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강 일경)

어느 한 시인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한 사람이 만일 흰 구름 위에 올라가 취한 눈으로 신안강 판도를 굽어본다면 신안강이 마치 한 잎의 가을 잎처럼 아름답다는것을 발견하게 된다고 말이다. 옛 휘주를 흐르는 강흐름은 마치 잎사귀의 무늬처럼 섬세하고 이리저리 뻗어나갔으며 마치 꿈과 같고 시와 같다. 그것이 바로 신안강이다. 바로 시인들을 꿈에도 그리게 하는 신안강이다!

내가 강남에 이르렀을 때 신안강 기슭은 한창 차잎을 딸 무렵이였다. 그때 마치 비가 금방 멈추었고, 그래서 나는 물을 이웃한 창가에 기대어 참대잎에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홀연 신안강 상류에서 배 한척이 산노래를 싣고 물흐름을 따라 내려왔다. 저도몰래 감탄을 금할수 없었다. 신안강은 굽이굽이 돌아 나중에 절강에 들어서며 전당강의 흐름에 밀려든다.

비가 온뒤의 흙은 사람을 취하게 하는 향기를 풍겼다. 나는 신안강의 한 지류를 따라 푸른 산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머리를 숙이니 푸른 물결속에서 어두운 그림자가 알릴락 말락 했다. 옛날 현인들이 남긴 필묵의 흔적이 아닐가? 나는 머리를 들여 묻고 싶었다. 푸른 강물은 도대체 얼마나 많은 명류들을 담고 있을가?

처음으로 이곳에서 배를 타고 시를 읊은 시인인 남조시기 산수 시인 사령운이다. 그때 시와 글, 그림에서 기이한 인재로 불리운 이 시인은 신안강의 산수가 자기의 성격과 비슷하다고 여겼다. 그래서 그는 요순 시기 명리에 담백했던 허유와 서진시기 "장자"을 연구했던 향수를 모범으로 삼아 내심의 우울함을 지워버리려 했다. 그러나 그는 나중에 하 등 그런 비참한 운명을 벗어나지 못했다.

제일 먼저 "신안강"이라는 단어를 절구에 써넣은 시인은 이백이다. 이치대로 말하면 "일생동안 명산을 떠돌아 다닌" 그가 만난 명소들은 헤아릴수 없이 많다. 그러나 석양 빛 아래의 신안강을 상대하여 그는 이곳이 평소에 보았던 천산만수와 다른 점이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산수에 심취하여 시로 수묵화를 그렸다. "맑은 물은 나의 마음을 맑게 하고, 물 색은 다른 물과 다르더라. 신안강에 물어보노니, 깊이가 왜서 이렇더냐?" 여기까지 쓰고나서 시선은 고개를 젖혀 술을 마셨다. 그리고나서 계속하여 시를 썼다. "사람이 맑은 거울에서 노닐고 새가 병풍에서 나는구나."

시인들은 신안강을 두고 아름다운 시구절을 수없이 남겼다. 한창 생각에 잠겨 있는데 귀로중에 있던 차따는 처녀의 노래소리가 저녁노을속에 들려왔다. 멀리 시골의 등불빛이 반짝였다. 수확한 사람들은 밥 짓는 연기속에서 찬란하게 웃고 있었다. 그들은 행복이 단지 감각일뿐이며 공명과 재부와 그리 관계가 없다는걸 알고 있는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