 다리 하나만 놓으면 금방 건널 수 있는 강에도 일부러 다리를 놓지 않고 돌아다닙니다. 쉬운 것을 어려워하고, 가까운 데 있는 것을 멀리에서 찾고, 늦게 깨닫고 후회하고 아쉬워해 봅니다. 실패와 성공, 기쁨과 슬픔도 모두 이런데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겪을 것은 겪어야 된다는 얘기겠지요. 멀리 돌아야 많이 보고 많이 보아야 많이 알게 된다는 소박한 진리라고 믿습니다.

고지붕(高志鵬)은 현재 베이징 소재 중국희곡대학에 재학중인 한 맹인 대학생입니다. 얼마전 그는 베이징에서 개인 작품 독창 독주 음악회를 가졌었는데 사회 각 계의 뜨거운 관심과 주목을 받았었습니다. 오늘 일요일 중국음악은 이 음악회의 실황을 부분적으로 편집해서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음향1: <황토고원 나서네>를 배경음악으로]

지금 여러분께서는 고지붕이 부른 <황토고원 나서네>를 듣고 계십니다. 이 노래는 그가 산서민가를 개편한 것인데 낭랑하면서도 우아한 선율과 생동하고 소박한 가사로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생활을 사랑하는 자신의 심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노래말은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세상을 경험하네, 삼일 간의 노정을 이틀에 다닫네. 물길천리 바다에 흘러들듯, 가는길 험난해도 방향만은 잃지 않네. 오늘의 푸른하늘 광활한 천지, 천만갈래 무지개가 나의 꿈을 장식하네.> (음악끝까지 4분18초)

올해 31살인 고지붕은 중국서부 산서성 농촌의 한 민간 음악가문에서 태여났는데 6살에 갑작스런 질병으로 실명하게 되였습니다. 그는 9살 부터 아버지한테서 호금을 배우기 시작했고 점차 새납, 피리, 생 등 기타 중국민족악기의 연주기법까지 장악할 수 있었습니다. 11살 때에 이르러서는 손으로 만져가며 악보를 익혔고 후에는 또 민간극단에서 북을 포함한 모든 반주 악기의 연주법과 각 종 지방희곡 및 민간 속요의 창법을 배웠습니다. 그뒤 10여년 간도 그는 음악에 대한 끝질긴 추구로 곡절 많은 인생에 굴하지 않고 예술 탐구의 어려운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음향2: <밤하늘 뭇별은 너의 것>을 배경음악으로]

지금 여러분께서는 고지붕이 직접 창작하고 부른 기타 반주곡 <밤하늘 뭇별은 너의 것>이란 노래를 감상하고 계십니다. 1992년 고지붕은 부모를 숨기고 산골집을 떠나 공부하기 위해 산서성 성 소재지인 태원을 찾았습니다. 굴곡적인 과정을 거쳐 그는 태원 맹인 어린이 학교에 적령기를 놓친 고령 편입생으로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이 맹인 어린이 학교에서 고지붕은 그로 부터 <교장어머니>로 불려지고 있는 손진언(孫晉彦) 여사를 만났습니다. 손교장은 그의 천부적인 음악재질을 발견하고 그와 함께 12년동안 같이 생활하면서 인생의 가장 어려운 세월을 보냈습니다. 손교장의 격려하에 고지붕은 1994년 부터 노래 창작을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이미 1백여 수에 달하는 작품을 발표했고 수 차례 전국 콩클에서 입했습니다. <밤하늘 뭇별은 너의 것>라는 노래는 그가 1997년에 창작한 곡인데 [전국 제2회 맹인, 농아학교 학생 예술공연]에서 성악1등상과 창작상을 수상했습니다. (음악끝까지 4분18초)

고지붕이 창작하고 부른 <밤하늘 뭇별은 너의 것>이란 노래였습니다.

2000년 사회 각 계의 도움밑에 고지붕은 학교의 첫번째 맹인대학생으로 중국희곡학원에 입학해 작곡을 배우게 되였습니다. 4년간의 대학생활은 그를 음악이론과 예술교양에서 놀라운 발전과 비약을 이룩할 수 있게 만들었으며 작사, 작곡에 노래 실력과 다양한 악기 연주재능을 한 몸에 지닌 보기 드문 맹인 예술인재로 육성했습니다. 계속해서 고지붕이 연주한 호금 독주곡 <귀비취주>(貴妃醉酒)를 감상해 봅니다.

[음향3: <귀비취주>를 배경음악으로]

이 곡은 그가 중국경극의 경전 곡목인 <귀비취주>에 근거해 개편한 것인데 당나라 양귀비의 고독하고 슬픈 심정과 이를 술로 달래는 우울한 정경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귀비취주> 끝까지 3분45초)

맹인 음악가는 고지붕이 꿈속에서도 바라는 염원이였습니다. 다년래 그는 용감하게 운명을 직시하면서 운명에 도전했고 음악과 생활에 대한 열정으로 광명을 찾았으며 마음속의 선율을 찾았습니다. 그의 노래에서는 탄식이나 근심, 걱정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오로지 낙관과 희망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가 부른 <갈채 받는 인생>의 가사 내용이 이를 잘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음향4: <갈채 받는 인생>을 배경음악으로]

<누구 탓이고, 누구 잘못이런가, 누가 나에게 수많은 역경을 갖다주는지? 근심과 슬픔이 많으면, 원망도 많아지는 법, 괴로워 누구를 탓해보면 또 어떠리? 원인도 잘못도 묻지 마라, 오로지 자아의 초월만 있을 뿐이다. 인생은 자고로 기개가 있거늘, 기필코 갈채를 보내는 이가 있으리.>(음악 끝까지 4분18초)

음악회에서 고지붕은 자신이 창작한 음악작품으로 다년간 자신을 지지하고 격려해준 사람들에게 사의를 표했습니다. 깊은 정 넘치는 공연 장면과 생활에 대한 열정 그리고 미래를 향한 기대는 관중들을 깊이 감화시켰고 장내에서는 박수갈채가 끊기지 않았습니다.

오늘의 끝곡으로 고지붕이 창작한 노래 <천사>(天使)를 감상하시겠습니다. 작품에서 고지붕은 시적인 언어로 음악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표현했습니다.

가사는 이렇게 썼습니다. <너는 부드러운 바람처럼, 나의 마음속에 잔잔한 물결 일궈주고, 너는 보슬비마냥 나의 가슴속을 소리없이 적셔준다.>

지금까지 중국희곡대학원 재학중인 맹인 대학생 고지붕의 [개인작품 독창 독주 음악회 실황]을 편집으로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의 일요일 중국음악 여기서 모두 마칩니다. 지금까지 애청해주신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 저는 다음주 같은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번역, 편집:박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