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의 2월 북국은 여전히 엄동이지만 남경(南京)의 매화산(梅花山)은 봄빛으로 가득찬다. 매화나무 만 그루가 있는 매화산의 산길을 걸으면 은은한 향기에, 활짝 핀 매화에 선경에 들어선듯 착각하게 된다.

매화는 고도 남경의 시화(市花)이다. 6조(六朝)이래 오늘의 남경, 금릉(金陵)에는 벌써 매화를 심었고 후에 당(唐), 송(宋), 원(元), 명(明), 청(淸)조에도 계속 매화를 심어 오늘에 이르렀다. 남경 동쪽 교외 명효능(明孝陵)에 위치한 매화산에는 230여 품종의 매화 1만 5천여그루가 펼쳐져 있다. "중국의 최고", "천하 제일의 매화산"으로 불리우는 금릉 매화산은 강소(江蘇)의 등울(鄧蔚), 무석(無錫)의 매원(梅園), 절강(浙江)의 초산(超山)과 함께 "중국 4대 매화산"으로 불리운다.

"백가지 꽃 중에 누가 감히 눈속에 피는가, 오직 매화뿐이어라". 10대 명화의 하나인 매화는 예로부터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얼마나 많은 문인묵객들이 매화를 위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불렀는지 모른다. 일대 위인 모택동(毛澤東)의 <복산자(卜算子) 영매(詠梅)>는 더욱 높은 새로운 경지에서 매화를 찬미하였다. "천길절벽 만장얼음속에서 너의 꽃 가지 유독 어여쁘다. 어여쁨을 다투지도 않고 봄만을 알리며 온 산에 꽃이 만발할때 너는 꽃 속에서 웃는다". 매화의 정신과 품질을 그대로 잘 그린 시이다. (사진:매화와 새)

금방 대학에 입학했을때 나는 매화를 유독 지독히 사랑해 하나에 2전씩 하는 흰 고무지우개로 매화무늬의 도장을 만들어 지금까지 보전하고 있다. 그 후 그릇을 선택해도 매화모양을 찾았고 집에 걸 그림도 매화꽃을 선택하였다. 오늘 매화원에 몸을 두고 이쁨을 한껏 자랑하는 매화들을 쳐다보니 매화꽃의 바다에서 끝내는 매화를 향한 꿈을 이룬듯 하였다.

이른 봄의 매화산에는 이슬같은 보슬비가 내려 운무가 자욱하다. 매화꽃속을 오가는 나는 안개속에서 몽롱한 미를 자랑하는 그림을 보는듯 하였다. 비에 젖는것을 막기 위해 비닐주머니로 감싼 카메라로 나는 꿈같이 아름다운 장면을 담았다. 매화는 흰 구름인듯, 붉은 노을인듯, 혹은 홀로 혹은 함께 무리를 지어 있었다. 거기다가 이슬비가 꽃잎과 가지에 대롱대롱 달려 진주처럼 반짝이었다. 그리고 그 꽃의 바다에는 매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오간다. 혹은 애인의 손을 잡고 혹은 가족과 함께 매화앞에 흔적을 남긴다. (사진:푸른 하늘과 흰 매화)

매화산은 높은곳에서 내려다 보든, 낮은 곳에서 올려다 보든 모두가 매화의 바다와 그속을 오가는 사람들이 짙은 색의 중국화를 그리는듯 하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매화속에서 자연의 미를 읽고 생명의 혼을 느끼고 눈속에서도 활짝 피어난 매화의 기개에서 인간의 참됨을 본다.

매원에서는 매화를 보는 외 고인을 기릴수도 있다. 삼국(三國) 동오대제(東吳大帝) 손권(孫權)의 묘가 그 속에 있어 손권의 조각앞에서 1700여년전 그 세월을 다시 볼수 있다. 매산의 또 다른 한 볼거리는 강남풍격의 정원인 향초원(香草園)이다. 이 정원에는 정교한 매화 분재가 작은 다리, 흐르는 물과 함께 하고 강남의 기화이초가 가득해 마치 <홍루몽(紅樓夢)>의 이야기를 펼치는듯 하다. 머리 숙이고 생각에 잠긴 <홍루몽>의 저자 조설근(曺雪芹)선생의 조각도 이 봄빛에 취한 듯, 내리는 봄비와 아름다운 세계속에 사색에 빠진듯 하다. (사진:매화꽃속에서 꽃같은 사람)

총명한 남경인들은 "중국 남경 국제 매화축제"를 수차 성공리에 개최하였다. 국제 매화축제기간 이 곳에서는 매화전시, 매화예술표현, 매화미식축제를 비롯한 꽃 이벤트들이 많아 사람들은 향기로운 매화의 향기를 느끼고 천하 음식을 맛 볼수도 있다. 종산(鐘山)풍경구에는 또 중산(中山)선생의 능이 있다. 위에는 문화재, 아래는 꽃의 바다, 그러니 어찌 세인의 소망하는 곳으로 되지 않을수 있으랴!

막 가는 겨울, 이른 봄날에 금릉 매화산은 봄빛으로 가득하다. (사진:얼음속에서 활짝 웃는 매화)

(번역, 편집: 이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