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번 만천하를 표류하고 급류와 험한 여울을 체험했으며 만천하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했다. 만천하의 신기함, 만천하의 아름다움은 사람들을 도취하게 한다. 그러나 이것은 만천하의 제일 아름다움이 아니다. 만천하의 제일 큰 매력은 만천하의 신비함이다. 밤에 만천하를 표류하노라면 만천하의 무궁한 매력을 보다 더 느낄수 있다.

연원(煙園) 수력발전소에서 우로(牛路) 수력발전소 땜까지 이르는 6키로미터 구간의 강길에는 신비한 굴, 샘물, 소동천 등이 열대우림속의 지류 협곡에 비껴있다. 이곳은 깊은 골짜기의 비밀을 탐색하는 최적의 곳이다. 3월초의 어느날, 나는 여러 친구들과 함께 만천하에서 밤 표류를 했다.

저녁 9시쯤, 우리는 두 척의 배에 분승하여 물길을 거슬러 올라갔다. 밤장막이 드리운 만천하는 물이 차고 바람이 없었다. 물결은 거울처럼 조용했고 강가의 나무들은 꿈처럼 몽롱했다.

배가 점차 기슭은 멀리 떠났다. 갑자기 저쪽 산마루에 범 한마리가 보였다. 아니, 물소 같았다. 그리고 새끼토끼, 멧돼지, 말, 기린 등이 보였다. 아니 동물원에 들어왔단 말인가? 찬찬히 보니 산 그림자와 나무 그림자가 서로 어울려 만든 모습이였다. 갑자기 청개구리가 울어댔다. 그러자 개구리 울음소리가 합창이나 하듯 터졌고 온갖 곤충들이 울어댔다. 마치 동물 음악회가 열린듯 했다. 멀리서 이상한 울부짖음소리가 들려왔다. 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 알고보니 부엉이가 짖는 울음소리였다.

갑자기 눈앞이 새까매났다. 원래 신비동에 들어선 것이였다. 손을 내밀어 흔들어 보아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눈을 크게 뜨고 암벽에 있는 나무뿌리와 덩쿨을 보려고 했지만 모든게 몽롱하기만 했다. 진짜 별다른 미감이 있었다.

신비동을 지난 우리는 배머리를 돌려 귀항했다. 산그림자, 나무 그림자, 별빛, 반디불빛이 수면에 어우러져 신기루와 같은 기이한 경관을 연출했다. 신기함과 아름다움은 모두 꿈인듯 했다. 모든게 그토록 자연스러웠다. 물질세계의 유혹을 멀리 떠나 청개구리와 함께 노래하고 반디불을 친구로 삼으니 대자연과 진정으로 한데 어우러진듯 했다.

(번역 편집: 김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