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흐름에 따라 많은 봉건왕조들이 바뀌면서 오래도록 전해지는 가족요리는 더 말할것도 없고 오래도록 전해지는 관청요리도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공부는 역대 봉건왕조에서 특수한 지위를 차지한것으로 하여 한 가문의 요리를 형성했고 또 지금까지 전해져오고 있습니다.

역대의 황제들이 공자를 성인(聖人)으로 추대하고 공자의 후예가 사는 저택을 "성부(聖府)"라 하고 또 직접 이 공자의 저택을 찾았습니다. 황제만이 아니라 공자가문을 찾는 많은 관리와 기타 사람들때문에 공씨네 가문에서는 늘 손님접대를 하다보니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특유한 공부요리를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공부요리는 공부연이라는 만찬요리와 일반요리로 분류됩니다. 공부연은 또 황제를 맞이할때의 만찬코스와 부임, 생일, 결혼 등 축제때의 만찬코스가 서로 다릅니다. 황제가 곡부를 방문하면 청나라때 최고의 만찬요리인 만한전석(滿漢全席)을 준비하고 곰 발바닥, 제비집, 상어지느러미 등 최고의 산해진미로 196가지 요리를 만듭니다.

공부연의 첫 코스가 "팔선과해노라한(八仙過海羅漢)"이라는 요리인데 이 요리가 올라야 공부연이 시작됨을 의미합니다. 중국에서 팔선은 민간에서 널리 알려진 여덟명의 신선인데 이 요리와 여덟명의 신선이 연관됩니다. 이 요리는 상어지느러미, 해삼, 전복, 생선뼈, 새우, 죽순, 소세지, 닭고기 등 9가지 요리재료로 만들어졌습니다. 대부분이 생선이기 때문에 닭고기를 뺀 8가지를 팔선이라 하고 닭고기는 나한에 비유했습니다. 그리고 이 요리가 오르면 징을 울리고 북을 치면서 만찬공연을 시작해 흥겨운 만찬의 분위기가 형성되어 팔선과해 노라한이라는 떠들썩한 전설의 한 장면을 방불케 했다고 합니다.

공부요리에서 만찬요리만이 아니라 일반 요리도 널리 전해지고 있고 요리이름도 다양하고 의미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선오리니, 자식데리고 조정에 간다는 대자상조(帶子上朝), 그리고 황제가 이름을 하사한 공부일품과(孔府一品鍋)도 있고 시례은행(詩禮銀杏)이라는 시적인 이름의 요리도 있습니다. 공부에 시례당이라고 공부하는 장소가 있었는데 이 시례당에 은행나무 두 그루가 자랍니다. 공부의 주방장이 이 은행열매를 가지고 요리를 만들어 공부하는 애들에게 주었더니 공부를 더욱 열심해 했다고 합니다. 공부에도 좋고 맛도 좋은 시례은행, 이 이름은 요리이름보다는 글의 제목을 의미하는것 같습니다.

이렇게 공부의 요리는 단순한 요리가 아니라 풍부한 내적함의를 가진 요리임을 이름에서도 알수 있습니다.

(번역, 편집: 이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