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투쟈족의 차따기 명절)

여: 오늘 문화명인록 코너에서는 김태근 아나운서와 함께 중국호북성으로 가서 전창걸이 친히 설립한 투쟈족 민속박물관을 돌아보시겠습니다.

여: 얼마전 호북성 장양투쟈족 자치현에 출장을 다녀왔지요? 출장길에 전통적인 소수민족 문화를 많이 접하셨지요?

남: 녜, 50여세되는 투쟈족인 전창걸(田昌杰)은 지난세기 80년대부터 본 민족과 관련된 문화재를 수집하였고 몇년전에는 또 자체로 박물관까지 설립했습니다. 그럼 산간의 새소리를 잠간 들어보실까요? (음향 1)

여: 호북성 장양현 투쟈족 자치현까지 가시는데 교통편은 어떻게 이용했습니까?

남: 의창시에서 자동차를 이용했습니다. 의창시에서 자동차로 약 3시간 가량 달리니까 장양현 투쟈족 자치현 경내에 진입했습니다. 자동차는 면면히 뻗은 큰 산사이를 에돌면서 한시간정도 달려 산중턱에 이르렀는데요. 저멀리 산골짜기를 바라보노라니 간단하게 지어진 3층으로 된 작은 집이 눈에 띄였습니다. 층집 앞마당은 채소밭이였는데 채소밭에는 석주가 세워져 있었고 석주의 윗부분에는 콩크리트로 만든, 머리를 쳐들고 꼬리를 꿈틀거리는 뱀이 조각돼 있었습니다.

여: 그곳이 바로 전창걸의 투쟈족 민속박물관이겠네요?

남: 녜, 그렇습니다.

여: 전창걸이 어떻게 돼서 박물관을 설립하게 되였는지에 대해 궁금하네요.

남: 그 얘기를 하려면 지난세기 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될것 같습니다. 전창걸은 원래 장양현 자구진 신량원촌 사람입니다. 젊은 시절 전창걸은 농사일은 물론 현 술 공장의 기술자, 도로수리공, 개체 촬영가로 일한 경력이 있습니다. 그는 비록 키는 작달막하지만 아주 융통성 있고 열심히 연찬합니다. 지난세기 80년대초 중국에서 제3차 인구보편조사를 실시할때의 일인데요. 조사를 거쳐 출생시 한족으로 등록한 자신과 마을의 많은 농민들이 사실은 투쟈족이였다는것을 알게 되였습니다.

여: 그러니까 원래는 몰랐는데 그때에 알게 되였다는 얘기네요.

남: 그렇지요. 하여 이 문제는 전창걸의 크나큰 흥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럼 이와관련해 전창걸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음향2)

남: 전창걸은 "1983년전에는 자신이 투쟈족인줄 몰랐다고 하면서 출생시 자신들을 한족이라고 하니까 그냥 그런줄로만 알았다고 했습니다." 진창걸은 자신의 역사를 알고 신분을 증명하기 위해 문화재 수집에 열중하게 되였다고 하면서 이는 아주 자발적인 행동이였다고 덧붙히기도 했습니다.

여: 문화재를 수집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한두가지가 아니였을것 같은데요?

남: 당연하지요. 당시 전창걸은 사진촬영으로 생계를 유지했는데요. 그는 일반 카메라를 둘러메고 간단한 먹거리를 준비해 가지고 마을마다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는 사이 그는 산옆의 풀숲에서 두개의 석상을 발견하면서 이목을 끌었습니다. 더욱 주목받았던 것은 전창걸이 발견한 석상은 일반 석상이 아니라 오래동안 실존되였던 전설중의 투쟈족 시조의 향왕천자(向王天子)와 염수신상(鹽水神象)이였기 대문

이였습니다.

여: 그야말로 대단한 발견을 했네요.

남: 녜, 이렇게 한해 두해 전창걸은 자신의 수집사업을 계속했습니다. 그는 농촌마을을 찾아다니면서 수집사업을 하는동안 사진으로 문화재를 바꾸었는가 하면 물물교환을 하기도 하였고 또 일부 진귀한 문화재는 돈을 주고 구입하기도 하였습니다. 수장품도 원래의 제기가 위주이던데로부터 고서, 족보, 민가장식, 복장, 일용품, 노동도구, 병기 등 십여종으로 늘었습니다. 하여 1993년 전창걸은 장양현 박물관에서 "전창걸 의무수장문화재 전시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여: 그럼 그동안 그가 수장한 문화재를 전부 전시했겠네요? 모두 몇점이나 되였을까요?

남: 모두 6백여점에 달했습니다. 이로써 전창걸은 자신이 수장한 문화재를 처음으로 선을 보였는데요. 전시회가 끝난후 그는 전시한 문화재를 전부 현 박물관에 기증했습니다.

여: 녜, 정말 좋은 일을 했네요. 후대들한테는 얼마나 큰 재부가 되겠습니까?

남: 물론이지요. 그럼 이와 관련해 전창걸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시죠. (음향 3)

남: 전창걸은 "문화재를 수집한 목적은 자신의 역사를 실증하기 위해서였지 돈을 벌기위함은 절대 아니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돈만 따진다면 언녕 부자가 됐을것이라고 하면서 민족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다음세대가 자신들의 민족문화를 고양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절대 팔수 없다고 하고 최소한 이러한 문화재들이 저의 투쟈족 지역을 벗어나게 할수는 없다고 문화재에 대한 애착을 표했습니다.

