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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필름속 세상으로]
영화 "기약없는 만남" 및 그 촬영지 동극도
2017-02-16 09:59:03 cri

중국 최대의 명절은 음력설부터 시작해 정월 대보름까지 이어집니다. 지난 11일 정월 대보름 명절을 마감으로 슬슬 명절 분위기도 가라앉고 모든 것이 정상적인 궤도에 들어선 듯합니다. 캐리어를 끌고 들뜬 마음으로 귀향길에 들어선지 엇그제 같은데 어느덧 뜻하지 않은 이별로 아쉬움이 남아도는 고향역 모습이 눈앞에 선합니다.

[음향1- 영화 OST "후회무기"- 등자기(邓紫棋)]

"후회유기(後會有期)", 재회할 때가 또 있다는 뜻으로 흔히 오랜 시간 동안 이별할 때 쓰여 위로나 희망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하지만 "80후(後)"작가의 대표주자 한한(韓寒)은 영화감독 데뷔작인 "후회무기(後會無期)"일명 "기약없는 만남"이라는 역설적인 제목으로 이별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음향2]

"跟人告别的时候吧,还是得用力一点/

사람은 이별할 때 좀 더 신경써야 해"

"因为你多说一句,说不定就是最后一句/

왜냐하면 네가 한마디라도 더 말한게 아마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고"

"多看一眼,弄不好就是最后一眼/

한번이라도 더 본게 잘못하면 마지막 모습이 될 수도 있으니까"

이별에 대한 다소 씁쓸한 해석이 되겠지만 살면서 이런 기약없는 만남이 종종 있습니다. 어렸을 때 소꿉장난하며 뛰놀던 옛친구들도, 교정에서 함께 공부하며 꿈을 키워가던 동창생들도, 옛 일터에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분투하던 동료들도 각자의 길을 향해 걷게 될 무렵 우리는 흔히 "다음에 또 만나자"는 식으로 짧은 인사를 건네고 헤어집니다. 그 다음이 언제 될지도 모른채 기약없는 만남을 약속하고 말입니다.

영화 "기약없는 만남"은 주인공들이 중국대륙의 횡단여행을 통해 무수한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며 삶의 의미와 각자의 진로를 찾아 점차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영화는 중국 가장 동쪽에 자리한 작은 섬마을에 사는 세 친구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모든 사람들이 떠나고 아버지를 잃은 호한(浩漢)과 섬의 유일한 교사 강하(江河), 호생(胡生)만 남았습니다. 영화 도입부는 호생의 나레이션을 통해 강하가 서부로 발령이 나면서 호한과 호생은 강하를 배웅할 겸 여행길에 들어섰음을 알립니다. 여행 첫날 호생은 낙오되었고 3년동안 그들의 소식을 듣지 못했지만 훗날의 이야기는 강하의 소설을 통해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고향을 잃은 세 친구는 무작정 떠나는 길에 호한의 어린 시절 이웃인 주말(周沫, 진교은 역)이 있는 대도시에 들립니다. 주말은 대사 한마디 없는 단역배우지만 희망찬 모습으로 맡은 역할에 충실히 하면서 하루하루를 낙관적으로 보내는 인물입니다.

[음향3]

"要是以后你们还混得不好可以来找我。混得好你们就不会来找我了"

"앞으로 너희들 사는게 힘들면 날 찾아와도 되. 잘 살면 날 찾아올 일 없겠지."

성공에 이르기까지 아득하리만큼 먼 길을 걸어야지만 웃음을 잃지 않는 그녀의 모습에 호한과 강하는 말못할 감정에 사로잡힌 채 길을 떠납니다.

늦은 밤, 투숙할 곳에서 강하는 소미(蘇米, 왕락단 역)를 만나게 됩니다.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우수에 찬 그녀의 눈빛에 강하는 호감을 가집니다. 하지만 그녀가 사실은 삼촌이랑 오빠랑 함께 강하와 호한을 상대로 사기극을 벌이고 있음을 알게 되고 갑작스럽게 헤어지게 됩니다. 사연이 많을 법한 그녀는 헤어지기 직전 이런 말을 건넵니다.

[음향4]

"나중에 기회되면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줄게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런 기회가 올 것 같지 않네요."

