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산과 눈 녹은 물)

간바라산(甘巴拉)에 오르니 양줘융호가 한 눈에 안겨왔다.

티벳에 호수가 있다는것을 알았지만 티벳의 호수가 이렇게 아름다울지는 생각지 못했다. 만약 티벳의 하늘을 찬미한다면 티벳의 호수에 대해서는 몇 배이상 찬미해야 할것이다. 이 곳의 호수는 하늘과 같은 푸름과 깨끗함, 단정함도 지니고 하늘이 가지지 못한 물의 영기와 부드러움, 안온함도 가진다.

(티벳의 호수)

발밑의 황토를 밟으며 흙먼지 날리는 산을 넘어온 우리의 피곤한 눈 앞에 갑자기 시원한 색상과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진다면 그 누구든지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게 된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 순간 숨을 죽이게 된다. 너무 아름답고 너무 푸르러 소리를 지르면 그 호수에 대한 모독으로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모두들 소리를 낮추며 차에서 내려 그저 보고만 있게 된다.

모두들 푸른 물과 푸른 숲은 쌍둥이라고 한다. 하지만 호수주변에는 나무 한 그루도 없고 보이는것은 발간 고동색의 산뿐이다. 이 호수의 물은 눈 녹은 물이 모여서 형성된것이라고 한다. 아, 저 멀리에 설산이 보인다. 자동차를 타고 호수가를 따라 한 시간 달리니 설산이 눈앞에 다가선다. 해발 5042미터의 카눠라 빙천은 정말로 끊임없이 물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전반 산맥에서 산봉만 흰 색이였고 눈 녹은 물은 몇 갈래로 나뉘어 풀 한포기 자라지 않는 적갈색의 산세를 따라 아래로 흘러내려 하늘에서 날아내리는 희디흰 하다를 방불케 하였다. 고원의 눈 녹은 물은 날아다닐 줄 아는것 같았다.

라싸를 출발해 랑카자에 이르고 다시 르커저에 도착하고 또 다시 다주카로부터 라싸에 돌아오는 동안 물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였다. 벌거벗은 산골짜기에서 맑은 물은 언제나 속세를 벗어난듯한 감을 주었다. 카눠라 빙산을 따라 흘러내린 눈 녹은 물은 둥근 돌에 부?쳐 흰 물갈기를 보여 줄지은 뛰어다니는 부드러운 흰 토끼를 방불케 하였다.

티벳의 도로는 대부분 흙길이여서 자동차는 늘 차 꼬리에 회색의 용을 달고 다닌다. 회색 용의 먼지가 내려앉는데도 이상한것은 물이 여전이 맑다는것이다. 설산에서 내려온 물은 속세의 먼지에 물젖지 않는 기질을 가졌는가?

(그림과 같은 야루쟝부강)

나는 원래 흙산 사이를 흐르는 야루쟝부강은 조금은 노란색을 띨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강을 따라 몇 시간을 함께 달린 뒤 나는 그 물이 여전히 그토록 고상하고 순결함을 유지하는데 놀랐다. 물의 영기는 물론이고 수면에는 배 하나 보이지 않고 강변에 자리잡은 마을과 드문드문 보이는 인적속에서 강물은 뭐라 말할수 없는 조용함과 신성함을 지니고 있었다. 그 것은 바로 눈 녹은 물이 안겨준것이리라.

(천년 빙천)

설산에서 기원해 강물에 흘러드는 눈 녹은 물들이 가문 고원지대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청신함과 습윤함을 주었는지 누구도 모른다. 도화나무골이라는 이름의 곳에서 우리는 티벳향의 원료로 되는 복숭아 나무를 보았고 돌아가는 방앗간 물차를 보았다. 강남의 분위기가 다분한 경치는 우리의 발길을 잡고도 남음이 있었는데 내가 가장 잊지 못하는것은 그래도 물차를 타고 오르내리는 눈 녹은 물이였다. 그 물은 그 토록 맑고 그토록 빛나 백조의 흰 털을 방불케 하였다.

티벳의 하다는 대부분 흰 색이다. 전하는데 의하면 티벳족은 흰 색을 좋아하여 세계의 지붕에 사는 그들은 흰 색만 고집한다고 한다. 그것은 흰 색이 눈 녹은 물의 색갈이고 눈 녹은 물이 이 곳의 모든것을 키워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푸른 초원과 수풀, 노란 청과도 모두 설산의 흰 색에서 기원한 것으로 흰 색의 확대와 풍부이다.

(야루쟝부강의 아늑한 기슭)

나는 수많은 눈 녹을 물이 모여 형성된 야루쟝부강이 티벳 고원에 날리는 가장 아름다운 하다로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사랑을 안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의 영기를 안은 이 "하다"는 고원에서 흘러내려 그 아름다운 자태로 티벳에 대한 수많은 사람들의 그리움과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번역, 편집: 이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