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집 출간 기념회에서의 황유복교수(좌측으로부터 세번째) 

[배경음악 깔며]

황유복: 호-남계, 필명-남호손

1943년 2월 길림성 영길(永吉)현 출생

1961년 9월부터 1966년 6월까지 중앙민족대학 역사학부에서 민족사전공

1964년 사천성 량산이족자치주 희덕현 동하향 측립사에 이족 소학교 설립;

1972년에는 중앙민족대학교 조선어문학부를 창설

1987년 9월부터 1988년 12월까지 미국 하버드대학 교환교수

1989년에 북경조선어학교 창설 및 교장 역임

1983년부터 미국, 카나다, 쏘련, 몽골, 일본, 한국 등 나라와 홍콩 등 지역의 16개 대학에서 특강 담당

1993년에는 중앙민족대학교 한국문화연구소를 창설

1994년부터 2005년까지 <조선족발전을 위한 학술심포지엄> 제1회부터 제10회를 소집

<봉사도(한문)>, <중국고대북방민족문화사(한문)>(공저), <중국 조선족 사회와 문화의 연구> 등 주요저서 28권과 논문 10여편 발표

현재 중앙민족대학교 민족학과 사회학학원 박사생 지도교수; 중앙민족대학교 한국문화연구소 소장; 중국조선사연구회 회장, 중국민족학회 이사, 중국도시인류학회 이사, 조선족발전연구회 부회장, 구미동학회 학장, 남호장학회 회장, 동북민족장학회 집행회장, <중국민족>잡지사 고문, <도라지>잡지사 고문, 한국독립기념관 해외연구위원, 중일한 3국 TV제작자포럼 조직위원회 자문위원 담임.

[배경음악 끝]

중국 조선족사회는 물론, 한국을 망라한 세계 조선민족 사회에서 황유복교수 하면 의례 <국제적인 학자>, <사회활동가>, <민족사학가>라는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학문을 위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조선족사회를 위해 고민하고 헌신하며, 불행한자와 약한자를 동정하고 사랑하는 황유복선생의 삶은 그야말로 한부의 인생교과서였습니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세계적석학>으로 불리우는 황유복교수가 이순의 나이에 수필가로 변신하여 문단의 이목을 끌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얼마전 중국 도라지 잡지사와 중앙민족대학 조선어문학부, 베이징삼지마을문학동호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남계 화유복교수 수필집 <사랑의 사회학>출판 기념회가 베이징에서 열렸습니다.

황유복교수가 수필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조선족 순수문학지의 하나인 <도라지>잡지와 연관됩니다. 황유복교수는 <도라지>잡지사에 수필을 보내게 된 계기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음향1]

<제8회 조선족발전심포지엄을 할때 중국 조선족 문화의 발전을 다루었습니다. 그때 도라지잡지사 사장이 그 회의에 오셨는데 도라지잡지가 그때 상당히 어려움이 있었어요. 당시 조선족문학지들이 7개 정도 있었는데 거의 문을 닫고 3개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장백산>, <도라지>, 그리고 <연변문학>이였어요. 근데 그 3개 가운데 또 하나가 문을 닫게 되면 다시 세우기가 상당히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그때 경제적인 어려움이라든가 이런것들을 제가 도와서 해결을 하면서 잡자사들이 자꾸 저한테 원고부탁을 했어요. 그래서 처음엔 거절하다가 마지못해 쓰기 시작했는데 너무 끈질기게 원고추적을 하기 때문에 제가 끌려서 쓰게 된것이 아마 수필집을 내게 될 정도로 써왔습니다.>

황유복교수가 수필을 쓰기 시작한 것은 2001년 6월 수필 <선택>을 쓰기 시작해서부터입니다. 그후 <도라지>잡지사에서 <남계인생수필코너>를 설치하면서 이색적인 원고청탁을 해왔고 지금까지 40여편의 수필을 도라지잡지에 싣게 되었습니다.

황유복선생은 수필을 쓰면서 <내가 쓰고 있는 글이 과연 수필인가?>하는 의구심때문에 모든 초보자들이 갖게 되는 정신적부담을 안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첫 수필이 발표되면서부터 문단의 평론가들이 부단히 그를 격려해주었고 베이징의 <삼지마을문학동호회>는 그의 수필작품토론회까지 소집해 황선생의 수필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삼지마을문학동호회>의 최순희선생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음향2]

<북경삼지마을문학동호회는 많은 애독자들보다 좀 더 먼저 '사랑의 사회학', '사랑의 언어학', '사랑의 민족학', '사랑의 신화학'등에 접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성의 혼과 자유의 옷'을 떨쳐입은 선생님의 수필에서 정체성과 삶의 참의미를 느낄수 있었고 인간의 향기와 철학이 있는 글들을 통해서 여운의 아름다움과 인생달관자의 여유를 만끽했으며, 깨달음의 미학과 학자수필의 매력에 흠뻑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특히 깊은 학술연구와 사회활동에 공사다망하심에도 늘 좋은 수필을 내놓은 선생님께 입을 모아 탄복하기도 했습니다. 설사 선생님께서 침묵을 하고 계시더라도 우리는 선생님의 글을 통해서 정직하고 불같은 민족애를 읽을수 있으며 민족사업가의 끊임없는 탐구와 정열을 볼수 있습니다. 그리고 따뜻한 고향의 숨결과 희노애락의 인지상정을 느낄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선생님의 글을 학자의 량심이자 스승의 가르침이며 선배의 충고이자 사나이의 고백이라는 점에서 공감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

유복자로 태여나 할머니손에서 자라난 동년시절, 민족사학가, 사회활동가의 특이한 인생경력때문에 황유복선생의 수필은 남다른 개성으로 돋보입니다.