이런 씁쓸한 만남을 뒤로 하고 두 사람은 계속해서 길을 떠납니다. 이번에는 호한이 10여년간 펜팔친구로 지내던 류앵앵(劉鶯鶯)을 찾아 떠났습니다. 한껏 기대에 부풀어 류앵앵과 만났지만 그녀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해듣게 됩니다. 바로 항해 떠나 사고로 돌아간 줄 알았던 부친이 사실 살아있었고 류앵앵이 호한의 의붓 누나였다는 것입니다. 부친은 호한을 찾아가지 못하지만 류앵앵과의 편지를 통해 그의 소식을 접했던 것입니다.

이 허무맹랑한 만남을 뒤로 그들은 계속 길을 떠났고 우연히 히치하이커인 아려(阿呂)를 만나게 됩니다. 여행자라고 소개한 아려는 입만 열면 주옥 같은 명언을 날리는 독특한 인물입니다. 조용히 한 곳에서 착실히 일하면서 살아가려는 강하는 전국 곳곳을 누비면서 자유분방하게 살아가는 아려와 세계관이 다르다고 합니다. 그러자 아려는 "세상에 발을 내딛어 보지 않았으면서 어떻게 세계관을 논하냐"고 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어떤 사람은 평생을 구석에 웅크리고만 있지. 창문 밖을 내다보는 것조차 귀찮아 하니 문 밖으로 나서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음향5]

"你连世界都没观过,哪来的世界观"

"有些人,一辈子蜷缩在一个角落里,连窗户都懒得开,更别说踏出门"

그의 말에 호한과 강하는 크게 동조하면서 뒤늦게 아려를 만난 것에 한탄했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연출된 어이없는 상황이 그들을 영원히 갈라놓았습니다. 차를 시운전해보겠다던 아려는 점점 멀어져 갔고 저만치 멀어진 곳에 그들의 짐을 내려놓고 점으로 사라졌습니다. 이런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성향이 다른 두 사람의 갈등이 고조에 달았습니다. 강하는 아려가 말못할 고충이 있었을 것이라고 헤아려 보려 하지만 호한은 그런 강하를 나무라고 원망합니다. 결국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찾아 떠납니다. 몇 년이 지난 후 강하는 이번 여정을 "여행자(旅行者)"라는 제목으로 책을 펴내 유명세를 타게 됩니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에도 등극하고 드라마로 각색되는 쾌거를 거두었지만 늘 사업으로 성공하겠다고 노래부르던 호한의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습니다.

고향을 떠나 대도시, 작은 마을, 높은 산, 깊은 수림, 황폐한 사막을 넘나들며 호한과 강하 이 두 청년은 그저 스쳐지날 수 밖에 없었던 여인들과 유랑하는 동물, 선악을 구분할 수 없던 전설적인 여행자를 만납니다. 한번 또 한번의 고백과 고별이 뒤섞인 이번 여정으로 그들은 과거를 떠올리기도 하고 사랑에 빠지다가 배신과 미움으로 분노하기도 하고 삶의 운명에 대해 자각하기도 합니다. 이들의 여행은 아름답기만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때론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고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또 다시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나 성장해나가는 것이 이 청춘들의 대륙횡단 대장정 뿐만 아니라 삶의 기나긴 여정을 완주하는 과정이 아닐가 싶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지금도 이름만으로 큰 브랜드 가치를 지닌 "80후" 작가의 대표주자 한한은 이 영화를 통해 또 한번 그의 위상을 입증했습니다. 주인공들의 여정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영화인만큼 다양한 에피소드와 돌발상황을 연출해 해학적인 웃음을 선사하고 언금술사답게 촌철살인의 명대사로 관중들과의 공감대를 이루며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주었습니다. 여기에 실력파 배우 풍소붕(馮紹峰)과 진백림(陳柏霖), 종한량(鐘漢良), 왕락단(王珞丹) 등이 출연해 캐릭터별 성격을 생동하게 표현해 호평을 받았습니다.

감독 한한은 영화 "기약없는 만남"으로 2014년 제 9회 중국어청년영상포럼 연도신예각본상을 수상하고 영화 주제가 "평범한 길"로 가수 박수(朴樹)와 함께 제51회 대만영화금마상 최우수 창작곡상을 받았습니다.

느린 호흡에도 몰입하게 하는 영화, 보는 내내 사색하게 하는 철학이 담긴 영화, 끝난 후에도 여운이 진하게 남는 영화 "기약없는 만남"의 촬영지 동극도(東極島)에 대해 다음회에 이어 소개드리겠습니다.

[음향6- 영화 OST "평범한 길"- 박수(朴樹)]

글/편집: 권향화
korean@cri.com.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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