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요리계열 잉어찜

 저는 어려서 강남에서 자랐는데 그곳은 장강과 가까이 있고 바다입구와도 멀지 않은 곳으로서 어미지향이라는 곳이었다. 때문에 나는 어려서부터 물고기를 많이 먹었는데 모두 어머니가 끓인 것이었다.

어머니가 끓인 여러 가지 물고기들로는 주로 신선한 붕어, 병어, 잉어, 두렁허리, 농어였다. 특히 이런 물고기 외에 어머니가 끓인 세 가지 요리법에 대해 잊혀 지지 않는다.

한 가지 방법은 잉어 졸임이다. 잉어는 강남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고 어디서나 살 수 있다. 어머니가 아침 일찍 시장에 나가 살아 펄펄 뛰는 잉어를 사다가 배를 따개고 깨끗이 씻은 다음 기름 가마에 넣고 졸인다. 물고기 껍질이 누르스름하게 되였을 때 여러 가지 조미료를 넣고 파, 마늘 생강 따위를 넣은 다음 얼마간 뚜껑을 덮어두는데 구수한 물고기향이 나면 완성된 것이다. 방금 끓여낸 물고기를 밥상에 올려놓고 온 집 사람들이 둘러 앉아 어머니가 만든 물고기 졸임을 맛본다. 어머니가 만든 잉어 졸임은 겉면이 붉고 광택이 나며 물고기살 속까지 맛이 스며있다. 고기알도 잘 조려져 타지 않고 알이 흩어지지 않아 입안에 넣으면 파삭하면서도 고소하다. 물고기 졸임 즙은 더구나 맛좋다. 물고기와 여러 가지 조미료가 조합돼 먹을수록 그 맛이 잊혀 지지 않는다. 한번은 내가 나보다 나이 많은 친구를 청해 집에서 함께 점심을 먹었는데 어머니가 잉어 졸임을 만들었다. 그 친구가 잉어 졸임을 먹어보더니 연속 칭찬하면서 식당에서 많이 먹어봤지만 오늘 먹은 잉어 졸임 보다 맛이 못하다고 했다. 어머니는 그의 말을 듣고 못내 기뻐하셨다.

두 번째는 절인 조기이다. 조기 철이면 우리 집에서는 시장에 나가 한꺼번에 조기를 많이 사다가 꿰어 대나무에 받혀 말린 다음 저장해둔다. 필요한 때 몇 마리씩 꺼내 파, 생강과 조미료를 넣고 쪄낸다. 방금 쪄 낸 조기는 해물 향으로 코를 찌르나 비린내는 없다. 이 요리의 특점은 말린 고기인 만큼 신선한 생선 같이 살이 만만하지는 않다. 볕에 말리고 증기로 쪄냈으므로 겉은 만문하고 속은 좀 굳다. 절인 조기요리 한 점을 젓가락으로 집어서 밥이나 죽과 곁들여 먹으면 짭짤하면서 느끼하지 않아 반찬으로 아주 좋다.

세 번째는 자어 초두부탕이다. 이것은 나로 하여금 잊을 래야 잊을 수 없는 지금도 먹고 싶은 가장 맛있는 물고기요리이다. 어머니는 그것을 "자어두부탕"이라 하셨다. 나는 "자어(滋?)"라는 것이 학명으로 무엇인지 고증하지 못하고 다만 이 음을 기억했을 뿐이다. "자어"의 껍질 색은 옅은 회색에 반점이 있고 둥근 몸뚱이에 길이가 한 자 가량 되는데 고기의 살색은 흰색이고 잔 가시가 없다. 어머니는 이 물고기를 깨끗이 씻은 뒤 반촌 가량 되게 토막을 내어 물에 넣고 천천히 끓여 익힌 다음 초두부를 넣고 다시 끓이면서 얼마간의 소금, 황주를 넣고 맛내기는 적게 넣거나 넣지 않고 물고기의 원 맛을 낸다. "자어두부탕"이 밥상에 오르면 김이 문문 나면서 물고기 향과 두부 향이 함께 구수하게 풍긴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떠서 입에 넣으면 그 맛은 이루 형용할 수 없다. 담수어의 신선한 맛에 느끼하지 않고 기름 끼가 없이 입맛을 낸다. 젓가락으로 물고기점을 집어먹어보면 고기 살이 연하고 잔 가시가 목구멍에 걸릴 근심도 없어서 먹기 편리하다. 음식을 좀 짜게 먹는 사람은 고기 점을 집어 간장 같은데 찍어서 먹으면 일본이나 한국 사람들이 먹는 물고기 생회와 비슷하고 맛이 있다.

(번역 편집 서창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