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일생에서 많은 벗들과 사귀게 된다. 하지만 나와 한국 청년 김남수씨의 우정은 우연으로부터 온 것이다.

1995년의 2월 중국의 전통명절인 춘절 초사흗날, 나는 홍콩 친구와 함께 천안문 방향으로 향하는 지하철에 올랐다. 열차에 오르자 키 큰 한 청년이 나의 홍콩친구의 딸과 말을 건넸다. 홍콩친구의 따님이 알아 듣지 못 하는 눈치여서 내가 다가섰다. 원래 이 청년은 여자애 머리에 쓴 털모자에 관심이 간 것이다. "어디에서 산 것이며 값은 얼마인지?" 그래서 내가 인민폐 50원 가격이고 팔달령 장성에서 산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랬더니 그 청년은 아주 서운해 하는 느낌이었다. "안타깝군요, 저는 내일 귀국해야 하니깐요…" 서툰 중국어를 구사하는 이 젊은이는 한국인으로서 이름을 김남수라고 하였다.

내가 인차 주소를 남기라고 하자 그는 반신반의하는 표정으로 영문으로 주소를 남겼다.

후에 나는 팔달령에 가서 똑 같은 털모자를 사서 그가 남긴 주소대로 물건을 우송해 보냈다. 몇 달이 지나도 회신이 없자 나는 그 청년을 잊고 있었다. 그러다가 3개월이 지나서 김남수씨의 편지를 받아 보게 되었다. 편지에는 내가 사보낸 털모자를 쓰고 찍은 사진까지 동봉하였다.편지를 받아 본 나의 심정도 말할 수 없이 기뻣다. 즉 한국 청년에게 한 약속을 내가 실천했기 때문이다. 편지가 늦어진 것은 그때만 해도 중국과 한국사이에는 우편물이 배편으로 오갔기 때문이다.

털모자를 사보낸 일이 있은 후 나는 그 일을 별로 더 생각하지 않았다. 김남수씨도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는 중이어서 더 내왕이 없었다. 그러다 몇 년이 지난 1997년 8월, 나는 우연히 김남수군이 보내온 전화를 받게 되었다. 전화에서 그는 다시 베이징에 오게 되었다며 만나고 싶다고 하였다. 나는 망서리다가 장소를 약속하여 만났다. 그번 만남에서 김남수는 한국 홍익대학을 졸업하고 연구생에 합격하여 국제 정치학을 연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이번 중국 방문도 교학의 수요때문이었다는 사유도 알게 되었다. 두번째 만남- 비록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서로가 우정을 돈독히 하는 좋은 기회였다.

그로부터 다시 3,4년이 지났다. 그사이 김남수의 인생에는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연구생공부를 마친 그는 여자친구도 사귀는 중이었다. 2001년2월 김남수는 여자 친구와 함께 다시 북경을 방문하고 저의 집을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집에서 처음으로 맞는 한국 젊은이를 위하여 우리는 중국의 전통음식인 물만드를 빚었다. 단란한 모임을 뜻하는 물만드 빚는 일에 김남수씨와 그의 여자친구는 열성을 다 하였다. 그 번 만남은 우리들의 우정을 더욱 깊이 했다. 김남수는 아주 총명한 젊은이다. 그는 중한 두 나라 교류의 거세찬 동풍을 미리 판단하고 중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여 한국 삼성그룹에 입사하였으며 동남아 지역 판촉 사업을 맡게 되었다. 사업의 수요로 그 후 그는 해마다 베이징을 드나들게 되었으며 서로 사귀어 12년내 나와 김남수는 수없이 많은 통신 거래를 가졌다. 그 과정에 나는 김남수의 배움의 열정에 감복하였다. 김남수는 중국글을 아주 잘 쓰고 영어도 잘 구사한다. 그는 재능있고 뜻있는 훌륭한 한국의 젊은이다. 김남수의 애호는 실로 광범하다. 독서는 물론 기타도 수준급이며 농구를 즐기고 여행이 취미다. 김남수는 중국의 수십개 대중도시를 돌아 보았으며 중국에 정통한 한국인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올해 3월 김남수는 또다시 베이징을 방문했다. 이번에는 삼성그룹의 파견으로 중국에서 1년간 중국어 공부를 하게 되었다. 김남수는 대학가부근에 셋방을 내고 있다. 우리 집과도 지척의 거리이다. 그래서 나는 제 자식을 대하듯 그를 돌보고 있다. 나는 이 한국 젊은이의 학습 열정에 깊이 감동한다. 그는 늘 밤늦게 까지 공부하군 한다. 노력의 보람으로 김남수는 베이징 언어대학에서 중국어 E급 증서를 따냈다. 그의 성과에 나는 내심으로 탄복하고 그의 학업에서의 보다 큰 성과를 기원한다.

올해는 중한 수교 15주년이 되는 해이다. 나와 김남수와의 우정도 거의 중한 수교와 비교되는 세월의 고험을 겪었다. 특히 나와 김남수씨는 서로가 나이 차도 큰 두 나라의 국민이라는데 의의가 있다고 본다. 세대를 뛰어넘은 나와 김남수와의 우정은 중한 두 나라 인민의 우의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중한 인민의 우의가 만고에 푸르길 기원한다.

마찬가지로 김남수씨의 사업에서도 순풍에 돗단듯 순리롭고 성과적이길 기원한다.

베이징 청하 소영 장안화 청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