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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는 나의 외가집
2017-06-22 17:00:38 cri

세월은 유수와도 같아 제가 노인협회에 온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3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저는 일요일마다 협회에 가서 이모님, 언니, 아저씨들과 함께 학습도 하고 노래와 춤도 배우고 탁구도 치고 트럼프도 놀다가 점심시간이 되면 순옥언니를 비롯한 자매들이 정성스레 끓여 준 국에 저마다 집에서 갖춰 온 맛나는 반찬을 밥상에 올려놓고 빙둘러 앉아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면서 정말 명절을 쇠는 것처럼 즐겁고도 행복하게 보냈습니다.

저는 태어나서 부모님들이 외지에서 근무하다나니 고향이 경상도인 외조부님들의 슬하에서 외삼촌 이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자랐습니다. 여덟살되던 해 아버지가 연변대학에서 교편을 잡자 어머니와 같이 연길에 가서 살았는데 몇 십년을 연길에서 살면서도 외가집 처마밑에 걸어 놓은 빨간 고추다래와 마당에 파 놓은 우물을 잊을 수 없었고 외가집 친척들의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와 푸근한 인정을 잊을 수 없었습니다. 3년전 버스에서 우연히 만난 경상도 아주머니를 보자 너무 반가워 전화번호를 받아 무작정 찾아 온 곳이 지금 제가 다니고 있는 쌍풍 노인협회입니다.

도심에 살면서도 때묻지 않고 순박하고 인정 많은 모습과 경상도 사투리로 정겹게 맞아 주는 박정렬 회장님과 언니 아저씨들을 보는 순간 서먹서먹했던 기분은 사라지고 오매불망 그리던 외가집 친척들을 만났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작년 3.8절 아침 샤워하다 부주의로 넘어져 흉부 척추가 골절되어 병원에 입원했는데 장춘에 일가 친척 하나도 없다보니 너무 외로워서 눈물만 흘렀습니다. 제가 병원에 누워있다는 얘기를 듣고 이틀날 순옥언니와 회계인 영계언니, 동갑이 정옥이, 문예 회장 상필이 , 다정다감한 금실언니가 협회의 회장님을 대표하여 골절에 좋다는 오이씨와 과일 통졸임을 사오고 먹고 싶은것을 사먹으라고 돈까지 갖다주었습니다.

협회에 온지 1년밖에 안되는 저에게 베푼 언니들의 따뜻한 사랑과 우정에 너무 감동되어 목이 메어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병이 나으면 꼭 협회의 언니들의 사랑에 보답하리라 굳게 다짐했습니다. 금년에 처음 맞는 일요일 협회에서 화투, 트럼프, 윳놀이 경기를 조직했는데 1등 상품이래야 보잘것없는 가루비누 한봉지지만 그걸 받고 행복해하는 이모님들과 언니들의 모습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앞으로 저는 협회의 활동에 적극 참가하고 착실하게 출납 역할도 잘 할 뿐만아니라 진심으로 이모님, 언니, 아저씨들을 공경하고 사랑하면서 남은 여생을 외가집 즉 쌍풍협회에서 즐겁게 행복하게 보내겠습니다.

장춘시 쌍풍애청자애독자 분회 김홍련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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