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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오기 왕국'과 추장의 나날들
2016-04-25 15:07:29 cri

 

(사진설명: 기자들의 인터뷰를 받고 있는 황치학)

 

<음향1: 짝을 찾는 따오기소리>

따오기의 소리가 어쩐지 애처롭게 들려옵니다. 산란기에 들어선 지 꽤나 오래 된 것 같은데요, 아직도 '사랑하는 반쪽'을 만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도대체 어떤 스타일의 따오기를 소개 해줘야 할지 고민일 것 같습니다.

야생 환경에서 따오기는 '자유연애'로 맘에 드는 짝을 만나지만 사육장에서는 환경이 환경이다 보니 선을 봐서 짝을 만난다고 합니다.

따오기의 '중매자'를 맡고 있는 사육사 황치학(黃治學) 씨의 말입니다.

<음향2: 황치학의 말>

"따오기들마다 모두 기록서류가 있는데요, 그걸 보면 생년월일은 물론 아버지, 엄마가 누군지 또 할아버지, 할머니는 누군지 족보가 다 나와 있습니다. 혈연관계 등 여러 조건들을 고려해서 암수 두 마리를 한 공간에 놓아둡니다."

그런데 짝짓기가 단번에 성사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여러 번 주선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정말 따오기의 구미를 맞춰주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황치학 씨의 안내로 따오기를 만났습니다.

따오기는 사진으로만 만났을 때는 몸집이 웅장한 새인 줄 알았는데 정작 가까이서 보니 몸집이 작은 앙증맞은 모습이었습니다.

20㎝는 족히 될 길고 아래로 굽어진 검은색 부리, 따오기 부리 앞 끝은 앙증스럽게도 빨간색입니다. 몸은 흰색, 등 쪽은 독특한 엷은 붉은색, 뒷머리에는 긴 관우(冠羽)가 있어 유다른 기품이 느껴집니다. 다 자란 녀석은 몸길이 55㎝, 날개길이 40㎝, 날개를 폈을 때 길이는 약 140㎝, 몸무게는 1.6~2㎏이라고 합니다.

따오기는 일부일처제, 가족사랑 등 인간과 비슷한 습성을 가져 남달리 사랑을 받고 있는 새입니다. 따오기는 또 6000만년의 서식 역사를 갖고 있으며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립니다. 1930년 전까지 중국 14개 성과 시에서 따오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인구증가와 삼림파괴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따오기 수는 갈수록 줄었고 1964년 이후로는 따오기의 형적에 대한 소식이 끊겼습니다. 그러던 1981년 섬서성(陝西省) 한중시(漢中市) 양현(洋縣)에서 따오기 일곱 마리가 발견되었는데 이 따오기들은 세상에 잔존한 마지막 야생 따오기로 밝혀졌습니다.

따오기의 발견과 함께 황치학 씨는 인생의 반을 따오기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황치학 씨는 그때 그 시절을 회억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음향3: 황치학의 말>

"저는 섬서 양현 사람입니다. 그때 고향에서 7마리의 따오기가 발견됐는데요. 얼마 후 따오기를 보호하는 인재를 구한다는 거예요. 따오기는 예쁜 새여서 제가 무척 좋아했었는데요. 때 마침 학교를 금방 졸업하고 따오기를 보호하는 일에 뛰어들었죠. 제가 따오기와 함께 한지 벌써 26년이 되었습니다."

(사진설명: 새끼따오기를 돌보는 황치학)

양현 따오기생태원에서 매일같이 오직 따오기만 연구하면서 보호 작업을 해온 황치학 씨는 처음에는 따오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말단 사육사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내노라하는 따오기 전문가로 변신했습니다. 2006년 하남성(河南省) 신양시(信陽市)의 동채(董寨) 국가급 자연보호구가 따오기 인공번식기지 및 야생재활훈련기지로 되면서 황치학은 동채보호구로 오게 되었습니다. 따오기를 따라 '서식지'를 동채보호구로 옮겼고, 보호구에 입주한 '따오기 왕국'의 '추장'으로 된 것입니다.

따오기의 하루는 아침에 해가 떠오르는 것과 함께 시작됩니다. 야생생태계에 있었으면 먹이를 찾아 먹었을 7시부터 10시까지 동채보호구의 따오기들도 '조식'을 들어야 합니다. 황치학 씨의 하루도 깔끔함을 좋아하는 따오기의 방청소와 함께 따오기의 아침식사와 신선한 물을 챙겨주는 일로 시작됩니다. 말이 '따오기 왕국'의 '추장'이지 '청소부'이자 또 '식사 도우미'로 되는 것입니다.

