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로 민채(閔菜)라고 하는 복건(福建)요리는 중국 8대 요리의 하나로서 복건요리의 대표는 스님이 요리의 향에 취해 담을 넘었다는 설로 유명한 불도장(佛跳牆)이다. 하지만 불도장은 고급요리로 가격이 비싸고 요리하는 시간이 길어서 고급 호텔에서만 볼수 있는 요리이다.

그렇다고 복건요리에 저렴하게 어느곳에서나 맛을 볼수 있는 다른 요리가 없는것이 아니다. 오히려 복건인들은 불도장은 안 먹어도 되지만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고 지방특색을 가진 몇 가지 요리만은 없으면 안 된다. 그 몇 가지를 알아본다.

1. 춘권(春卷)-밀가루를 엷게 밀어 속에 육류나 야채를 넣어 자그맣게 빚어 기름에 튀긴 떡의 일종이다.

춘권은 밀가루를 엷게 밀어야 하는데 집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전문 춘권을 만드는 밀가루를 밀어 파는 집이 있다. 가격도 저렴해 500g에 3원정도밖에 하지 않는다. 신선한 것을 사려면 금방 민 것을 사야 하기 때문에 늘 줄을 길게 서서 기다린다. (사진:춘권)

춘권껍질을 사가지고 돌아온 다음에는 콩나물, 부추, 말린 두부, 고기, 죽순, 파 등을 가지고 소를 만들고 더 고급으로 하려면 거기에 닭고기, 새우, 버섯, 굴 등을 더 추가한다. 이 모든 자료를 실처럼 썰어서 사온 밀가루에 싼 다음 기름에 튀겨 그 자리에서 먹으면 군침을 흘리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2. 태평연(太平燕)-연과 오리알을 가지고 만든 국이다. 복건에서는 물만두를 연(燕)이라고 하는데 물만두의 모양이 제비와 같기 때문이다.

연이 북방의 물만두와 다른것은 그 껍질인 연피(燕皮)이다. 돼지고기 살코기를 찧어서 고구마 가루와 함께 종이처럼 엷은 껍질을 만드는데 이렇게 만든 연피는 희고 기름기가 반질반질 돈다.

그렇게 보면 복건성의 물만두 연은 고기로 만든 껍질속에 고기로 만든 소를 넣은 음식이다. (사진:태평연)

이렇게 만든 연에 오리알을 넣어 국을 만드는데 복건성 방언으로 오리알은 길한 뜻을 나타냄으로 이 태평연은 설과 결혼피로연 같은 경사에 빼놓지 않는 요리이다.

복건에서 이 연을 가장 잘 만드는 곳은 복주시(福州) 마카오로에 위치한 100년 전통의 "동리육연(同利肉燕)"이다. 이 집은 도매도 하지 않고 예약도 받지 않아서 모든 식객들은 이 집을 직접 찾아가서야 연을 맛볼수 있다.

그래서 복주에는 이런 재미나는 말도 있다. 설에 복주에서는 두 군데서만 줄을 길게 선다. 하나는 열차역이고 다른 하나는 동리육연이다고 말이다.

이밖에 복주인들은 생선으로 만든 껍질에 육류소를 넣은 어완(魚丸)을 아주 좋아한다. 그래서 복주에는 "어환이 없으면 만찬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어환은 생선을 ?찧어서 고구마 가루를 섞어 껍질을 만든 다음 그 속에 육류로 된 소를 넣은 알 모양의 음식이다. 색갈이 투명하고 희고 맛이 담백하고 사각사각하고 즙이 향기가 있으면서도 느끼하지 않다. (사진:어환)

세계적인 코미디 챠플린이 복주를 방문했다가 이 어환을 먹으면서 생선으로 만든 껍질속에 육류가 들어있는것을 보고 가게주인이 마술을 부린다고 의심했다는 재미나는 이야기도 있다.

3. 토란찜

토란찜을 말하려면 재미나는 이야기를 먼저 본다. 복건의 명인 림칙서(林則徐)가 외국 사절의 초청에 의해 만찬에 참가했는데 그 외국영사가 의도적으로 아이스크림을 올렸다. 림칙서는 그 아이스크림이 어환인줄 알고 통채로 입에 넣었다가 혼이 난적 있다. 입에서 꺼내자니 예의가 아니고 넘기자니 너무 찼다. 하지만 억지로 삼키고 그 고비를 넘겼다.

후에 림칙서가 그 외국영사를 만찬에 초청하게 되었다. 림칙서는 주방에 명해 토란찜을 만들었다. 토란을 익힌 다음 ?찧어서 설탕, 계란, 기름을 넣어 반죽한 뒤 그릇에 담아 그릇채로 다시 가마에 넣어 1시간 찌고 그 위에 대추, 땅콩, 깨, 매실, 건 포도 등을 뿌렸다. (사진:토란찜)

토란찜을 상에 올려놓으니 찜 위에 기름이 한벌 덮여 김이 나지 않아 보기에는 냉 요리와 같았지만 온도는 더 말할 나위도 없었다.

외국영사는 토란찜의 향에 당겨 큰 숫가락으로 하나 떠서 입에 넣었다. 그 결과는 뻔하다. 외국영사는 림칙서를 놀린 덕에 그 보다 더 큰 봉변을 당한 것이다…

복주에서 토란찜을 전문 만드는 집은 취선루(醉仙樓)이다. 역시 100년역사를 자랑하는 정통집이다. 한 가마에 5원씩 해서 가격도 저렴하고 맛 또한 일품이다.

이밖에 복주인들은 요리사전에도 없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음식들을 아주 많이 만든다. 이런 요리들은 복주인들속에서 대대로 전해내려오면서 복주의 정을 전한다.

(번역, 편집: 이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