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산 폭포

아침 자동차를 운전해 무원현(務源顯) 대장산으로 출발하는데 도로는 젖어서 번들거리고 공기도 습기로 가득 차 있고 산 허리에는 짙은 안개가 껴서 우리는 산속에서 비를 만나지나 않을가 걱정했다.

우리 일행은 안휘(安徽)성 황산 기슭의 작은 현을 떠나 무워현으로 향하였다. 지리적으로 조그마한 점에 지나지 않는 이 곳의 경치가 그토록 아름다우리라고 우리는 생각지도 못하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곳을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골'이라고 한다. 이런 말을 다른곳에서 들었다면 나는 이의를 제기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그 말의 의미를 묵묵히 받아들이게 되었다.

인물이 나는 정기있는 땅이라면 명인과 함께 명산이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공자(孔子)의 태산이나 이태백(李太白)과 아미산 (峨眉山)과 같은것이다. 나의 이런 주관적인 생각이 이 곳에서도 들어맞으리라고는 또 생각지도 못하였다. 이 곳에 해발 1630미터의 대장산이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산골짜기를 따라 위로 톺기 시작하였다. 오른쪽은 깎아지른듯한 절벽인데 위를 쳐다보면 활엽림과 침엽림이 꽉 차 있어서 그 벼랑바닥을 볼수 없고 가로 삐져나온 나무가지에 물기가 차있어 손으로 나무잎을 다치니 물방울이 주르륵 굴러 떨어졌다. 돌 계단의 왼쪽은 깊은 골짜기인데 산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이 집채만한 돌들 사이로 흘러지나며 물보라를 만들고 산골짜기가 떠나갈듯한 소리를 낸다.

나는 수십년동안을 산속에서 사품치는 강물과 벗하여온지라 산에 들어와 강물의 야성과 조방함, 신비함만 보면 집에라도 들어선듯 친절함 감을 느낀다. 그래서 번마나 기복을 이룬 산만 보면 내 인생의 귀착점이라도 찾은듯하게 느껴진다.

이 대장산은 역사적으로 "삼천자(三天子)장산"으로 불리웠다. 이 산은 강서(江西)성과 안휘 두 성에 걸쳐 있는데 무원현 북쪽의 병풍과 같다. 그 뿌리를 찾아가보면 이 대장산은 황산의 여맥에 속한다. 비록 "황산을 보고나면 다른 산을 보지 않는다"는 정도의 황산과 같은 명성은 없지만 무원현의 제일봉이고 김용(金庸)의 무협지에서 인간의 선경, 무릉도원으로 묘사된 와룡곡(臥龍谷)이 있는것만 봐도 그 아름다움을 알수 있다.

아침에 문을 나설때 먼 산을 감돌고 있던 안개가 어느새 대장산에 모여 산 허리를 두텁게 감싸고 있었다. 그러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하며 돌 계단이 함초롬이 젖어들었다. 부드럽기 그지 없는 안개는 물방울로 변해 사람들 머리위 우산을 두드렸고 돌 계단위에는 작은 시내물 줄기가 생겨 그 물위를 밟으면 찰삭거리는 소리가 귀맛좋게 나서 등산의 별다른 취미를 불러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