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중앙민족대학 학생들)

사: 교정의 목소리 오늘은 중앙민족대학 졸업반에 다니는 남국화학생을 저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사: 안녕하세요?

국: 안녕하세요?

사: 국화 학생은 또 저희 방송국에서 거의 40일동안의 실습을 마친 상태입니다. 어떠세요. 대학4년, 올해 7월이면 끝나지요. 대학4년동안 여러가지 소감이 많았으리라고 생각되는데요. 국화학생은 어떠했어요.

국: 녜 그렇습니다. 대학4년동안 많은걸 배웠구요. 터득한것도 많구요.

사: 여러가지 인상깊었던 일들도 아주 많았을것같은데요. 지금 보니까 오늘 뭘써가지고 온것 같은데요.

국: 녜, 수기한편 썼어요.

사: 녜, 대학4년을 총화하는 식으로 수기한편을 쓰셨나 보네요. 그리고 저희 방송국에서 40일동안 실습하면서 어떠했어요? 제가 대학 4년동안 배웠던거하고 비할때 방송국에서 배운 여러가지들은 어떠했습니까?

국: 4년동안 배운것을 돌이킨것도 있고 새로 배운것도 많았습니다.

사: 학교에서 배운 이론지식과 방송국에 와서 직접 실기를 하면서 이론과 실제를 서로 결부하는 좋은 기회가 됐으리라고 생각되는데요. 어떠했어요?

국: 녜, 그랬습니다.

사: 녜, 그럼 오늘은 남국화 학생이 써온 수기 한편을 들어보시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기대해 주세요.

그리운 대학시절

2005년 봄도 무르익어가고 있다. 파릇파릇 돋아난 새싹, 화사하게 피여난 새하얀 살구꽃, 파아란 하늘에서 둥둥 떠다니는 송이송이 구름... 나는 교정을 산보하면서 걸어온 4년을 생각해본다.

대학생이 되였다는 흥분된 마음으로 대학교 교문에 들어서던 때가 어제 같은데 어느새 4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대학시절에 너무나 많은 일을 겪었고 이는 나로 하여금 생활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였고 나는 그 속에서 살아가는 법을 조금나마 터득하였다.

길 양켠에 줄지은 귤색 전화기, 옛 친구마냥 나를 향해 손을 젓는다. 제 앞에서 집 생각으로 흐느끼던 꼬마동무가 이젠 이렇게 당당하게 걸어가는 떳떳한 모습을 보고, 독립선언을 발표한 것처럼 나는 전화기를 향해 피뜩 웃는다.

화창한 날씨에 햇살은 찬란하게 쏟아졌다. 마치 그 부드러운 손이 피부에 와 닿은 듯 온화하였다. 산들산들 봄바람에 화단안 수풀들은 하늘하늘 춤추고 있었다. 그윽한 풀향기를 실컷 들이켰다. 청신한 냄새가 코로, 구강으로, 페강으로 흘러들었다. 기분은 마냥 상쾌했다.

포도넝쿨이 드러내린 정자안은 친구들이 오복이 모여앉아 다소곳이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다. 친구들도 제각기 갈 길을 걷게 되니 이별의 고통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자기 꿈을 위해선 부득이한것이다.

앞으론 옛날 맛이 지극한 빨간색 건물이 보인다. 색동저고리에 연분홍 치마 입고 조선춤 공연했던 장면이 눈 앞에 서서히 떠오른다. 신나는 음악소리, 눈부신 조명등, 관중들의 환호속에서 꽃다발을 받는 그 장면... 그때 그 열정, 그 용기 어디서 치솟은 힘인줄 의심할 정도였다. 지금이라면 그저 관중속에서 묵묵히 구경만하고 있을텐데.

넓은 운동장은 초원을 방불케 하였다. 광활한 대지에 섯노라면 마음이 확 트였다. 마음껏 뛰놀고 싶다, 춤추고 싶다, 웨치고 싶다...

"하나,둘,하나. 하나,둘,하나"우렁찬 구호소리에 발 맞추어 운동복차림한 학생들이 씩씩하게 행진한다. 운동회 개막식이였다. "빵!"하자 운동선수들이 총알튕기듯 쌩- 하고 달려나간다. 나도 기점에서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정든 이 곳을 어쩔수없이 떠나야 했다. 섭섭하긴 하지만 슬프진 않다. 앞날은 더욱 휘황할것이라고 굳게 믿기에.

대학생활은 나를 더한층 성숙되게 키워줬으며 생활의 진미를 더한층 깨닫게 하였다. 천진란만하던 그때가 그립기도 하지만 얌전하고 숙달된 지금의 몸가짐이 더욱 자랑스러웠다. 정다운 이곳이 나를 배양하고 다스려서 이젠 사회에 발걸음을 내디딜 용기와 능력을 주었다. 비록 험난한 준봉도 있겠지만 꼭 넘어갈수 있다는 신념으로 과감히 돌진해야 할것이다. 이 둥지에서 날아가기 싫은 새처럼, 교정의 나무, 꽃, 교실의 책상, 걸상 그리고 항상 아끼고 배려해주신 선생님, 다정한 친구들, 모두가 사랑스러웠다. 그리울것이다. 이 아름다운 추억을 마음속 깊이 간직할것이다.

하학벨이 울렸다. 벌통이 터진것처럼 교학청사에서 학생들이 쏟아져나왔다. 제시간에 음향시설에서 방송이 흘러나왔다.

<교정의 종소리>

꿈 많은 시절을 축복하는가

배움의 새 날을 불러오는가...

(취재, 정리:이명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