도라지잡지의 독자로서 황유복선생님의 수필에 접하고 사랑하게 되었으며, 이번에 <사랑의 사회학>출판을 맡은 중앙민족출판사의 책임편집으로서 수필집의 첫 독자였던 남복실선생은 황유복선생의 수필집을 감명깊게 읽었다고 하면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음향3]

<황유복선생님의 수필은 인간적인 향기와 문학적인 향기가 어우러진 글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어린날의 춥고 배고팠던 추억, 세계적 석학이라는 이름에 손색이 가지않는 박학다식함, 진선미에 대한 추구, 민족적인 사명감…이런것들을 읽을수 있었습니다. 비 문학인이 쓴 글인데요 오랜 전문작가들이 쓴 전문작가들의 글처럼 세련되고 편안하고 무릎을 치게 하는 구절들이 많았습니다.

황교수님의 수필은 표현함에 있어서 절때 현학적이지 않습니다. 화장을 했지만 화장을 하지 않은듯 한 그런 고명한 화장술처럼 말입니다. 아마 이것이 진짜 기교일 것입니다.

그리고 제목도 보면 신선한 제목들이 많아요. '고슴도치도 0거리 접촉을 한다', '술과 수필이 만난다면'…궁금증을 유발시키는 제목들입니다. 자잘한 일상속의 사소한 일을 가지고 다루면서 결코 현학적이지 않고 위트와 유머가 넘치는 문구들, 인생 달관자의 여유가 자연스럽게 묻어납니다.

그리고 학구적인 치밀성도 아주 강합니다. '잘못 채워진 첫단추'라는 수필에서 보면 '붓가는 대로 쓰는 글'이라는 몇십년간 중국문단을 비롯해서 수필계에서 잘못 알고있는 '수필'에 대한 정의를 바로잡기 위하여 직접 도서관에 가서 '홍매'라는 '용재수필'의 저자가 쓴 책을 찾아보고 거기서 근거를 찾는 학자연한태도는 본받을바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이 황교수님의 수필은 '부드러운 파워'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수필은 독자와의 거리를 가장 가깝게 좁혀주는 문체라고 생각됩니다. 이 황교수님의 수필을 읽기전에는 황교수님을 심오하고 고상한 학술을 하시는 학자쯤으로 아득히 먼 사람으로 느껴졌었는데 이 선생님의 수필을 읽으면서 가깝게 느껴지고 그 글줄들 사이에서 맥맥히 흐르는 희노애락의 정서를 읽으면서 함께 공감할수 있었다는 점, 이러한 것은 아주 수확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선생님도 역시 우리와 같이 눈사람을 좋아하고 꽃을 좋아하고 저녁노을을 좋아하는 이런 정서들을 수필을 통해서 읽을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것을 '부드러운 파워'라고 하고 싶은 것입니다. 아마 황교수님 자신도 독자들이 얻는 수확에 대해서 예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황교수님의 '부드러운 파워'가 계속되기를 기대합니다. >

유복자로 태여나서 이순의 오늘까지 황유복선생의 생명의 주선률은 멈출줄 모르는 탐구와 노력으로 연주된 교향악을 방불케합니다. 한 사람이 이같이 여러분야를 탐구하고 결실을 맺는다는 것은 그의 하루하루가 진지한 노력과 식을줄 모르는 열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면 불가능할 것이며, 또한 학자로서의 박학다식함과 사물을 꿰뚤어보는 예리한 관찰력, 사회활동가로서의 세계적인 안목과 높은 문학적소양이 없었다면 학자수필을 탄생시킬수 없었을 것이며, 독자들에게 인생, 사랑, 민족 등에 대한 많은 깨달음을 줄수 없었을 것입니다.

황유복 교수님의 수필은 인간의 삶은 돈, 권력, 명예 같은 것으로 쉽게 행복해질만큼 단순하지 않다는 점과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가를 알게하며, 인간을 인간답게 살아가도록 지켜주고 있습니다.

날로 이기적이고 개인중심적으로 변해가는 오늘 사회에 황유복교수는 오늘도 쉼없이 중국 조선족공동체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선두주자의 의무와 직분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는 지성인의 책임감으로 청순하고 아름다운 멜로디로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해줄 황유복교수님의 제2, 제3 수필집을 기대해 볼수밖에 없지 않을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남계 황유복교수가 수필집 <사랑의 사회학>을 출간한데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취재, 정리: 한경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