여: 전창걸과 같은 사람들이 있음으로해서 우리들의 전통문화가 계속 그 맥을 이어오고 있는것이 아닙니까? 아주 감동적이네요.

남: 그렇지요. 하지만 자신이 수장한 문화재를 전부 현 박물관에 기증한 전창걸은 전례없는 허전함을 느꼈습니다. 그는 당시의 심정을 금방난 아들을 다른사람한테 빼앗긴 엄마의 마음같았다고 형용하면서 매일 밥맛도 없고 잠도 제대로 이룰수가 없었다고 그때의 속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당시 그의 마음을 가장 잘 헤아려준 사람은 그래도 안해였습니다. 안해 당도수(唐導秀)는 남편의 수집 사업을 적극 지지하면서 다시 시작하라고 격려했습니다.

여: 그럼 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겠네요?

남: 그렇지요. 그러는 사이 어느덧 10년이란 세월이 흘러습니다. 그동안 정창걸은 많은 심혈을 기울여 또 1000여점에 달하는 문화재를 수집하였는데 이로부터 다시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되였습니다. 그는 민간 문화재를 수집하는동안 있었던 이야기들을 글로 적어 자신의 파토문화(巴土文化)연구 전문저서 "파석화"(巴石花)에 수록하였습니다.

여: 공든탑이 무너지겠습니까? 그동안 열심히 일한것이 빛을 발산하네요?

남: 그렇습니다. 2000년 6월 전창걸은 투쟈족을 대표해 운남에서 개최된 "첫회 중국민족복장장신구박람회"에 참가하였는데요. 호북성에서 출시한 투쟈족 민속전시품이 모두 71점인데 그중에서 전창걸이 수장한 문화재가 68점을 차지했습니다.

여: 사실 이런 기회에 돈을 벌고 싶으면 구입하려는 사람들은 많을수 있겠는데요?

남: 그렇지요, 박람회 참가기간 많은 사람들이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그가 수장한 전부의 전시품을 구입하겠다고 표했었지요. 하지만 전창걸은 모두 사절했습니다.

여: 물론 그에게는 돈보다도 더 중요한 신념이 있으니깐요.

남: 물론이지요. 그리고 2001년 9월 17일은 그에게 있어서 기념할만한 경사스러운 날이였습니다. 현지 정부의 지원하에 그의 "투쟈족사립 민속문화재 진열관"이 정식으로 설립되였습니다. 전창걸은 자신의 수장품에 대해 이렇게 소개합니다. (음향 4)

남: "저의 수장품은 크게 8가지로 분류됩니다. 주요하게는 도기, 자기, 복장, 장신구, 토사왕의 복장 등이 있는데 이런것들은 모두 진품입니다. 전국적으로도 이 한점뿐이지요."

여: 이렇게 많은 문화재를 수집하는데 수고는 말할것도 없고 또 자금면에서도 적지 않게 투입돼야 될것 같은데요?

남: 그렇지요. 하여 전창걸의 가족은 아주 가난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번 돈을 전부 수장에 투입하니깐요. 몇년래 전창걸은 만여명을 헤아리는 참관자들을 접대했는데 그중의 적지 않은 사람들은 멀리에서 찾아온 민족문화 학자 혹은 문화재 전문가들이였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진열관의 조촐한 시설과 보호조건을 보고 문화재를 기증하든지 아니면 큰 박물관에 파는것이 좋겠다고 제의도 한답니다.

여: 그런데 그렇게 쉽사리 기증하거나 팔 전창걸이 아니잖아요?

남: 녜, 그렇지요. 아주 아쉬운 마음이지요. 그럼 그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음향 5)

남: "저는 기증할 생각이 없고 저 자신이 계속 이어가려고 합니다. 저는 이것들을 장양현에 남겨두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미 현 박물관에 첫번의 수장품을 전부 기증했었습니다. 이는 제가 두번째로 수장한 것들입니다. 저는 팔 생각도 없습니다. 팔아버리면 문화재는 재생할수 없습니다. 본 민족의 문화재를 팔아버리면 민족에 대해 미안하고 자손들에게 미안한 일입니다. 아무리 가난하더라도 문회재만은 계속 보존해 다음 세대에 넘겨주려는것이 저의 념원입니다."

여: 사람이 물질적으로는 가난하더라도 정신적으로는 가난할수 없다는 얘기같은데요?

남: 그렇지요. 요즘에는 또 전창걸의 사적이 전국적인 신문 매체들에 실리면서 그의 인지도가 많이 올라갔습니다. 심지어 프랑스 빠리 텔레비젼 방송국에서까지 이 두메산골에 찾아와 천창걸과 그의 투쟈족 민속박물관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기도 하였습니다.

여: 이런 참관객들의 치하와 매체의 보도는 전창걸에게 아주 큰 힘으로 다가올것 같은데요?

남: 그렇지요. 이 과정에서 아주 큰 만족을 느낄수 있고 또 생활의 간고함을 깡그리 잊을수가 있지요. 알려진데 의하면 전창걸은 지금 자신의 박물관을 현성으로 옮겨갈 타산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문화재 보호에도 유익하고 또 사람들의 참관에도 편리하기때문입니다.

여: 전창걸 농민과 그가 설립한 투쟈족 민속박물관에 대한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남: 감사합니다.

(사진설명: 투쟈족의 복식)

(번역, 편집:박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