날마다 두 끼의 식사와 두 번의 물갈이는 고정된 시간에 맞춰서 진행됩니다. 요즘은 또 새끼 따오기들이 늘어나 더구나 눈코 뜰 새 없이 돌아쳐야 합니다. 금방 알을 까고 나온 새끼 따오기는 24시간동안 곁에서 돌보면서 건강상태를 체크해야 합니다. 혹시 새끼 따오기들이 아프거나 하면 황치학 씨는 자기가 대신 아파주지 못하는 게 못내 안쓰럽다고 말합니다.

<음향4: 황치학의 말>

"얼마 전 부화기의 알 하나가 깨지면서 나머지 세 마리가 전부 감염되었는데요, 너무 마음이 아파 밥도 목구멍에 안 넘어갔습니다. 며칠 동안 침대머리 옆에 두고 밤잠을 설쳐가며 반시간에 한 번씩 약물을 먹여 겨우 살려냈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보고 기적이라고 하던데요."

지금까지 황치학 씨의 손을 거쳐 인공 번식한 따오기는 무려 600여 마리나 된다고 합니다.

산란기에 접어든 몇몇 따오기들은 따로 어느 한 공간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다른 따오기들의 털은 진한 회색을 띄는데 유독 한마리가 연한 회색을 띄며 얌전하게 앉아있기에 암컷 따오기인줄로 착각했습니다. 황치학 씨의 설명에 따르면 이 따오기는 올해 갓 '성인'이 된 따오기라서 아직 물감을 입히는데 능숙하지 않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따오기는 자기절로 몸에 물감을 입히는 독특한 '장끼'가 있었습니다.

<음향5: 황치학의 말>

"털이 회색빛을 띄는 건 단지 따오기의 번식기에 볼 수 있습니다. 자기보호 능력의 일종인데요. 야외에서 기타 동물에 의해 발견되지 않게 자기를 보호하는 행위이지요."

황치학 씨의 말에 따르면 번식기에 즈음하여 따오기는 특이한 행동을 하는데 목옆의 피부에서 검은 색소가 나와 머리가 움직일 수 있는 범위내의 깃털에 문질러 바른다고 합니다. 그래서 번식기에 몸의 일부가 회색을 띠게 되는데 암수구분은 털의 색상과 관계가 없으며 수컷은 암컷보다 활동적이고 몸집이 약간 클 뿐 겉보기에 별다른 특점이 없다고 합니다. 암수 성별의 차이도 부화과정의 온도차이가 아닌 유전자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합니다. 이밖에 따오기가 회색을 벗고 털이 제일 아름다운 시기는 9월부터 11월 사이라고 합니다.

동채보호구에서는 야생 적응훈련을 마친 따오기들을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세 번에 걸쳐 78마리를 야생으로 돌려보냈습니다. 황치학 씨는 단지 인공 사육기지에서 따오기들과 함께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야생으로 보낸 따오기들의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1년에 몇 달 동안 따오기처럼 야생 생활을 한다고 합니다. 정말로 '따오기왕국'의 '추장'이라는 말이 헛되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었습니다.

<음향6: 황치학의 말>

"따오기가 야생에서 둥지를 틀면 뱀과 같은 동물의 침해을 막고 새끼 따오기가 나무에서 떨어질 위험을 대비하여 그물을 치는 등 여러 가지 보호조치를 취합니다."

(사진설명: 야생에서 따오기상태 체크)

일 년 사계절 하루와 같이 따오기의 그림자가 되어 주는 황치학 씨, 가족들 보다 따오기와 함께 하는 시간이 더 많은 그를 가족들은 이해를 할까요. 다행이도 가족들도 따오기와 한데 엮인 황치학 씨의 생활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를 이해해 준다고 합니다.

실제로 따오기와 황치학 씨는 '왕국'과 '추장'으로 '따오기 왕국'의 혼연일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따오기와 날마다 그림자처럼 붙어 있다가 언젠가 퇴직을 하면 따오기 곁을 떠나게 되어서 섭섭하지 않겠냐고 묻자 그는 냉큼 기다렸다는 듯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음향7: 황치학의 말>

"퇴직을 해도 저는 건강에 문제가 없으면 따오기를 보호하는 일을 계속 하고 싶습니다."

(사진설명: 따오기를 돌보는 황치학)

글:이향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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