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사진설명: 옥룡산의 눈)}

려강(麗江) 옛 성의 어느 모퉁이에서 옥룡설산쪽을 바라보든지 설산은 살아 숨쉬는 그림인듯 춤 추며 날으는 작은 흰 용이 저 멀리로 날아가는듯 하다. 이 세계는 끝간데 없이 무한하고 설산은 기나긴 실처럼 따뜻함과 차거움, 열정과 냉혹함 사이의 경계선으로 되어 그들의 존재를 사람들에게 알리면서 그의 생존활력과 항쟁능력을 펼쳐보인다.

신비의 극락인 설산은 시종 자신만의 자세를 유지하고 다가서는 도전자를 맞이한다. 만약 가까이에서 설산을 보려면 체력이 모든것을 결정한다. 산정인 선자애(扇子崖)는 등산 애호가들의 가장 좋은 전망대인데 비해 일반인들은 그 정상에 올라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일반인들에게 가장 적합한 관상위치는 운삼평(云杉坪)이다. (사진설명: 옥룡산의 눈과 돌)

운삼평에서는 옥룡산이 아주 가깝다. 너무 가까워 눈의 시원한 맛을 감지하고 눈의 고결함과 한기를 느낄수 있다. 려강의 하늘은 마치 눈꼿으로 씻은듯 아주 맑다. 그리고 옥룡산의 눈은 단계별로 다른 모습을 한다는것을 나는 또 알았다. 산마루와 골짜기에 쌓인 눈들은 시시로 푸른 산을 드러내 보인다.

설경은 산의 아름다움을 드러내기에 가장 좋다. 그래서 많은 산들은 눈으로 해서 유명하다. 후지산의 눈은 티없이 맑아 그 눈속에 발을 들여놓으면 아름다움에 대한 모독이라도 되는듯 후지산 눈의 아름다움은 그토록 숙연하고 그토록 신성하다. 천산의 눈은 색갈의 대비에 있어 흰 눈과 푸른 나무가 강한 대비로 기이한 아름다움을 형성, 그의 아름다움은 조화와 접목에 있다. 옥룡산의 눈은 이들과는 다르다. 옥룡산 눈의 아름다움은 자연을 벗어나 희면서도 요염하지 않고 다채로우면서도 잡다하지 않다.

_{(사진설명: 채색의 옥룡산)}

눈이 많이 내릴때는 그림 그리기를 기다리는 흰 종이와 같고 눈이 적게 내릴때는 점점의 담백한 배경그림을 그려놓은듯 하다. 나는 불현듯 그 눈이 철학자인듯 느껴졌다. 생활의 어려움에 두려워하지 말라고 사람들을 고무하는듯, 눈이 한 웅큼만 있어도 그 눈이 녹지만 않으면 설경이 존재하고 설경이 있으면 희망이 있다고 사람들을 고무하는듯 하였다.

내가 본 옥룡산은 반은 눈이고 반은 돌이였다. 눈이 돌을 감싸고 있고 돌이 또 눈의 빈 자리를 메우고 있어 서로 부족점을 막아주고 있었다. 눈도 흰 색이고 돌도 흰 색이어서 멀리서 바라보면 모두가 흰 일색이어서 어디가 눈이고 어디가 돌인지 분간되지 않았다. 그런데 더 자세히 보면 돌과 눈이 구별된다. 돌은 움직이지 않고 단단하고 눈은 부드럽고 흰 하다같이 하늘거렸다.

_{(사진설명: 옥룡산의 눈과 돌)}

려강시에서 눈을 구경하든 운삼평에서 눈을 구경하든 무언가 유감이 있는듯 하였다. 아마도 거리가 그런 느낌을 주는듯 하다. 눈과의 거리가 있어서 우리가 보고픈 많은것을 보지 못하고 우리가 알고픈 많은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가?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운삼평에 고 성능 망원경을 설치한다면 이런 유감을 없앨수 있지 않을가 하는 생각말이다. (번역, 편집: 이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