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주장의 민가)

주장에 들어서면 마치 도연명이 도화원에 뛰어든듯 경탄을 금치 못하게 된다. 주장은 그처럼 소박하고 자연스럽다. 9백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이 강남의 물 고향은 명, 청 시대에 유실된 한수의 강남의 민요이다.

작은 나무 배에 앉아 있노라니 찌걱찌걱하는 노젓는 소리가 물 위에 비긴 푸른 잔디의 그림자를 깨버리는듯 하다. 돌길과 골목에서 관광객들의 급한 발걸음소리가 깨어나고 옛 저택에 있는 강남의 은은한 정취가 울려 나오는듯 하다. 세월이 알심 들여 조각한 고전 경치는 하나하나 시야에 안겨들고 가슴에 젖어든다. 배는 엇갈린 골목을 지나고 달 모양의 돌다리를 지난다. 돌다리는 마치 주장 미인들의 앞 이마 같으며 다리 아래 흐르는 물은 그들의 함초롬한 눈길인듯 하다.

담에 칠을 하고 기둥에 조각을 한 집들은 물에 비껴 한 점의 그림을 방불케 한다. 옛스러운 나무집에 들어가 할머니가 부어주는 차를 한잔 마시며 주장에 비긴 역사를 음미한다. 따뜻한 햇빛은 저도 몰래 옛 담벽 틈에 이름 모를 관목이 무성하게 자라게 했다.

(사진설명:주장의 민가)

물길 양켠의 버드나무는 나뭇가지를 드리우고 바람에 흐느적인다. 마치 강남 물 고향의 정취를 나붓기는듯 하다. 나는 참대를 들었지만, 버드나무 아래의 그 아름다운 강남의 고느적함을 깨뜨릴가 저어되었다. 즐비한 주장은 마치 분재처럼 강남 물 고향의 청순한 풍치를 자아낸다.

주장은 유실된 한수의 강남의 민요이다. 2, 30년 전에 주장과 유사한 강남의 작은 진들은 태호 유역에 별처럼 널려있었지만 지금은 주장 하나만이 홀로 남아있다. 주장이라는 이 민요의 내용은 주장 사람들만이 읽어낼 수 있다. 총망한 관광객들은 다만 현대문명의 분주함을 떠나 이 민요에 담긴 조용한 운치를 향수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