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녜, 그러죠, 우선 바이족에 대한 간단한 소개부터 해야겠지요? 바이족은 중국의 56개 민족중의 한 소수민족으로서 인구가 113만명이나 되는 비교적 큰 민족입니다. 그들의 집거지는 대체로 중국 서남부 지역 운남성 대리현에 집중돼 있습니다.

남: 비록 자신의 민족 문자는 가지고 있지 않지만 깨끗하고 부지런한 바이족은 찬란한 자기 문화를 자랑합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을 차문화로 꼽을 수 있는데 바이족은 손님을 접대 할 때 주인이 어떻게 차를 끓여 들여 오는가에 따라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열정적인가 냉담한가 하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여: 끓여 오는 차에 따라 주인의 열정을 보아 낼 수 있다? 참 재미 있는 말씀인데요. 바이족의 해석에 따르면 차는 반드시 설설 끓는 물에 타야 하는데 미지근한 물로 타게 되면 손님에 대한 주인의 태도가 열정적이 되지 못하고 성의가 없는 걸로 전달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차물을 차 잔에 넘치게 붓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고 합니다. 바이족들 속에서는 예로부터 "술을 넘치게 붓는것은 대방을 존중하는 것이고 차물을 넘치는 붓는 것은 상대를 무시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전해 오고 있습니다.

남: 녜, 술은 넘쳐나게 부어야 하고 찻잔은 적당히 부어야 한다는 말씀인데요. 그리고 바이족들이 마시는 차 역시 특이하다고 하겠습니다. 바이족들은 볶음차를 즐겨 마시는데 특히 노인들은 차를 볶는 일을 하루 일과에서 가장 중요한 일로 여깁니다. 많은 바이족 가정들에서는 전문으로 차를 볶는 작은 질그릇들을 갖춰두고 있습니다.

여: 볶음차- 조선족들이 마시는 보리차처럼 구수하겠네요.

남: 물론 볶아서 만드는 차이니깐 비슷하다고 하겠지요. 하지만 그 재료에서는 조선족들의 보리차와 다름니다. 조선족들은 말 그대로 볶은 보리지만 바이족은 기본 재료가 볶은 차잎입니다.

여: 녜, 차를 볶는데는 숯불이 제일 좋다고 합니다. 먼저 질그릇을 숯불우에 올려 놓아 덥힌후 거기에 차잎을 쏟아 넣고 차잎이 골고루 열을 받도록 젓기 시작합니다. 차를 볶는 데는 인내력이 필요한데 차잎을 거이 백번이상씩 저어 놓아야 합니다. 백번을 젓는 다는 뜻에서 바이족들은 볶음차를 백두차(百枓茶) 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다시 볶음차를 질그릇 차주전자에 넣고 거기에 끓는 물을 천천히 부어 넣으면 차주전자안에서 꾸르륵 끄르룩 소리가 나면서 차물이 아구리로 뿜겨 나옵니다. 그 소리가 또한 우뢰 소리와 비슷하다고 하여 바이족들은 이렇게 만든 차를 "뢰향차(雷香茶)"라고도 합니다. 우선 제대로 잘 볶아야 우뢰와 같은 소리가 날 수 있고 차거품 이 생깁니다.이러한 세부적인 것들을 바이족들은 차물을 보기만 하면 인차 판단해 냅니다.

남: 좋은 차를 만들려면 주로 주인의 솜씨가 중요합니다. 바이족들은 차를 달여서 첫잔은 꼭 년장자에게 올립니다. 집에 손님이 왔을 때는 손님에게 첫잔을 권합니다. 차물은 흰색의 작은 찬잔에 반잔되나마나 하게 붓는데 손님이 차잔을 비우면 계속하여 붓습니다. 볶음차 맛이 아주 쓰기에 반잔이래도 그 맛을 음미하면서 꽤 오래 마실수가 있습니다. 온집 식구가 화로를 둘러 싸고 앉아 차를 볶으면서 이야기 꽃을 피우는데 바이족의 옛이야기나 전설 같은 것들은 이렇게 대대손손 전해 내려온 것입니다. 물론 가정의 화목과 친선도 이와같은 온화한 분위기속에서 가꿔지는 것이구요.

여: 일부 바이족지구에서는 지금까지도 음력 설날 아침 첫 사람으로 떠온 물로 볶음차를 달이는 풍속이 보존되어 오고 있습니다. 해마다 설날이면 날이 채 밝기도 전에 사람들은 첫 사람으로 물을 뜨려고 우물가로 몰려 갑니다. 그 물로 달인 첫잔의 차물은 가족의 년장자에게 대접합니다.

남: 녜, 그리고 운남 대리에 다녀 온 사람이라면 바이족의 "삼도차(三道茶)"를 마셔보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쓰고 달고 음미한다"는 뜻으로 삼도차라고 하는데 사실 이 삼도차는 바이족들이 즐겨 마시는 몇가지 특수한 차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즉 처음 마시는 쓴 차는 볶음차이고 그 다음 마시는 단차는 바이족 여인들이나 아이들이 명절이면 즐겨 마시는 유선차, 호두차입니다. 마지막으로 음미하면서 마시는 차는 바이족 지구에서 약으로 복용하는 홍탕 생강차입니다. 만약 감기에 걸리면 바이족들은 홍탕에 생강과 곽향 등 중약재를 넣은 홍탕생강차를 권합니다. 중국의 많은 시인 묵객들은 바이족의 삼도차에 대해 필묵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여: "다채로운 민족 세계" 오늘은 바이족의 차문화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민족 대가정" 어느덧 여러분들과 작별의 인사를 나눌 시간입니다. 이 시간을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한창송 김태근이었습니다.

(김태근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