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화산장의 온천

소탕산(小湯山)이라고 하면 내 머리속에 떠오르는 키워드는 온천이다. 소탕산은 베이징 북쪽에 위치해 있는데 자금성, 천안문(天安門)과 함께 베이징 황궁의 중심선상에 있다. 이 중심선은 베이징의 용맥(龍脈)이라고들 한다.

용의 맥 기운은 뜨거운 물을 타고 고대로부터 오늘까지 흐른다. 고증에 의하면 소탕산은 과거에 지질학적으로 호수였다고 한다. 백악기 시대에 지각(地殼)의 격렬한 운동으로 호수가 지하로 숨어들고 그 압력에 고온이 형성되어 내외에 이름이 자자한 소탕산 온천을 만들게 되었다. 온천형성이 다른 지열온천과 암장에 의한 온천과는 달리 수질이 달고 색갈이 옅은 금색이고 물이 맑아 "금탕(金湯)"이라고 불리운다. 중국 남경(南京)의 탕산(湯山)온천과 베이징의 소탕산(小湯山) 온천은 중국에서 4대 온천에 속하는데 이 두 온천이 정말로 형제인지는 모르지만 한자에서 "탕(湯)"자의 뜻이 "온천"을 가리키는것만은 사실이다.

소탕산이 까닭없이 온천의 고도(古鎭)로 불리우는것이 아니다. 전하는데 의하면 중료(中遼)의 대소(代蕭)태후가 이곳에 머물렀고 원(元)조에 소탕산은 황실용 정원이였다고 한다. 명(明)조에 이르러 도읍을 베이징으로 옮기고 선조 황제의 능을 천수산(天壽山)으로 하고 소탕산을 봉건왕조 세력들이 노니는 유원지로 정하였다. 그 때 소탕산은 벌써 연꽃이 아름답게 핀 못에서 고기떼가 노니고 흰 한백옥 계단가에 버드나무 늘어진 아늑한 곳이였다. 명 무종(武宗) 주후조(朱厚照)는 이곳을 보고나서 "세상이 얼어붙는 때에도 못물은 뜨거운 탕(湯)이라,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흐르면서 인간의 찬 창자 달램은 아니리라"라는 시구를 남겼다. (사진설명:온천일각)

청(淸)조에 이르러 만족들은 습관적으로 온천을 "탕천(湯泉)"이라고 부르면서 온천을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것을 "좌탕(坐湯)"이라 하고 이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청조 황제는 베이징에 도읍을 정한 후 온천을 이용하여 베이징 부근에 적성(赤城), 준화(遵化), 소탕산 세 개의 별궁(行宮)을 지었다. 그 중 소탕산은 베이징에서 거리가 가장 가깝고 심양(沈陽)과 열하(熱河)로 가는 요충지여서 더욱 중시를 받았다.

소탕산 온천은 원래 네모난 못이 한백옥으로 둘러쌓여 있었는데 청(淸) 건륭(乾隆)제가 확장공사를 하면서 뒤에 못 하나를 더 만들었다. 앞쪽의 못은 건물들속에 있어서 황제와 대신들이 사용하고 뒤쪽의 못은 청산녹수 속, 녹음이 우거지고 오솔길이 아늑한 아름다운 곳에 위치해 있다. 그 중 작은 산 하나가 녹음이 우거진 대나무속에 솟아 있는데 산 이름이 죽간산(竹竿山)이다. 그 산 기슭에 산장 하나 있는데 건륭제가 친필로 "구화(九華)"라는 글자를 써주어 이름을 구화산장이라 한다. 건륭제는 이곳을 찾을때마다 신하들과 함께 온천욕을 하고 술잔 잡고 인생을 논했다고 한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후 온천고도 소탕산은 풍부한 지열자원을 이용하여 관광, 레저, 건강회복을 한 몸에 모은 명소로 부상하였다. 소탕산에서 가장 유명한 산장이 구화산장인데 구화산장의 노천온천은 온천문화를 잘 보여주어 일년 사시절 사람들로 북적인다.

내가 제일 처음 이 소탕산을 찾은 때는 추운 가을이였다. 그 때 몸 전체가 냉기로 차있어서 현기증이 일고 온 몸이 굳어진듯 했고 목욕탕에 아무리 오래 앉아있어도 몸에 열기가 돌지 않았다. 그 때 나는 어딘가에 가서 무슨 방법을 대서든지 내 몸을 녹이고 굳은 몸을 풀수 있기만 기대하였다. 그 때 한 친구가 나에게 구화산장에서 온천욕을 하라고 추천하였다. 그것도 야외에서 말이다. 야외 온천욕이라는 말에 나는 한동안 주저하였다. 이 추운 날에 맨 발바람으로 야외에서 물속에 들어가다니…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 때 나는 정말로 따뜻함을 찾는것이 소원이였는지라 큰 마음을 먹고 구화산장으로 출발하였다. 그로부터 나는 온천과 끊을수 없는 인연을 맺게 되었다. (사진설명:겨울철 야외 온천욕)

구화산장에서 온천욕을 하게 되면 몸이 자양분을 받게 되고 더 중요한것은 소탕산의 역사가 구화산장에 슴배여 역대 온천 요양의 정수를 이어받은 온천문화를 형성한것이다. 온천욕을 마치면 스트레스도 풀어지고 마치 환골탈태라도 한듯 전혀 다른 사람으로 태어난듯 하다. 눈 오는 겨울 뜨거운 김이 나는 노천 온천에 몸을 잠그고 따뜻한 청주 한잔 하거나 찬 맥주 한 잔 하면서 친구들과 한담하노라면 시각과 촉각, 미각, 청각, 후각에 의한 여러가지 다양한 향수속에서 자연의 아늑함, 주변 수목의 담담한 향기, 은은한 음악, 가볍게 날아서 머리위에 떨어지는 흰 눈이 무아의 지경으로 이끌어 간다.

온천의 치료효과는 많은 사람들이 다 아는바이다. 신진대사를 빨리해주고 신경염, 경추병, 만성 풍습성 질병도 치료하고 특히 스트레스에 좋아 빠른 생활템포의 현대인들에게 좋다.

소탕산은 산과 물이 하나로 된 곳이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곳이라고는 할수 없지만 산 좋고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이고 또 싱싱하고 아름다운 경치와 따뜻한 정감이 있는 곳이어서 도회지의 번잡함을 피하고 세속의 먼지를 씻어내는 좋은 곳이다. 건강과 안온함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소망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어 이 소탕산 온천은 오늘도 그 용맥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것이다.

(번역, 편집: 이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